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휴머노이드 로봇, 일자리 대처 어디까지 가능한가?

박정원 (서울대학교) · 박경민 (두산로보틱스)

본 글은 세계적인 로봇 과학자이자 ‘로봇 연구의 메카’ 로멜라(RoMeLa) 연구소장 데니스 홍(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이하 Dr. 홍) 박사와 진행한 인터뷰를 중심으로 관련 자료를 정리하였다. 인터뷰로 진행된 내용은 Dr. 홍의 로봇에 관한 호기심 및 입문 계기부터 로봇의 발전 과정과 현황, 세계적인 로봇 강국인 한‧중‧일 3국의 아시아 로봇 시장의 판도, 그리고 미래 로봇인 휴머노이드의 가능성까지 엮어서 재구성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로보틱스 1세대는 발전을 거듭해서 현재 대중화 단계인 4세대에 이르고 있다. 이와 맞춰서 Dr. 홍이 개발한 기상천외한 다양한 로봇과 로봇 기술들을 소개한다. 아시아에서는 특히 중국이 로봇 발전에 경이로울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중‧일의 로봇 기술 격차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일본은 로봇 핵심 부품에 있어선 여전한 세계 최고 기술국이다. 마지막으로 Dr. 홍의 주된 관심사이자 현재 세계적인 화두인 휴머노이드 로봇의 미래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눈앞의 현실같이 얘기하지만 Dr. 홍은 노력과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 현실을 강조하며 조금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그림 1> 로멜라 연구소장 데니스 홍 교수
출처: 데니스 홍 페이스북

“영화 <스타워즈> 7세 때 보고 로봇 과학자 꿈 가져”

<그림 2>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에서 진행된 데니스 홍 교수의 인터뷰 장면

1977년 개봉한 영화 <스타워즈>는 단순한 SF 장르를 넘어 현대 영화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꼽힌다. Dr. 홍이 7세 때 부모님과 함께 이 영화를 보는 순간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창의성이 발동했다. 광활한 우주를 오가는 우주선과 광선검들이 내뿜는 레이저로 인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가슴 설레는 그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자동차 안에서 그 설렘을 꿈으로 승화시키며“난 로봇 과학자가 될 거야!”라고 가족들에게 선언했다. 그 꿈은 현실이 됐고, 그것도 세계적인 로봇 과학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그 공을 아버지에게 돌리는 듯한 말을 했다.

“아버지도 굉장히 유명한 항공우주 과학자이셨는데, 저도 그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의 아버지 고 홍용식옹은 불모지 한국에 최초의 탄도미사일 ‘백곰’을 개발하는 등 우주항공 분야를 개척한 선구적 과학자였다. 아버지의 교육방식과 영향은 그가 세계적인 로봇 과학자로 성장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됐다고 한다.

그가 로봇 과학자가 되겠다고 선언한 1970년대는 로봇 발전 과정에 있어 걸음마 수준인 초보 단계였다. 어쩌면 그의 꿈은 로봇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을 것 같다. ‘로보틱스 1.0시대(1960~1980년대)’는 자동차산업을 시작으로 대규모 제조업에 로봇을 도입했으며, 로봇은 사람과 격리된 공간에서 반복적이고 위험한 업무를 수행했다. 일본 와세다대학교 교수팀이 1973년 개발한 와봇-1을 현대적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꼽기도 하지만, 와봇-1은 두 발로 걸을 수는 있지만 불안정하게 겨우 몇 걸음 떼는 정도에 불과했다. 또한 미리 입력된 간단한 질문에 답하는 정도의 기능을 보였다. 당시 한국은 ‘로보트 태권브이’로 대표되는 로봇 만화영화가 한창 유행할 때로, 로봇 기술 수준이 초라하던 시절이었다.

