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코로나19 백신의 정치와 외교(5)
아시아 국가의 백신 현황과 전망

고길곤 (서울대학교)

코로나19 백신의 등장으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을 보면 인도를 비롯하여 그간 방역에 성공했던 베트남, 태국, 대만 등에서 코로나 확진자의 급증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 국가는 EU처럼 지역의 국가들이 공동으로 백신을 구매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고, 코로나 확진자가 작아서 상대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이다. 그 결과 백신 접종률이 낮은 초기 단계에서 많은 국가들이 경험하는 코로나 확진자 수의 급증을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백신 접종률이 충분히 높아지고, 개인 방역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치료제까지 개발이 될 때까지 코로나 사태는 계속 진행될 것이다. 특정 국가의 백신 접종률이 아무리 높아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제하지 못하는 국가들이 존재하는 한 아시아 지역의 무역과 여행은 회복되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이 아시아 국가들과 협력하여 아시아 지역 전체의 면역률을 높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의 코로나19 대응 추세

코로나19의 확산은 전염병이 전 인류의 문제임을 자각하게 만든 사건이다. 말라리아로 매년 2억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인류는 이를 일부 지역의 문제로 간주해왔다. 에볼라나 메르스와 같은 치사율이 높은 질병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분하지 않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시작하여 유럽, 아메리카를 비롯한 전 세계로 확산해갔다. 일부 매체에서는 아시아가 유럽이나 라틴아메리카에 비해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이 비교적 잘 이루어졌다고 평가했지만, 2021년 2월 중순 이후 감염자가 폭증한 인도, 태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을 보면 아시아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위험에 직면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방역 모범국인 대만과 싱가포르까지도 코로나 환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전염병은 백신, 치료제, 그리고 적절한 방역과 의료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해결할 수 있다. 회의적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 자본, 정치 시스템은 신속하게 백신을 만들어냈다. 아시아의 경우 2021년 5월 10일 현재 싱가포르(38%), 중국(23%), 인도(14%), 한국(7.13%) 순으로 높은 백신 접종률을 보여주고 있다. 백신 확보가 어렵고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시아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은 코백스(COVAX, COVID-19 Vaccines Global Access) 백신 배분 시스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는 전 세계의 정부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백신 연구개발 기업에게 백신 생산 자금을 제공하고 백신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에게는 코백스 AMC(Advance Market Commitment) 방식을 통해서 경제적인 가격으로 백신을 제공해주고 있다.1)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코백스 물량을 개도국을 위한 것으로 판단하여 코백스 백신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은 코백스 물량을 조달받는 것을 조심스러워할 필요가 있다.

백신 공급이 코로나 확산을 바로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세계 최초로 영국이 화이자 백신을 승인한 2020년 12월 3일 이후 코로나가 통제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코로나 확진자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그림 1>처럼 2021년 2월 중순을 기점으로 세계는 2차 대확산기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아시아 국가의 코로나 환자 급증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인도뿐만 아니라 방역 모범국이라고 하는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빠른 속도로 재확산이 일어나고 있다.

<그림 1> 코로나 신규 및 누적 확진자 수 추세 (전 세계, 아시아)

아시아 국가의 낮은 백신 접종과 부족한 백신

아시아 국가의 코로나 백신 접종 상황은 국가 간의 편차가 매우 크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을 대륙 단위로 살펴보면 아시아는 <그림 2>와 같이 유럽이나 세계 전체 수준에 비해서 백신 접종률이 낮은 편이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 백신 접종률이 높은 싱가포르조차도 백신 접종률은 겨우 30%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림 2>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비교적 방역이 잘 이루어졌다고 하는 베트남과 태국 같은 나라의 백신 접종률이 상당히 낮다는 점이다. 반면 코로나 확산이 상대적으로 심했던 인도네시아의 백신 접종률은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높다.

