기후팬데믹, 아시아는 지금 정말 안녕한가

정수종(서울대학교)

현재 지구의 평균 기온은 전 세계가 약속했던 산업화 이후 1.5°C라는 임계치의 턱밑까지 왔으며 아시아 지역의 온난화 속도는 3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빨라지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기온의 상승을 넘어 폭염, 가뭄, 홍수, 폭설 등의 이상기후가 매해 매 계절마다 온 세상을 집어삼킬 듯 그 세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상기후가 불러올 기후팬데믹은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었던 상처와는 견줄 수 없이 파괴적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기후팬데믹을 막기 위해 지금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당장 탄소배출을 멈추는 것이다.

<그림 1> 가속화되는 기후변화 – 출처: NASA

기후위기 시대의 도래

지금 강원도 지역에는 거의 일주일째 폭설이 내리고 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적설량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매일 눈이 내리고 있다. 떠나가는 겨울이 아쉬운 관광객들은 보기 드문 설경을 즐기기 위해 강원도로 몰려가고 있지만, 사실 그 지역 주민들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아직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례적으로 따뜻해진 동해바다에서 공급된 수증기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마치 추운 겨울 야외 노천탕 온수에서 솟아오르는 하얀 수증기처럼 바다에서 대기로 엄청난 양의 수분이 강원도 지역으로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인간 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 늘어난 온실가스가 지구를 데우고 따뜻해진 바다가 차가운 눈을 만들어 내는 이 모순적인 상황이 바로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아 지구의 기후 및 환경을 모니터링하는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지구의 평균 기온이 약 14.98°C로 1850년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48°C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이 기상관측 이래로 가장 뜨거운 해로 남게 된 것이다. 지금 많은 과학자들이 경고하는 산업화 대비 1.5°C의 거의 턱밑까지 온 것이다. 최근 들어 탄소중립이라는 용어를 심심치 않게 들었을 것이다. 바로 이 탄소중립을 하는 이유가 1.5°C에 도달하지 않기 위해서인데 탄소중립을 시작도 못 해보고 임계치가 넘을 지경인 것이다. 지역적으로 보면 좀 더 문제가 심각해진다. 지구 평균이라는 것은 적어도 평균보다 더 큰 지역이 있고 더 낮은 지역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지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기후변화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 지난 여름 세계기상기구 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발표에 따르면 최근 30년간 아시아 지역의 온난화 추세가 그 직전 30년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고 했다. 여기서 문제는 기후변화가 단순히 계절이나 연평균 기온 상승으로 끝나지 않는 것이다. 기후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이상기후 현상이라 불리는 특이한 날씨를 자주 경험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러한 이상기후는 단순한 기상현상의 극단적인 변화로 인한 자연적 피해를 넘어 인간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이제 학계에서는 기후변화를 더 이상 기후시스템이 변한다는 단순한 변화의 개념을 넘어 인간 및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위협요인으로 봐야 하기에 기후위기라는 용어로 바꾸어 표현하고 있다.

<그림 2> 연간 최대 일일 기온의 예상 변화, 연간 평균 총 토양 수분 및 1850~1900년 대비
1.5°C, 2°C, 3°C, 4°C의 지구온난화 수준에서 연간 최대 일일 강수량. – 출처: IPCC (2023)

