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커머스와 플랫폼 국가 자본주의: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역습을 어떻게 볼 것인가?

김상배 (서울대학교)

최근 차이나 커머스로 알려진, 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약진이 화제다. 차이나 커머스의 비즈니스 전략이나 이례적으로 큰 성공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주요국 정부들의 민감한 반응 때문이다. 차이나 커머스의 약진은 단순히 경제의 논리만으로 이해할 현상이 아니다. 지정학적 경쟁의 성격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자본과 국가의 긴밀한 협업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쟁 양식의 부상을 엿보게 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플랫폼 국가 자본주의’의 부상과 ‘플랫폼 지정학’의 전개라는 시각에서 이러한 현상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그림 1>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역습

차이나 커머스의 글로벌 약진

최근 ‘차이나 커머스(China commerce)’로 불리는 알리, 테무, 쉬인(알·테·쉬)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글로벌 진출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차이나 커머스는 각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업체인 아마존이 기존에 구축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질서를 재편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차이나 커머스의 성공 비결로는 다양한 상품에 대한 파격적인 초저가 전략과 함께 막대한 광고비 지출이나 맞춤형 마케팅 전략 등이 거론된다. ‘일괄 위탁운영 관리 시스템’으로 알려진 공급망 최적화 전략의 도입으로 빠른 배송과 원가 절감이 가능해진 것도 그 성공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대규모 데이터 관리 시스템과 유통구조의 개방적 단순화도 성공 비결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예를 들어, 테무는 소비자 트렌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서 개별 제조업체에 무상으로 제공하여 이를 활용해 마켓 테스트를 하게 한다. 테무에 올린 업체 웹페이지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이미지를 띄운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제품이 쇼핑 리스트에 올라오기도 한다. 여하튼 주문이 들어오면 제조업체는 다른 유통과정 없이 곧바로 항공화물로 소비자에게 제품을 발송한다. 재고를 쌓아두는 대형창고가 필요 없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중간 유통마진이 거의 없어지고 물류비용이 최소화된 초저가 전략이 가능해진다.

이들 차이나 커머스의 전략은 플랫폼 사용자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그 플랫폼이 지닌 가치가 더 커지는 이른바 ‘네트워크 효과’를 바탕으로 구사된다. 알리와 테무 등이 여태까지 초대박을 터뜨린 전략은 처음 진출하는 시장에 초저가 상품을 쏟아부어 시장점유율을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이러한 약탈적 가격전략으로 경쟁자를 없앤 뒤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시장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초기 수익을 포기하고 시장을 장악할 때까지 투자자에게서 보상받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차이나 커머스는 국가의 경계를 넘나들며 확장하고 있다.

각국의 차이나 커머스 규제

차이나 커머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소비자 후생을 증대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사업 행태가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비판을 받기도 한다. 저가의 불량품 판매나 미배송·오배송 사고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차이나 커머스에 넘치는 ‘짝퉁’과 유해·선정성 상품, 개인정보 유출 의혹 등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차이나 커머스 업체들은 소비자 피해를 직접 보상할 의무가 없는 데다가 해당 국가의 법을 무시하고 당당히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 주요국들이 앞을 다투어 차이나 커머스 규제책을 내놓는 이유다.

미국이 먼저 반격에 나섰다. 특히 관세 기준을 엄격히 정비할 대세다. 2016년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 800달러 이하 국제 우편물에 무관세 혜택을 준 것이 차이나 커머스의 약진에 빌미를 제공했다고 판단한다. 미 의회는 테무나 쉬인이 중국 내 소수민족의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위반했다며 제재 리스트에 올리려고 한다. 독일은 테무에서 구매한 제품에서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환경오염 물질이 검출됐다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프랑스 하원은 쉬인을 겨냥해 저가 의류에 상품당 환경부담금을 부과할 뿐만 아니라, 판매 광고를 금지하는 ‘패스트 패션 제한법’을 의결했다.