로보틱스 2.0시대(1990~2000년대)는 변형(Transforming)단계. 제조업에서 사용하던 로봇을 산업 및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로봇의 주요 연구 테마는 자동화에 집중됐다. 1996년 일본 혼다는 키 180㎝에 무게가 무려 210㎏에 이르는 ‘P-2’ 로봇을 발표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획기적 발전을 보여준 상징적 로봇으로 인정받는다. 이후부터 훨씬 가벼워진 자율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가 열린다. ‘P-2’는 이전 로봇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인간 친화적인 외모를 지닌 특징과 함께 계단 오르내리기․옆걸음․곡선보행 등을 모두 수행할 수 있었다.

로보틱스 3.0시대(2010~2020년대)는 로봇 빅뱅단계. 로봇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 즉 딥러닝․빅데이터 연구 등이 쏟아져 나왔다. 이 시기부터 로봇과 사람이 동일 공간에서 작업 가능한 협동로봇이 등장한다. 한국에서는 일본 아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자극을 받은 KAIST 오준호 교수팀이 2족 보행형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Hubo)’를 2004년 개발, 발표했다. 휴보(Hubo)’는 키 120㎝, 몸무게 55㎏의 로봇으로 2족 보행이며, 걷기, 계단 오르기, 문 열기, 악수하기, 밸브 잠그기, 장애물 피하기, 운전하기 등의 동작을 할 수 있다. 가슴 내장형 배터리를 탑재해서 한 번 충전으로 90분간 움직인다. 보행속도는 시속 1.3㎞이며, 주행속도는 시속 3.6㎞에 이른다.

현재는 로보틱스 4.0시대(2020년대~)로 로봇 대중화 단계에 해당한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한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들의 확장이 용이해지는 시대이다. 스마트홈 등의 확대로 익숙한 용어인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를 중심으로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들이 개발되고 있는 추세이다. IoT와 AI가 결합된 사물지능융합기술(AIoT, AI of Things)이 발달되어 주변 환경 데이터들을 취득하여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시도가 많이 보이며, 더 나아가 IoT와 로봇이 결합된 로봇사물인터넷 (IoRT, Internet of Robotic Things)을 통해 실제 현실 환경에서 로봇 및 주변기기를 이용하여 물리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개발이 고도화 되어가고 있다. 커피를 만들어주는 로봇, 식당 등에서 식판 등을 운반해주는 로봇 등이 이에 해당된다.

“지금까지 만든 로봇은 40~50개 정도”

로보틱스의 모든 발전단계와 같이 Dr. 홍도 거듭 성장하고 발전한다. 그는 로봇에 대한 확실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로봇이었다.

“로봇은 사람이 할 수 없는 일 혹은 하기 싫은 일을 대신 해주는 지능적인 기계이며, 사람들한테 행복을 주고 사회를 이롭게 하는 그런 기계가 저한테는 로봇입니다. 그리고 저의 궁극적인 목표, 추구하는 로봇은 결국 휴머노이드 로봇입니다.”

로보틱스 2세대인 2007년 미국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 선정 젊은 과학자상 수상에 이어 다르파 어반 챌린지 무인 자동차 대회 3등 수상. 뒤이어 로봇 세계 월드컵인 로보컵 등 각종 대회에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엔 드디어 과학을 뒤흔드는 젊은 천재 10인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최고 논문상들을 비롯한 수상 경력을 나열하면 지면을 너무 많이 차지할 것 같아 이 정도로 생략한다.

그는 특히 시각장애인도 운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시각장애인용 자동차를 제작했다. 무인자동차를 위해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시각장애인용 자동차가 탄생했다. 일종의 로봇 응용기술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달 착륙에 버금가는 성과’라고 보도했다. 영국 BBC, 미국 CBS, 일본 NHK 등 세계 유수 언론들이 대서특필했다.