변화를 넘어서는 실존적 위협

지금 강원도에 내리는 폭설처럼 과거와 달리 폭염, 집중호우, 한파, 가뭄, 산사태, 홍수 등 기후변화와 관련한 직간접적 영향을 나타내는 용어들을 최근에 자주 들었을 것이다. 실제 이러한 용어들이 우리가 흔히 접하는 미디어에 노출되는 빈도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가 기후위기 시대에 살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이다. 학부 시절 처음 기후변화라는 용어를 배웠을 때만 해도 몇몇 사례들은 교과서에서만 보는 사례일 것으로 생각했다. 지금처럼 이렇게 매해 계절마다 돌아가며 새로운 이벤트를 경험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 이런 점이 학부 시절 공부를 하면서도 내가 지금 전공을 제대로 선택한 것인가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점이다. 이런 듣도 보도 못한 뜬구름 잡는 소리를 공부하다가 미래에 내가 할 일이 없으면 어떡하지 라고 고민을 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내 선택은 분명 옳았던 것 같다. 내 일상의 기후가 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분명한 사실은 앞으로도 기후가 더 뚜렷하게 변해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대학에 입학해서 내가 처음 기후변화를 공부하기 시작했던 1996년부터 지금까지 나를 포함한 기후변화 연구자들이 연구를 통해 밝혀낸 일들이 그대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다 어쩌면 오히려 좀 더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기후위기 시대는 이제 막 서막을 올렸을 뿐 더 힘든 세상이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말 힘들어질 수 있다는 건 어느 정도일까? 사실 감이 오지 않을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아직 완벽하게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몇 해 전까지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을 떠올려 보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지난 일처럼 느껴지지만 한참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전 세계적으로 사망자가 수가 늘어날 때는 많은 이들이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무서울 정도의 세상이었다. 매일 늘어가는 감염자와 사망자 숫자를 보며 세상이 끝날 것만 같은 절망에 빠진 이들도 많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류가 쌓아 올린 면역 체계를 무너뜨리고 세계적인 질병 팬데믹을 유발한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모든 시스템을 무너뜨렸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하지만 기후위기가 초래할 악영향은 분명 코로나19의 위력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인류의 존폐를 위협했던 많은 질병들처럼 코로나19 또한 인류의 부단한 노력으로 극복이 되었지만, 기후위기로 인해 사라지는 것들은 복구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에서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기후변화 피해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해마다 아시아를 강타하는 이상기후

작년 2023년 아시아 지역의 여름은 뜨거웠다. 특히 한국에서는 전 세계인의 축제 잼버리가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만 할 정도였다. 축제를 진행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더위와 사투를 벌였지만, 그 어떤 노력으로도 폭염의 위력을 꺾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폭염은 단순히 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폭염이 유발한 온열질환으로 인해 23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건 한 해 전인 2022년보다 약 3배 증가한 수치였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은 여름을 넘어 일 년 전체로 살펴봐도 기상관측소가 확대 보급된 1973년 이래로 50년 만에 가장 더운 해였다. 해가 갈수록 여름 폭염의 위력은 점점 강해지고 있는 듯하다. 같은 해 여름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전국적으로 여름철 최고 기온이 경신되었으며 특히 동경 같은 경우 평년 대비 8°C나 높은 38°C를 기록하기도 했다. 심지어 국토의 절반 가까운 지역에서 열사병 경보가 발표되었으며 일주일간 약 9,0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고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베이징에서는 60년 만에 51°C라는 믿기조차 힘든 최고 기록이 달성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51°C라는 숫자는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아직 정확히 보고된 숫자는 없지만 일본의 경우와 비교해 보았을 때 폭염에 대한 인체 피해는 분명 컸을 것이다. 과연 서울의 기온이 51°C까지 올라가면 일상생활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사실 앞에서 열거한 한국, 일본, 중국의 사례는 그나마 나은 것일 수 있다. 같은 해 한국에서 좀 더 멀리 떨어진 라오스, 베트남, 미얀마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여름이 찾아오기 전인 봄부터 이미 극심한 폭염이 발생하였다. 라오스의 관광도시 루앙프라방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4월 기온인 섭씨 42.7°C를 기록하였으며 미얀마의 중부 지역 또한 최고 기온 44°C를 기록하며 전례 없이 무더운 봄을 경험하였다. 그리고 인도, 네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서남아시아 국가도 유례없던 봄철 폭염 피해가 보고되었다. 인도에서는 기온이 너무 올라가 휴교령이 발동되고 노동부에서는 야외 노동자들의 업무를 제한할 것을 강하게 권고하기도 했다. 심지어 인도 같은 경우 봄부터 시작된 폭염이 여름까지 이어지고 심지어 여름철 우기에 이례적으로 강수량이 줄면서 극심한 가뭄을 유발한 것이다. 하늘에서 물은 덜 떨어지고 땅에 있던 물은 더 많이 증발해서 심각한 가뭄이 발생하였다. 그때 당시 한국 언론에서는 인도의 가뭄이 심해지면서 10월부터 설탕값이 인상될 것이라 추측하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인도에 바로 이웃한 방글라데시도 이례적으로 뜨거운 폭염이 봄부터 발생해 급기야 학교들이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졌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방글라데시 같은 경우 바로 한 해 전인 2022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홍수가 발생했었다는 점이다. 2022년 방글라데시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122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하여 72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2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 방글라데시 홍수는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이례적인 현상이라 다양한 국가의 연구자들이 원인을 분석하였고 기후변화와 온난화로 인한 몬순(계절성 강우)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불과 일 년 만에 방글라데시는 물 문제가(홍수)가 아닌 더위 문제(폭염)로 세상의 주목을 다시 받게 된 것이다. 방글라데시 다카의 기온이 섭씨 40°C를 돌파하여 도시 하층민의 목숨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방글라데시를 포함한 많은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은 더위를 식혀줄 에너지 자원이 원래 풍부하지도 않았지만, 특히 2023년 같은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의 문제로 폭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도 했다. 부족한 에너지로 냉방장치의 가동이 불가능해져 취약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적응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무너질 것이다