특히 미국은 소비자들의 개인정보 보호와 사이버 안보 위협을 주요 문제로 거론하며 차이나 커머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이 사이버 범죄는 물론이고 중국의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문제의식이다.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정부와 공산당을 대변하는 미디어가 테무 등 중국 플랫폼을 통해 개인정보를 입수하여 선전 작업에 활용한다고 주장하여 파장이 일었다. 이들 미디어가 해외 소비자들의 취향, 의사결정 방식 등과 관련된 정보를 활용해 중국에 유리한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데이터·사이버 안보 문제가 지정학의 프레임에 씌워진 대표적 사례는 5G 이동통신 분야의 ‘화웨이 사태’이다. 첨단기술 분야의 미중 패권경쟁이 5G 이동통신과 반도체를 넘어서 플랫폼으로 그 핵심 축을 이동하고 있다. 최근 제기된, 중국계 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제공하는 동영상 서비스인 틱톡을 둘러싼 논란도 미중 지정학적 갈등의 양상을 잘 보여준다. 미중이 벌이는 플랫폼 경쟁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의 시각을 넘어서는 것이 필요하다. 미중 양국의 정부가 이들 거대 플랫폼 기업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그 지원의 논리 자체가 순수한 경제 논리가 아닌 지정학의 논리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차이나 커머스와 플랫폼 국가 자본주의

최근 들어 거대 플랫폼의 독과점이 논란거리가 되면서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플랫폼 사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갑질’을 하고, 검색 및 추천 서비스를 불투명하게 운영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행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거대 플랫폼의 각종 독과점 남용 행위에 대해 주요국의 정부들은 규제의 칼날을 빼 들었다. 초거대 플랫폼 기업 활동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늘어났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플랫폼 대기업들이 국가와 충돌하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중국에서도 2021년 2월 시행된 ‘플랫폼 경제를 위한 반독점 지침’ 등에 따라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디디추싱, 메이투안, 징동 등이 초대형 플랫폼 사업자로 분류돼 강한 규제를 받게 됐다. 거대 플랫폼의 불공정 관행을 청산하여 중장기적으로 중국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거대 플랫폼을 제도적 틀 안에서 적절하게 통제함으로써 이를 관리하겠다는 포석으로 알려졌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중국 정부와 공산당이 덩치가 커진 중국의 거대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을 길들이려는 의도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률 저하와 소비자물가 상승에 놀라 규제에서 진흥으로 플랫폼 정책의 기조를 전환하고 있다.

차이나 커머스 플랫폼의 글로벌 약진은 이러한 정책 전환을 바탕에 깔고 있다. 내수 부진에 따른 재고 폭증으로 디플레이션을 겪던 중국으로선 자국 생산품을 헐값에라도 팔아야 하던 차에 차이나 커머스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분출구가 마련된 것이다. 때마침 찾아온 전 세계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차이나 커머스의 초저가 전략이 제대로 먹혀든 것도 호재였다. 중국 정부에게는 수익을 내서 기업의 이익을 내는 것보다 적자를 보더라도 중국 내수경기를 살리고 돈의 원활한 흐름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했다. 저가의 제품을 임금이 싼 신장·위구르 등 중서부 지역에서 노동집약적으로 생산하여 최근 완비한 철도·고속도로망을 타고 대량으로 수출하는 전략은 중국 내 실업률을 낮추는 데도 크게 이바지했다.

미국 정부와 빅테크 플랫폼의 관계 변화도 유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2020년대에 접어들면서 미국은 소비자 보호와 경쟁의 관점에서 빅테크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정부 개입을 검토했다. 예를 들어, 2021년 미 의회는 구글, 아마존, 메타, 애플로 대표되는 빅테크를 겨냥해 ‘반독점 패키지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도 자국 빅테크를 규제하지 않는 쪽으로 정책 기조를 바꾸고 있다. 이들 플랫폼 관련 규제 법안은 2023년 1월 의회 회기 내에 통과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미국 내에서 빅테크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으며, 자국 빅테크 플랫폼의 힘이 약해지면 중국의 플랫폼 기업이 빈자리를 치고 들어온다는 우려가 작동했다.

