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과 유동하는 아시아의 경계
아시안게임은 큰 규모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륙 스포츠 이벤트이다. 정체성 형성의 계기도 약하고 경제적으로 개최 능력도 부족했음에도, 아시안게임은 아시아의 정의와 지향을 둘러싼 동상이몽과 함께 지속되었다. 그렇기에 탈식민과 냉전, 데탕트와 탈냉전을 거치는 동안 아시안게임 참가국 명단과 아시아의 경계는 유동하였다. 1990년 이후 약 30년간 잠잠했던 아시아의 경계에 대한 질문은,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과 더불어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2022 카타르 FIFA 월드컵의 정치학
메가이벤트는 제국주의와 냉전 등의 국제정치와 신자유주의 도시 정치 등 다양한 정치와 결부되어 왔다. 2022 카타르 FIFA 월드컵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메가이벤트는 포스트 오일 경제와 신산업 육성이라는 카타르의 장기적 비전을 위해 조성된 새로운 도시 인프라를 선전하고 도시 브랜딩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광고의 뒤편에는 새로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 터 잡은 남아시아 출신의 블루칼라 노동자들을 도시 경관에서 지워낸 흔적이 드러난다. 또한 이는 아시아의 메가이벤트를 둘러싼 새로운 국면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적 이벤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