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23년 아시아 정세전망(8)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 및 재해
기후변화의 심각한 영향을 피하기 위해 탄소중립은 인류가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이며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 시스템 전환이 필수적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를 통한 전력의 무탄소화, 화석연료를 무탄소 전력으로 대체하는 전기화, 전기화가 어려운 부문에서는 수소나 바이오와 같은 대체 연료 사용, 에너지 효율 개선이 탄소중립 달성 주요 전략이다. 막대한 투자와 비용에도 불구하고 저탄소 전환에 따른 사회적 편익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좌초자산 최소화를 위해서는 에너지 설비 계획단계에서 탄소중립을 선제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최대의 과제이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배출된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를 발생시켜 인간 사회와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극곰의 생존과 함께 인류의 생존도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대기와 해양 및 대지의 표면 온도 상승, 눈과 얼음의 감소, 해수면 상승, 온실가스 농도 상승이 기후변화로 인해 나타난 대표적인 결과이다.
기후변화 추이 및 전망
2019년 이산화탄소(CO2) 농도(410 ppm)는 2011년 대비 4.6% 상승했으며, 메탄(CH4)과 아산화질소(N2O) 농도도 상승했다. 최근 10년(2011-2020년)의 지구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시기(1850-1900년) 대비 1.09℃ 상승했으며, 육지의 온도(1.59℃)가 해양(0.88℃)보다 높게 상승하는 등 지구 온도는 최근 10년 동안 0.1℃의 속도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북극의 빙하 감소와 해양 상층부(0-700m) 온난화도 진행되고 있으며, 해수면은 1901-1918년에 0.2m 상승했다. 폭염 등 극한 고온의 빈도와 강도는 높아지는 반면, 한파 등 극한 저온의 빈도와 강도는 약해지고 있다. 1980년대 이후 해양 폭염의 빈도는 2배 이상 높아졌으며, 과거 40년 동안 열대성 저기압의 발생 비율이 증가하고 저기압 세력이 정점에 달하는 위도가 북쪽으로 이동했다.
육지 표면의 온도 상승이 해양보다 1.4-1.7배, 일부 중위도 및 반건조 지역과 남아메리카 몬순 지역에서는 연중 최고 기온이 지구 평균보다 1.5-2배, 북극은 연중 최저 기온이 지구 평균보다 약 3배 빠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강수량은 고위도 지역과 적도 부근 태평양 지역, 일부 몬순 지역에서 증가하지만, 아열대 지역과 열대지역에서는 감소할 전망이다. 강한 열대성 저기압의 최고 풍속이 높아지고, 영구 동토층 해빙과 적설 면적 감소, 육지 얼음 면적 손실, 북극 해빙 손실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2050년 이전에 적어도 한 번은 9월에 북극 해빙이 사라질 것이며, 해양의 온실가스 흡수 효율이 점차 낮아지면서 2100년 이후에는 약한 배출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해수면은 2100년에 1995-2014년 대비 0.28-0.55m에서 최고 0.63-1.01m까지 상승하고 수백 년에서 수천 년 동안 상승한 상태가 유지될 전망이다.
2030년 및 2050년의 온실가스 배출 경로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59 GtCO2eq에서 2050년에는 63-110 GtCO2에 이르고 지구 온도는 2100년까지 3.29-5.02℃ 상승할 전망이다. 1.5℃ 상승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6년까지 이산화탄소(CO2)의 순 무배출(net zero emission)을 달성하고 이후에는 부의 배출(negative emission)을 달성해야 하며, 2077년까지 온실가스의 순 무배출을 달성해야 한다. 부의 배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감축 기술(CDR)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들 기술은 성숙도, 감축 잠재량, 감축 비용, 리스크, 공편익 및 상쇄효과 등에서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
2018년 IPCC 1.5도 특별보고서 채택 이후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탄소중립이 선언되었다. OECD 37개 국가 중에서 폴란드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G20의 모든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를 법제화하고 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 배출량을 25 GtCO2eq로 억제해야 한다. 현재의 정책이 유지 시 2030년 배출량은 55 GtCO2, 파리협정 197개 당사국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배출량은 52 GtCO2에 이르러 3 GtCO2 감축에 그칠 전망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정책 배출량 대비 27 GtCO2를 감축해야 하는데, 이는 현재의 감축목표를 10배 높은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에너지 부문의 탄소중립 달성 전략
온실가스 배출의 대부분을 연료 연소가 차지하고 있으므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시스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탄소중립 달성 핵심 전략은 발전 부문의 무탄소화, 에너지 소비의 전기화(electrification), 전기화가 어려운 부문의 대체 연료 사용, 에너지 효율 개선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발전 부문의 무탄소화는 2050년까지 전력 생산의 70-85%를 태양광과 풍력발전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달성될 수 있다. 전력의 온실가스 배출계수는 2020년의 140 gCO2/MJ에서 2050년에는 –92-11 gCO2/MJ로 낮아질 전망이다. 2010-2019년 기간에 태양광 발전비용(LCOE)은 81%, 해상풍력은 31%, 육상풍력은 38% 하락하여 화력발전 비용($0.05-0.18/KWh)의 가장 낮은 수준에 이르렀다. 태양광발전 비용은 2030년까지 추가적으로 58%, 해상풍력은 55%, 육상풍력은 25% 하락할 전망이어서 화력발전보다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에너지 소비 부문의 화석연료 사용은 무탄소 전력으로 대체되며, 전기화가 어려운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항공, 해운, 장거리 화물트럭에서는 수소나 암모니아 및 바이오에너지와 같은 대체에너지가 사용될 것이다. 전기화 진전으로 인해 전력은 2050년 건물 부문 에너지 소비의 55-75%를 차지하며, 수송부문 에너지 소비의 35-65%는 저탄소 에너지가 차지할 전망이다. 에너지 효율 개선은 재생에너지와 함께 높은 온실가스 감축 잠재량을 갖고 있다. 2040년 온실가스 감축 잠재량의 37%는 에너지 효율 개선, 36%는 재생에너지가 차지할 전망이다. 2060년 감축 잠재량의 40%는 에너지 효율 개선, 37%는 재생에너지가 차지할 전망이다.