이렇듯 플랫폼 기업과 정부 정책이 밀고 당기면서도 긴밀하게 의존하는 양상은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State Platform Capitalism, SPC)’ 또는 ‘플랫폼 국가 자본주의’로 개념화된다. 플랫폼 국가 자본주의의 개념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경쟁 양식의 출현을 의미하는데, 경제적 혼란과 지정학적 긴장에 대응하여 국가가 디지털 경제에 직접 개입하는 양상을 잘 보여준다. 플랫폼 자본은 초국적으로 활동하며 탈(脫)영토적 권력을 행사하지만, 자국 국가기관 및 제도에 기대어 활동할 수밖에 없다. 지정학적 목적을 위해 플랫폼 자본에 영향을 미치려는 국가의 입김이 점점 더 거세지고, 플랫폼 자본은 해외에서의 지원과 국내의 데이터 및 시장에 대한 특권적 접근을 대가로 점점 더 국가의 조치에 응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 2> 플랫폼 자본주의 출처: JESS3 LeWeb

플랫폼 지정학 경쟁의 전개

최근 가속화되는 미중 패권경쟁은 플랫폼 국가 자본주의가 대외적으로 투사되는 양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점점 더 강대국 패권경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영토 경쟁을 벌인 이전의 강대국 경쟁과 달리, 오늘날 미중은 자국의 탈영토적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한다. 이러한 경쟁은 디지털 인프라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비(非)군사적 영역에서 진행되지만, 이를 통해서 출현하는 각국의 사회경제적 이권 경쟁은 지정학 경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해, 미중은 누가 플랫폼 경제로부터 경제적 가치를 추출할 수 있는지, 그리고 누가 디지털 인프라와 시장에 대한 통제를 통한 지정학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인지를 놓고 디지털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일대일로(一带一路)’ 구상에 입각해서 추진되는 중국의 전략은 이러한 미중 디지털 패권경쟁의 한 축을 이룬다. 중국은 자국이 추구하는 일대일로 과정에서 네트워크의 연결성과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플랫폼의 구축을 목표로 한다. 실제로 중국은 광범위하게 국가가 지원하는 인프라, 투자, 개발금융 등을 통해서 유라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까지 영향권을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 실크로드’의 건설은 이러한 일대일로 구상의 중요한 구성 요소인데, 이는 디지털 인프라의 제공과 자금 조달을 통해 중국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을 해외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차이나 커머스의 글로벌 진출은 이러한 양상을 응축해서 보여준다. 중국은 2016년 알리바바가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라자다(Lazada) 인수를 계기로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22년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하고, 테무가 미국에 상륙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온라인 세상의 국경 없는 경제’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웠다. 상하이시(市)가 최근 중점 정책으로 추진하는 것도 ‘국경을 넘어서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구축’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국 플랫폼 기업들은 중국 국가와 미묘한 긴장 관계를 형성하면서도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해외로 투사하려는 플랫폼 국가 자본주의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공세적 행보는 미국이 디지털 인프라 경쟁에 뛰어들게 하는 동기를 제공했다. 최근 미국은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실리콘 밸리의 글로벌 리더십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인식한다. 중국 플랫폼의 증대되는 존재감과 실력을 인식한 미국은, 제3국에서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미국은 가치와 규칙 기반 질서에 바탕을 둔 보편적 플랫폼의 구축을 지향하고 그 플랫폼 위에 동맹국들과 파트너 국가들의 정치·안보·기술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을 시도했으며, 최근에는 인프라와 금융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발휘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중이 벌이는 디지털 패권경쟁은 플랫폼 국가 자본주의가 지정학적 경쟁과 결합한 ‘플랫폼 지정학(platform geopolitics)’의 모습을 보여준다. 플랫폼 지정학 경쟁의 전개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디지털 인프라, 각종 네트워크, 초국경 경제통합을 통제함으로써 상대국의 영토 공간을 자신들의 플랫폼 영향권 내로 통합하려는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기업 차원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플랫폼 간에서 벌어지는 경쟁이라는 의미로 ‘플랫폼 간 정치(inter-platform politics)’로 부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글로벌 가치사슬은 어느 한 국가의 차원을 넘어서 국가군(群) 단위로 재편되고, 글로벌 사용을 전제로 출현한 인터넷마저도 외교적 동맹과 이념적 진영의 구도로 분할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이른바 ‘반쪽인터넷’(Splinternet)의 부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맥락이다. 반쪽인터넷의 우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더욱 부상하였고, 공급망의 디커플링(de-coupling), 데이터 국지화,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시스템의 분할, 콘텐츠 검열제도의 갈등 등으로 강화되었다. 최근에는 미국이 대중국 견제의 전선에 민주주의 가치와 인권 규범의 변수까지 동원하면서 ‘신냉전’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상황이 창출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플랫폼 간 정치’는, 어느 특정 플랫폼 분야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플랫폼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진행되는 ‘플랫폼의 플랫폼(Platform of Platforms, PoP)’ 경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디지털 국가책략의 과제