이와 같이 그의 로봇 기술 개발은 무궁무진하다. 미국 최초의 성인 크기 로봇인 ‘찰리’, 전술위험작전로봇 ‘토르’, 전 세계에 교육‧연구용으로 모든 소스를 공개한 플랫폼 휴머노이드 ‘다윈-OP’, 신개념 이족 보행 전용 로봇 내비(NABi), 헬륨 풍선에 매달려 걷는, 절대 쓰러지지 않는 이족 로봇인 발루(BALLU), 두 다리를 팔처럼 쓰는 사족 로봇 ‘알프레드’, 신속 배치를 위한 전술위험작전로봇 ‘토르(THOR-RD)’, 생명을 구하는 화재 진압용 로봇 ‘사파이어(SAFFiR) 등 현재까지 개발한 로봇만 40~50개 정도 된다. 그 외에 이론상으로는 이 세상의 모든 종류의 요리를 할 수 있는 요리하는 로봇 ‘요리(YORI)’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Dr. 홍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의 백미는 아르테미스(ARTEMIS). Advanced Robotic Technology for Enhanced Mobility and Improved Stability의 약자다. 확장된 이동과 향상된 안전성을 위한 첨단 로봇 기술이란 뜻이다. 키 142㎝, 무게 38㎏인 아르테미스는 울퉁불퉁한 표면을 걷는 것은 물론 달리고 뛰어오를 수도 있다. 실험실에서 1초에 2.1m를 달려 세계에서 가장 빠른 휴머노이드로 기록됐다. 학계에서 개발된 휴머노이드 로봇 중 최초로 달릴 수 있는 로봇이자 가장 진보된 로봇이다.

이 아르테미스가 2024년 2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 주최 세계 휴머노이드 이족 보행 경기에서 자유 보행 부문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Dr. 홍 로봇연구팀들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세계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는 Dr. 홍인 것이다.

Dr. 홍은 미국 로봇 연구와 개발의 매체가 된 캘리포니아대학 부설 로봇매커니즘연구소(RoMeLa) 소장을 맡으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 학교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다.

“아시아 로봇, 특히 중국 발전 놀라워”

로봇 과학자인 그는 세계 로봇 시장 규모나 상황은 잘 모를 수 있지만 로봇 기술 수준이나 아시아의 기술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지금 아시아 로봇 기술은 일본이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한국과 중국은 어느 정도일까?

“몇 년 전 킨텍스에서 열리는 로보월드에 초청받아 갔다. 우리나라의 모든 로봇을 한눈에 다 볼 수 있다고 해서 잔뜩 흥분되어 가봤다. 자동화의 기능적 완성도 측면에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하는 로봇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다만, 이럴 때는 조심스럽게 말할 수밖에 없다. 다른 데서 내가 보지 못한 로봇은, 다시 얘기하면 완전히 새로운 로봇은 없고, 전시된 로봇은 창의성이 부족한 거 같더라. 고무적인 건 우리나라 로봇 공학도들 만나면 눈이 반짝반짝하는 열정 그거는 전 세계가 쫓아갈 수 없을 거 같다. 그 학생들의 반짝거리는 눈에서 우리나라 로봇의 미래가 보인다.”

“중국에서 2023년 개최한 월드로봇컨퍼런스(WRC)에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아 갔는데, 중국 정부에서 중국의 미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라고 발표를 하더라. 깜짝 놀랐다. 그리고 컨벤션 세션을 마치고 전시홀에 갔다. 웬만하면 어디서, 무슨 로봇을 연구, 개발하는지 로봇 하는 사람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여태까지 전혀 듣도보도 못한 처음 보는 휴머노이드 로봇 열 몇 대가 거기 있더라. 그래서 정말로 놀라웠다. 말 그대로 ‘Oh, My God!’이었다. 중국에서 요즘은 매 주 새로운 휴머노이드 로봇이 발표되더라. 정말 난리가 났다.”