<그림 2> 아시아 주요국의 최소 한번 이상 접종인구비율 (5월 14일 현재)

한편 어떤 백신을 많이 사용하는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백신의 안정성, 가격, 유통 방식이 상이하여서 국가의 상황에 따라 선호하는 백신이 다르다.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은 mRNA 기반의 백신으로 생산, 유통, 보관 및 접종 단계에서 온도를 각각 영하 70℃ 나 영하 20℃로 보관을 해야 한다. 콜드체인(Cold Chain)을 갖출 수 있는 안정적 전력공급 시스템과 인프라가 없는 국가에서는 mRNA 기반 백신을 사용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인도와 같은 국가는 상온에서 저장할 수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선호한다. 싱가포르는 화이자나 모더나와 같이 저온에서 보관해야 하지만 안정성과 효과성이 높은 백신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백신 선택은 기술적 문제 이외에도 사회 심리학 및 정치적 요소 또한 중요하다. 필리핀은 2016년 뎅기열 백신 파동으로 백신에 대한 불신이 매우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의 시노팜에 대한 불신이 상대적으로 높다. 네팔 역시 친중국적인 성향을 보였지만 백신의 안전성 때문에 인도가 제공하는 아스트라제네카를 선호한다.

백신의 확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백신에 대한 신뢰다. 백신이 개발되기 이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백신에 불신을 표출하였다. 그러나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실제 백신 접종을 거부한 사람의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한국의 경우, 작년 10월 중(10/8 ~ 10/13) 약 일주일간 입소스(IPSOS & World Economic Forum)가 실시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백신을 맞겠다고 동의한 사람은 약 83%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 접종이 이루어진 올해 1분기의 경우 전체 접종 대상자 89만6천3백4명 중에서 93%가 접종에 동의했다. 여러 가지 사정상 백신접종을 실시하지 않은 사람을 제외한 실제 접종률은 89.1%였다.2) 아시아 각국의 상황을 보면 백신에 대한 불신보다는 오히려 백신 부족 자체가 문제라 할 수 있다.

백신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

중국은 백신 외교를 내세우면서 시노팜을 코백스에 대량으로 기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 미얀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과 같은 개발도상국에 백신 무료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이와 대응하여 인도 역시 네팔과 주변 국가에 적극적으로 백신을 공급함으로써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나 인도가 무료로 제공하는 백신으로는 아시아의 수요를 충당하기 힘들다. 인도는 최근 자국의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백신 수출을 금지한 상황이다. 또한, 코백스와 같은 국제기구의 백신 지원도 4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 국가에 5천만 명분밖에 제공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대부분은 정부가 백신을 직접 구입하여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필리핀은 30개 이상의 회사들이 백신을 구매한 후 절반은 직원들에게, 절반은 정부에게 기부하기도 하였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민간 회사들도 백신을 직접 구입하여 직원들에게 제공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코로나로 국가재정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된 개발도상국에게 코로나 백신 구입은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전 세계 인구가 약 77억 명임을 고려하면 최소한 154억 명 분량의 백신이 필요하다. 최근 백신 생산성의 증대로 전 세계에 제공 가능한 백신의 분량은 이를 이미 수요를 초과하고 있지만, EU와 미국 등의 국가가 물량 대부분을 선점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는 상대적으로 코로나 대응을 잘했기 때문에 백신 확보에 적극적이지 않아 백신 접종이 전 세계의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아시아 국가들이 서로 연대하여 백신 확보를 노력할 수 있도록 한국이 협력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이다.

백신 접종으로 확진자가 줄어든다?

백신 접종시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그림 3>처럼 백신 접종 초기에는 백신 접종률이 점차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는 백신 접종시 방역을 소홀히 하면서 발생한 결과이기도 하고, 백신의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기도 한다. 한편, 백신 접종률이 높더라도 확진자 수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아랍에미리트는 5월 1일 현재 1회 이상 접종률이 50%를 넘어섰지만, 일주일 이동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1,860명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백신 접종 초기에 나타나는 확산 경향은 백신을 지나치게 믿고 개인 방역을 소홀히 하는 경우 발생하는 위험을 잘 보여준다.

<그림 3> 아시아 국가별 백만 명 당 확진자 수와 백신 접종자 수
자료: Our World in Data, 실선은 신규 확진 비율, 점선은 접종비율