에너지 수급 문제처럼 기후변화의 피해는 기후변화의 강도 즉 폭염의 강도도 중요하지만, 폭염에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즉 기후변화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얼마나 잘 갖추어져 있느냐에 따라 피해 양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아직 동남아와 서남아시아 많은 국가들은 한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기후변화에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여러 능력 중 기후적응 기술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감축과 관련한 기후완화 기술에 비하면 그래도 기후적응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좀 더 전문적으로 기후적응이란 국가간기후변화협의체 정의에 따르면 실제로 일어나고 있거나,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후 자극과 기후 자극의 효과에 대응한 자연, 인간 시스템의 조절작용, 기후변화의 결과로 발생하는 새로운 기회를 활용하여 기회로 삼는 행동 또는 과정을 포괄한다. 정의가 조금 어렵긴 한데 아주 간단히 기후변화 피해를 줄이기 위한 모든 노력을 총칭하는 개념이라 봐도 무방하다. 지금 기후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후적응이 중요한 이유는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멈추더라도 기후변화가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진행 중인 기후변화의 피해를 최소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기후변화 피해는 지금까지 언급한 폭염이나 홍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지면에 담을 수 없을 만큼 더 많은 사례들이 있다. 그리고 꼭 아시아만 이런 기후변화 피해가 큰 것이 아니다.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의 극심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같은 해 여름 전 세계인의 휴양지 하와이에서는 기록적인 산불이 발생했다. 수십 년을 이어온 지속적인 강수량 감소와 온난화로 인한 토지 가뭄으로 작은 불씨가 크게 번지는 전형적인 기후변화의 결과였다. 보통 한국의 남해 다도해처럼 습윤한 섬 지역에서는 산불이 크게 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통념이었기에 하와이 섬 지역의 산불은 많은 사람들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었다. 유사한 현상이 캐나다에서도 발생했다. 2023년 5월부터 시작된 산불이 여름이 되면서 절정에 이르렀고 8월 즈음에는 약 1,000곳에서 산불이 발생했으며 그 중 약 660곳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산불이 발생했다고 발표되었다. 아시아의 폭염, 북미의 산불, 유럽의 가뭄 등 전 지구가 타들어 간 여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림 3> 2023년 하와이 산불  – 출처: Sky News

