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22년 아시아 정세전망(1)
2022년에 아시아 국가들의 코로나19 일상 회복 전략은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코로나19는 아시아 국가에 다양한 영향을 미쳤으며 각국의 대응 역시 다양한 상황이다. 초기 방역에 성공했던 아시아 국가들은 완전한 코로나 방역 정책에서 통제가능한 상황의 코로나 방역정책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일상 회복 전략은 아시아 국가들이 경험한 성공과 실패 전략을 반추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한국은 각국의 다양한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지켜보면서 코로나 이후의 공존의 전략을 모색하는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의 성공과 도전
2020년 유럽과 비교해 성공적으로 코로나에 대응했던 아시아 국가는 2021년 심각한 코로나 확산사태를 경험하였다. <그림 1>에서와 같이 아시아에서는 확진자 수가 어느 정도 통제되다가 2021년 5월경에 인도의 감염자 급증이 발생하였고, 코로나 감염자가 거의 없었던 베트남, 태국, 라오스 등에서 7월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하였다.
2020년 방역 성공의 경험으로 백신확보가 늦어지면서 인도네시아, 필리핀, 라오스 등은 완전 접종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경제도 코로나 이전의 상황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20년에 비해 2021년은 상당한 경제회복이 이루어졌다. 특히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 출신 이주노동자의 본국 해외송금 규모가 2020년에 5,400억 달러로 2019년 대비 1.6%밖에 감소하지 않은 것은 코로나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를 상쇄하는 데에 큰 기여를 했다. <그림 2>의 IMF의 예측치를 보면 쿠데타로 정치가 불안정한 미얀마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2022년의 경제회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아시아 국가의 경제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실제로 2019년에 2021년 1인당 GDP를 예측한 수치와 2021년의 결과를 보면 한국과 중국을 제외하고 1인당 GDP가 코로나 이전에 예측한 수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2021년 국제 관광객 도착자는 2019년 대비 95% 감소할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필리핀(9%), 태국(7%), 말레이시아(7%), 뉴질랜드(6%) 등은 관광이 GDP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큰 국가로, 코로나 확산이 진행되고 있는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경제전망이 불투명하다.
아시아 국가의 일상회복 전략은 복잡하다. 싱가포르처럼 일상회복 전략을 추구했던 국가도 확진자 증가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고, 백신 접종률이 낮은 아시아 국가의 경우 일상회복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에는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여러 국가에서 해외 여행자의 2주 격리 정책과 이동제한 정책을 다시 도입하고 있다. 다만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제로 코로나(Zero-Corona) 전략을 포기하고 강력한 봉쇄정책 대신 일정 수준의 코로나 감염 상태를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남아시아 국가의 일상회복 전략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국경을 중심으로 이동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방역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12월 2일 인접한 말레이시아의 조호르(Johor) 지역에 10만 명 분량의 화이자 백신을 기부하였고, 캄보디아는 귀국한 해외 노동자에 대한 백신접종과 태국과의 접경 지역에 있는 주민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특히 12월 7일부터 공식적으로 신규 확진자 통계를 제공하지 않기로 하였으며 입원환자 수, 산소호흡기 착용자, 중환자실 입원자, 그리고 중환자실 사용율 통계만을 보건부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코로나 확진자 관리 방향이 확진자 중심에서 중환자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치료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병원 입원 대기시간 통계나 병상 점유율 같은 정보들도 제공해줌으로써 시민의 불안감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국, 일본, 대만의 상황은 매우 특이하다. 이 두 국가의 신규 확진자수는 최근 매우 미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지만, 전자는 강력한 통제정책을, 후자는 상대적으로 매우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먼저 중국은 여전히 제로 코로나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감염자가 발생하면 대규모의 검사를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2주간의 격리 조치를 강력하게 추진함으로써 코로나 확산을 차단하고 있다. 외국인의 비자 발급과 내국인의 여권 발급도 제한함으로써 외부로부터의 코로나 유입도 차단하고 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그 기조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갑작스러운 코로나 감소가 10월부터 유지되고 있어 최근에는 200명 미만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지 간에 일본은 높은 백신접종률을 바탕으로 모든 해외 여행자에게 입국 전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함으로써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평가할만하다. 특히 기시다 내각은 12월 577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 추가접종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의 경우 21년 5월 환자의 급증이 발생했으나 매우 신속하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과학적인 접촉자 추적, 비자발급 최소화, 21일 간의 입국자 강제 및 자발적 격리, 그리고 국민의 자발적 방역을 바탕으로 확산을 빨리 방지하였다.
2022년 아시아 국가의 일상회복 전략
2022년 아시아 국가의 일상회복 전략에서는 2021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유연한 코로나 대응 정책도입이 시도될 것으로 판단된다. 여전히 높은 양성률(Positivity Rate)을 보이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중국과 같은 제로 코로나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매우 제한될 것이다. 싱가포르처럼 백신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는 고령층의 위험군과 위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코로나 대응 전략을 도입하면서 일상회복을 준비하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백신접종률이 낮은 국가는 백신확보가 충분히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주요 수단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인접 국가와의 이동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한 국가가 아닌 지역 전체의 코로나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일상회복 정책의 성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선진국의 적극적인 백신 기부의 필요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도 신남방 국가에 대한 백신기부와 지원 정책을 수립하여 국제 연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일상회복 정책에서 주목할 점은 디지털 전환, 국제가치사슬망의 재편, 국가 의료체계의 선진화, 비대해진 정부와 국가부채 등 코로나가 초래한 각종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코로나 사태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기 때문에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다양한 정책도입이 시도될 것이다. 각국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일상회복을 준비할 것이며 이러한 변화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면서 아시아 국가와의 상생·협력을 도모하는 2022년이 되어야 한다.
* 이 글의 내용은 아시아연구소나 서울대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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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아시아국가, 2022년, 일상회복, 확진자수
이 글과 관련된 최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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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고길곤(kilkon@snu.ac.kr)
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지역정보센터 센터장, Asian Journal of Political Science 편집장, 대통령 국민경제자문위원회 위원, 일상회복위원회 위원, 한국행정학회 연구위원회 위원장,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겸임교수
저서: 『싱가포르 다시보기: 싱가포르의 정치·행정시스템 분석 (2판)』 (문우사, 2021)
『매개효과 조절효과』 (문우사, 2021)
『데이터 시각화와 자료분석』 (박영사, 2019)
『범주형 자료분석』 (문우사, 2018)
『효율성 분석 이론: 자료포락분석과 확률변경분석』 (문우사,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