보스턴컨설팅(Boston Consulting)에 따르면, 세계 로봇산업은 2020년 250억 달러에서 2030년 1,60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2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 고위험 업무 기피를 주요 성장요인으로 삼아 로봇 도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봇산업 성장의 축은 산업용 로봇에서 서비스 로봇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국제로봇연맹(IFR: 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 자료에 의하면 2020년 현재 세계 로봇산업 규모는 약 250억 달러로 산업용 로봇이 54%(132억 달러), 서비스용 로봇이 4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운영 중인 산업용 로봇은 2021년 기준 348만 대이며, 2020년 한 해 새로 설치된 산업용 로봇은 38만 4,000여 대, 2021년엔 51만 7,000여 대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국제로봇연맹은 기존에 2023년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를 48만 6,000여 대로 예상했으나, 예상보다 2년 앞당겨진 2021년에 예상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표 1> 주요국 로봇 기술 수준
출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2020년 기술평가수준’

2000년대 초에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과 독일, 일본과 같은 국가들의 자동차산업 설비투자와 글로벌화로 인한 제조 외주화로 중국의 산업용 로봇 수요가 급증했다. 2022년 현재, 국가별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 비중은 중국 44%, 일본 10%, 미국 8%, 한국 약 8%, 독일 약 6% 순으로 5개국이 전체 76%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도 아시아가 최대 시장이다. 로봇 도입률이 낮고 인건비가 상승하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에 산업용 로봇 도입이 앞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산업용 로봇의 주요 수요산업은 전기·전자 29%, 자동차 21%, 금속‧기계 11% 순으로 이들 3개 산업이 전체 61%를 차지하여 다른 산업의 로봇 도입 잠재력은 매우 풍부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은 2020년 현재 111억 달러이며, 2020~2024년에 연평균 20% 성장할 전망이다. 2020년 전문서비스 로봇 판매량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13만 2,000여 대이며, 세부 판매량 비중은 물류 33%, 전문 청소 26%, 의료용 로봇 14%, 접객 로봇 11% 순이다.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전문서비스용 로봇과 소비자용 로봇의 비중은 6:4이며, 전문서비스용 로봇(물류, 의료 등)이 소비자용 로봇 대비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0년 한국 로봇 시장 규모는 4조 4,600억 원, 매출액 기준으로 5조 4,700원을 기록했다. 한국 로봇 시장 내 제조업용 로봇(산업용 로봇)의 비중은 52%지만, 향후 서비스 로봇의 성장으로 서비스 로봇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산업용 로봇 판매량은 2020년 기준, 중국, 일본, 미국에 이어 세계 4위로 시장 규모는 2조 9,000억 원 정도 된다. 전기·전자, 자동차산업 중심으로 로봇 활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2020년 GDP 내 제조업 비중은 26%이며 2004년 32% 대비 다소 하락한 수치이다. 하지만 전 세계 제조업 부가가치 내 중국은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명실상부 세계 제조업 중심이다. 중국은 ‘중국 제조 2025’ ‘스마트제조 발전 계획’ ‘로봇산업 발전 계획’과 같은 정책 기조로 첨단 기술 바탕의 제조 강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제조 2025’의 핵심 분야로 로봇을 선정했으며, 로봇공학2021년에는 ‘14차 5개년 로봇산업 발전계획(2021~25)을 발표하고, 2035년까지 육성이 시급한 8대 전략적 신흥산업 중 하나로 로봇산업을 지정했다.

중국은 경제 개방 이후 저임금 및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기업들의 제조 시설을 중국으로 유인했다. 그 결과, 중국의 산업용 로봇 설치량은 빠르게 증가했으며, 더불어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1년에서 2017년까지 7년 간 중국의 산업용 로봇 설치는 연평균 48% 성장세를 보였다. 2011년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설치 점유율 12%였던 중국은 2022년 44%를 기록했다.