앞에서 살펴본 2023년처럼 어쩌면 올해 여름도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집중호우, 가뭄 등을 피해 갈 수 없을지 모른다. 가장 무서운 점은 언제 어디서 이런 현상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질병의 확산은 감염 매개체의 전파 경로를 파악한다면 다음 발생을 예측할 수 있을 수 있겠지만 이상기후의 출현은 정말 예측하기가 어렵다. 설령 예측이 된다 하더라도 그 강도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정말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태풍이 올해 한반도를 강타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몇 년 전 극장에서 본 영화가 생각이 난다. 아름다운 부산 해운대 앞바다를 순식간에 초토화시키고 많은 사람들이 사라져 갔다. 정말 영화 같은 일이다. 하지만 충분히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이것이 돌이킬 수 없는 기후팬데믹이다. 북극에 북극곰 서식지가 줄고, 히말라야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아프리카의 야생동물이 사라지는 것이 팬데믹이 아니라 내 고향이 사라지고 내 주위의 사람들이 사라질 수 있는 그것이 기후위기가 가져올 팬데믹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방글라데시 홍수가 내 집 앞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 탄소중립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적응 대책을 통해 피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후의 미래, 우리의 미래를 바꿀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기 중 온실가스의 농도가 늘어나지 않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탄소중립의 길로 가야 한다. 개인, 지자체, 기업, 국가 모두가 자기의 위치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국가적으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과학기술개발, 제도개선, 정책개발, 법률제정 등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의 탄소중립 로드맵도 매우 중요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모두가 간과하고 있는 개인의 역할이다. 탄소중립을 얘기할 때 많은 분들이 탄소 배출량이 많은 에너지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사실이지만 에너지를 왜 많이 쓰고 있는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업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 부문의 배출량만 보면 에너지에 비해 작지만, 에너지 부문 내 산업의 에너지 사용을 통한 배출량을 고려하면 매우 큰 양을 차지하고 있다. 쉽게 말해 우리가 타고, 보고, 먹고, 쓰는 물건을 만드는 동안 많은 탄소를 많이 배출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물건을 소비하는 개인의 역할이 중요할 수 있다. 앞으로 개인이 탄소배출량이 적은 물건을 선호하고 구매하려 한다면 기업은 저탄소 제품을 생산하려 할 것이다. 지금은 사실 저탄소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기업 입장에서는 선뜻 다가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한다면 충분히 생산 단가를 낮추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국가의 제도적 지원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산업구조 변화가 가속화 되어 탄소 배출량 감축에 충분히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누구의 추격자가 아닌 선두주자로서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의 모든 국가들이 참여하여 하나의 운명공동체라는 생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그동안 누가 많이 배출했고 누가 피해를 봤다는 식의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한 집에 여러 명이 모여 사는데 아무도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다면 그 집은 어떻게 될까. 당연히 아무도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바뀔 것이다. 그렇다고 나만 청소하는 것이 억울하다고 생각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결국 마찬가지다. 지금부터라도 달라져야 한다. 한국이 행동으로 먼저 보여줌으로써 아시아의 기후리더가 되면 어떨까 한다. 그것이 지금 2024년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는 행동이다.

* 이 글의 내용은 아시아연구소나 서울대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4권 9호 (2024년 3월 4일)

Tag: 아시아,기후위기,기후팬데믹,기후리더,탄소중립

이 글과 관련된 최신 자료

  • 김종성 (2023). “기후위기와 갯벌.” 『아시아브리프』 3(58). 아시아연구소.  https://asiabrief.snu.ac.kr/
  • 박진한 (2022). “극한 기후 현상의 증가로 인한 기후위기.” FUTURE HORIZON (53), 15-22.
  • IPCC (2023). 『기후변화 2023 종합보고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
  • Joo, J., S. Jeong, C. Zheng. C.E. Park, H. Park, H. Kim (2020). “Emergence of significant soil moisture depletion in the near future.”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15. 10.1088/1748-9326/abc6d2.

저자소개

정수종(sujong@snu.ac.kr)

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교수,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 국제학술지 Global Change Biology 에디터
전) 미국우주항공국 (NASA)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박사후연구원

 

주요 논문

“Enhance seasonal amplitude of atmospheric CO2 by the changing Southern Ocean carbon sink.” Science Advances, 2022.
“The size of land carbon sink in China.” Nature, 2022.
“Global irrigation contribution to wheat and maize yield.” Nature Communications, 2021.
“Accelerating rates of Arctic carbon cycling revealed by long-term atmospheric CO2 measurements.” Science Advances,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