차이나 커머스로 대변되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약진으로 인해 플랫폼 지정학 경쟁의 양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목할 것은 초국경적으로 활동하고 탈영토적 지배력을 지향하는 이들 플랫폼 자본의 이면에 국가권력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국가가 적극적인 경제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에 대한 이념적 거부감이 감소하여 국경을 넘는 민간 자본과 국가권력 간의 새로운 관계 설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 플랫폼 국가 자본주의의 부상으로 개념화한, 플랫폼 기업의 발흥과 국가 개입의 증가라는 두 가지 현상의 결합이 미중 두 초강대국의 패권경쟁 전략을 추동하는 동력을 형성하고 있다.

차이나 커머스의 약진과 플랫폼 국가 자본주의의 부상이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플랫폼 지정학 시대에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주요국이 자국 플랫폼의 육성을 적극 도모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데 비해, 우리 정부는 이른바 ‘플랫폼 경쟁촉진법’ 등을 내세워 국내 플랫폼 기업들을 규제하는 데만 주력하는 것이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플랫폼 분야의 역량 강화를 주권 확보의 차원에서 이해하고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의 정비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고리타분한 과거의 국가주권론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는 정책에서 벗어나서 플랫폼 지정학 시대를 헤쳐갈 ‘디지털 국가책략(digital statecraft)’을 제대로 마련해 보자는 것이다.

* 이 글의 내용은 아시아연구소나 서울대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4권 17호 (2024년 6월 10일)

Tag: 차이나 커머스, 전자상거래, 플랫폼, 국가, 자본주의, 지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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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배. 2023. “플랫폼 지정학 시대의 중견국 전략: 한국의 디지털 플랫폼 전략에 주는 함의, 『국가전략』 29(4), pp.3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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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김상배(sangkim@snu.ac.kr)

현)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미래전연구센터 센터장, 한국사이버안보학회 회장, 정보세계정치학회 회장
전)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2022년도)

 

주요 저서:

『미중 디지털 패권경쟁: 기술-안보-권력의 복합지정학』 (한울, 2022)
『버추얼 창과 그물망 방패: 사이버 안보의 세계정치와 한국』 (한울, 2018)
『아라크네의 국제정치학: 네트워크 세계정치이론의 도전』 (한울, 2014)
『정보혁명과 권력변환: 네트워크 정치학의 시각』 (한울, 2010)
『정보화시대의 표준경쟁: 윈텔리즘과 일본의 컴퓨터산업』 (한울,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