저탄소 달성 비용과 편익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공급 부문에 대한 투자는 2018년 $1.8조 수준에서 2050년까지 $2.5-4조로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는 감소하고 재생에너지, 전기화, 전력망 및 전력망의 유연성에 대한 투자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탄소 달성에 의한 사회적 편익은 감축 비용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발적 기여(NDC) 이외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투자($35조)에 비해 편익($62-169조)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화는 농업관개 기회 확대, 교육 기회 제고, 바이오매스 수집 시간 단축과 자녀 교육 기회 증대, 실내 대기오염에 의한 조기 사망 감소에 이바지할 것이다. 에너지 효율 개선은 지속 가능한 소비, 에너지와 물질의 생산 촉진, 온실가스 감축 비용 감소에 이바지하며, 경제성장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는 2.65명/$100만의 고용 창출에 불과하지만, 재생에너지는 7.49명의 고용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설비 계획과 탄소중립
현재 사용되고 있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과 같은 기술이 2030년 온실가스 감축량의 80%,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감축량의 55%를 담당하며, 나머지는 수소와 바이오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담당하므로 이들 기술에 대한 투자가 증대되어야 한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누적 감축량의 40%는 발전부문, 산업부문과 수송부문은 각각 20%씩 차지할 전망이다. 발전 부문 감축량의 약 60%는 재생에너지, 나머지는 에너지 효율 개선과 CCS가 차지하고 산업부문과 수송부문 감축량의 2/3와 절반은 각각 에너지 효율과 연료전환 및 재생에너지가 차지할 전망이다. 따라서 에너지 시스템 전환에는 발전부문, 감축 수단으로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개선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 달성 시 2030년 이후에 인도에서 133-237GW, 중국에서 933GW의 막대한 석탄 화력 좌초자산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좌초자산에는 발전시설 이외에 화석연료 매장량도 포함되는데, 석유 매장량의 30%, 가스는 50%, 석탄 매장량의 80%도 좌초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좌초자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설비에 대한 투자 시 탄소중립을 선제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2030년에 $100/tCO2의 한계감축비용으로 38 GtCO2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데, 이러한 규모는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감축 규모(27 GtCO2)의 1.4배 수준이며, 감축 잠재량의 절반 이상은 $20~30의 낮은 비용으로 달성할 수 있고 기술개발이 추진되면 감축비용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이 글의 내용은 아시아연구소나 서울대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Tag:
기후변화,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감축비용, 에너지전환
이 글과 관련된 최신 자료
- IPCC(2022), 『The 6th Assessment Report, Climate Change 2022, Mitigation of Climate Change』. https://www.ipcc.ch/
- 유연철(2021). 한국 녹색외교의 미래: P4G 서울정상회의의 성과와 과제, 『아시아 브리프』, 1권 19호. http://asiabrief.snu.ac.kr/
- IPCC(2021), 『The 6th Assessment Report, Climate Change 2021, The Physical Science Basis』. https://www.ipcc.ch/
저자소개
노동운(dwroh@hanyang.ac.kr)
현) 한양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전) 한국기후변화학회 회장
주요 저서와 논문
“CDM 사업의 온실가스 감축비용 분석 방법론에 대한 보완적 접근: 투자분석 정보 활용” 『한국기후변화학회』 12권 5-2호, 2021.
“국제 탄소시장(IMM) 활용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전략 및 국내 이행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연구” 『국무총리실』, 2020.
“저탄소 정책의 온실가스 부문 평가지표 개발 및 저탄소 정책 수립 방향 연구 – 저탄소 정책 방향”, 『에너지경제연구원』,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