로봇 핵심 부품은 일본, 소프트웨어는 미국

<그림 3> 로봇의 범위
출처: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로봇의 핵심 부품은 일본이 기술력과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일본의 야스카와(Yaskawa), 파나소닉,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즈 등이 모터, 감속기, 제어기 등의 주요 사업자들이다. 산업용 로봇 정밀 감속기 시장은 나브테스코 41.3%,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즈 28.3%, 일본 전산심포 6.6% 등 일본기업들이 선도하고 있다. 중대형 감속기는 나브테스코, 소형감속기는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즈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 제조 로봇 최고 기술보유국인 EU의 기술 수준을 100으로 볼 때 일본 90.0, 미국 89.0, 한국 80.0, 중국 70.0 순으로 한국의 기술력이 중국 대비 다소 앞서고 있다. EU는 스마트 로봇에 필요한 통신 등의 기술을 선도하며, 스마트팩토리와 활발한 연계사업을 펼치고 있다. 일본은 로봇 제조기술은 우수하나 소프트웨어 등에서 EU 대비 다소 열세에 있다. 미국은 로봇에 AI적용 시도를 매우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으며, 중국은 해외기업 인수를 통해 기술력을 제고하고 있다.

서비스용 로봇의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으로 볼 때 일본‧EU 95.0, 중국 85.0, 한국 83.5 순으로 중국의 기술력이 한국 대비 다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서비스 로봇의 핵심 기술인 AI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EU는 미국 수준의 연구 인프라와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다소 뒤지고 있다. 반면 일본은 로봇 부품, 응용 및 서비스는 선도적이나 최신 ICT 기술 수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중국의 기술력은 선도국 대비 낮으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연구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된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서비스용 로봇의 기술 수준은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2.5~3년 정도 뒤처지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Dr. 홍이 개발한 재난구조 및 극한탐사 로봇 최고 기술보유국인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으로 볼 때 일본은 95.0, EU 90.0, 한국‧중국 80.0 순으로 한국과 중국 간 기술격차는 사실상 없다. 한국은 기술 측면에서 빠르게 선도국을 추격하고 있으나 상용화 실적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로봇 부품 최고 기술 보유국인 일본을 100으로 볼 때, 미국은 97.1%, 유럽 85.3%, 중국 71.2%, 한국 68.6% 순으로 한국의 기술력이 중국에조차 뒤지고 있다. 기술 격차는 2.3년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로봇 부품의 국산화율이 41% 수준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고 국산 부품 활용사례가 부족한 점이 기술 개발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AI 로봇, 그 가능성은 아직…

<그림 4> 빌 게이츠에게 아르테미스 로봇을 설명하는 데니스 홍 교수
출처: 데니스 홍 페이스북

이 같은 로봇 기술 상황에서 요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을 장착한 AI로봇, 즉 휴머노이드 로봇은 언제쯤 현실화할까? 로봇기술의 발달로 ‘인간과 같은 로봇’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가장 진보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르테미스를 개발한 Dr. 홍조차도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이르기에는 상당한 기술과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추측했다. 오히려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로봇이 인간처럼 완벽하게 구동하려면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사실과 같이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상식과 기본 지식을 알아야 한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자아의식을 가져야 진정한 감정도 생길 수 있다. 조금 철학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아직 인간조차 인간 행동에 대한 원인을 정확하고 완벽히 파악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로봇에게 인간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기대할 수 있겠는가. 기본적으로 로봇은 인간을 이해할 수 없고, 인간과 같이 행동하도록 만드는 데에도 회의적이다. 불가능이란 개념 자체를 싫어하지만 현재로서는 인간처럼 완벽하게 생각하고 구동하는 로봇이 언제 가능할지 상상이 안 되는 상황이다.”

다만 Dr. 홍은 로봇 기술의 성공적인 사업화를 위해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의 정확한 구현(안전성),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사용의 편의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의 연구소에서는 이러한 로봇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 몇 가지 접근방식을 사용한다고 했다.