아시아 백신 접종 실태가 주는 시사점

아시아 백신 현황을 살펴보면서 우리는 몇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백신이 개발되었다 할지라도 코로나를 종식시키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아시아 무역의 중심지인 중국의 백신 접종률이 낮다는 점이다. 대도시 중심의 백신 접종은 어느 정도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중소도시와 농촌의 백신 접종률은 여전히 낮다. 또한,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같이 인구 규모가 크지만,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는 국가 간 이동이 재개되면 전염병 확산에 취약한 상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백신은 생산보다는 배분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다양한 유형의 백신이 개발되고 있고, 백신 생산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 국가들이 필요량보다 더 많은 백신을 추가 확보하고 있어서 백신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선되겠지만, 코로나 극복이 늦어지면서 개발도상국은 상당히 치명적인 경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셋째,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료시스템 개선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백신 접종을 위해서는 백신의 배분, 적정한 의료시설 및 의료진, 그리고 백신 접종 여부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낙후된 의료시스템을 갖고 있는 아시아 개발도상국가들은 백신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발전된 보건의료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넷째, 개인 방역과 치료제의 중요성이다. 다수의 국가에서 백신 접종 초기에 오히려 감염자 수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 코로나 환자가 급증한 인도가 대표적인 예이다. 따라서 백신 접종이 진행되더라도 개인 방역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또한, 변종 바이러스가 계속 발생하고, 백신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치료제가 나오지 않으면 코로나를 완벽히 통제하기란 어렵다. 인도의 대규모 확진자 증가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백신이 있더라도 치료제가 준비되지 않으면 의료시스템 붕괴에 따른 재난을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아시아 국가는 백신뿐만 아니라 치료제 개발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국제연대의 중요성이다. 유럽연합이나 아프리카연합이 공동으로 백신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세안은 코백스를 통한 확보 이외에는 공동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 역시 백신을 공동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 특정 국가의 방역 성공으로는 아시아 전체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백신 확보 및 보급을 위해 적극적인 공동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백신 접종자에 대한 국제적 정보공유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아시아 국가 간의 교류를 회복하기가 더욱 지체될 수밖에 없다.


1) UNICEF 코벡스 공급현황
https://www.unicef.org/supply/covid-19-vaccine-market-dashboard

2) 4월 28일자 영국 자료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경우 50대 이상 중 백신을 한 차례라도 맞은 사람의 비중이 98%에 달하고 있다.
https://www.bbc.com/news/health-55274833

* 이 글의 내용은 아시아연구소나 서울대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1권 12호 (2021년 5월 24일)

Tag: 코로나19, 아시아국가, 백신접종, 백신확보, 확진자수

이 글과 관련된 최신 자료

  • 서정경. (2021). “중국의 백신 외교: “팬데믹 시기 내가 리더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 브리프』 1권 11호. http://asiabrief.snu.ac.kr/?p=227
  • 백용훈. (2021). “베트남의 코로나19 대응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경제, 정치, 문화, 보건의료적 차원의 이해.”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Diverse Asia』 4권 1호. http://diverseasia.snu.ac.kr/?p=5214
  • 고길곤, 허정원, 김범, 김주란, 박정민. (2020). “2020년 COVID-19 팬데믹과 아시아의 경제.”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Diverse Asia』 http://diverseasia.snu.ac.kr/?p=5139
  • Abidin, C., Lee, J., Barbetta, T., & Miao, W. S. (2021). Influencers and COVID-19: reviewing key issues in press coverage across Australia, China, Japan, and South Korea. Media International Australia 178(1), 114-135. https://journals.sagepub.com/doi/full/10.1177/
    1329878X20959838
  • Wang, C., Tee, M., Roy, A. E., Fardin, M. A., Srichokchatchawan, W., Habib, H. A., … & Kuruchittham, V. (2021). The impact of COVID-19 pandemic on physical and mental health of Asians: A study of seven middle-income countries in Asia. PloS one 16(2), e0246824.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46824

저자소개

고길곤(kilkon@snu.ac.kr)

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지역정보센터 센터장
현) Asian Journal of Political Science 편집장

전) 국정원 행정심판 위원
전) 한국행정학회 국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겸임교수

저서:

『싱가포르 다시보기: 싱가포르의 정치·행정시스템 분석 (2판)』 문우사, 2021
『매개효과 조절효과』 문우사, 2021
『데이터 시각화와 자료분석』 박영사, 2019
『범주형 자료분석』 문우사, 2018
『효율성 분석 이론: 자료포락분석과 확률변경분석』 문우사, 2017

발행처: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HK+메가아시아연구사업단 발행인: 박수진
편집위원장: 김용호 편집위원: 이명무 객원편집위원: 김윤호 편집간사: 최윤빈 편집조교: 민보미, 이담, 정민기 디자인: 박종홍
연락처: 02-880-2080, snuac.issuebrie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