“먼저 로봇 기술을 아예 오픈소스를 공개한다. 둘째로 창업을 한다. 실패는 성공을 위한 디딤돌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 창업은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학교를 통해 특허를 낸다. 하지만 특허는 담당 공무원이 그 기술의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로봇 기술을 아예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방법을 택했다.”

Dr. 홍이 오픈 소스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DARwin-OP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로봇 기술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로봇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로봇 내부에 접근해서 로봇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으며, 현재 로봇의 상용화를 가속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로봇에게 사람과 같은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선 AI 기술 도입이 필수적이다. 최근 AI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텍스트 기반의 ChatGPT, 이미지 기반의 Dall-e, 영상 기반의 SORA와 같은 Generative AI가 대표적이다. 로봇 AI의 경우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로봇 AI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대량의 물리적 지능(physical intelligence) 로봇 집적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는 아직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로봇의 다양한 움직임과 현실 상황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실제 물리적 환경에 대한 로봇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다. 시뮬레이션 툴을 이용해서 데이터를 얻어오는 방법도 있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실제 현실에서의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실제 환경에서 로봇을 테스트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한 뒤, 이러한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되었을 때 비로소 로봇은 점점 더 현실적인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사람과 같은 동작을 구현하는데 데이터 확보에 따른 노력도 필요하지만, 일반적인 자연법칙과 문화적 이해를 로봇에게 가르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물이 담긴 컵을 뒤집었을 때 물이 아래로 떨어지고, 이 물을 사람이 맞게 되면 찝찝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상식이지만 로봇에게는 이런 상식이 없다. 이러한 상식들 또한 데이터화가 완성되는 시점이 로봇이 사람과 조화롭게 어울려서 같이 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상식이 없는 한 사용할 수도 없다.”

최근 들어서 제프 베조스(Jeff Bezos), 빌 게이츠(Bill Gates), 일론 머스크(Elon Musk) 등등 로봇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 최고 리더들이 Dr. 홍을 초대해서 로봇에 관한 이야기와 최신 정보들을 나누고 있다고 Dr. 홍은 전했다. Off The Record로 몇 가지 사례를 소개했지만 지면에 실을 수 없는 내용이라 아쉽다.

결론은 세계의 모든 유명 로봇 과학자들이 Dr. 홍의 로멜라연구소를 찾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로멜라연구소는 명실상부 로봇과 로봇 기술의 메카인 셈이다.

* 이 글의 내용은 아시아연구소나 서울대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4권 14호 (2024년 5월 7일)

Tag: 휴머노이드로봇,데니스홍,로멜라연구소,로봇과학자,일론머스크

이 글과 관련된 최신 자료

  • 미래에셋증권 (2022).『글로벌 로보틱스: 현실의 로봇에 투자하라!』.
  • 산업통상자원부 (2019). 『로봇산업 발전방안』.
  • 유진투자증권 (2022). 『New Era: 로봇과 공존하는 세상』.
  • 한국로봇산업진흥원 (2021). 『2020 로봇산업실태조사』.
  • 한국수출입은행 (2022). 『이슈보고서: 로봇산업 동향 및 성장전략』.

데니스 홍 교수 인터뷰 후기

세계적인 로봇 과학자이자 UCLA 기계항공공학과 데니스 홍 교수와의 인터뷰는 그의 서울방문 일정에 맞춰, 지난 4월 17일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에서 진행되었다. 인터뷰어로서 두산로보틱스의 박경민 선임연구원이 참여하였으며, 아시아 브리프 박정원 편집위원과 박경민 선임연구원이 원고를 정리했다.

저자소개

박정원(jungwon5549@gmail.com)

현) 서울대학교 아시아 브리프 객원편집위원
전) 조선일보 기자

 

박경민(kyoungmin.park@doosan.com)

현) 두산로보틱스 선임연구원

주요 저서

『한국 산업의 이슈와 혁신전략』 (공저), (KAIST,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