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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4 - 4:00 pm
End
2026-09-04 - 6: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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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304호
본 워크숍은 아시아대도시가치조사(Asian Values Survey) 데이터에 기반한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이다. 개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사례연구와 더불어, 지역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는 가치 지형을 조명하는 비교 사례연구를 함께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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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지역정보센터 (ARIC)와 지역인문학센터는 9월 4일에 「아시아대도시가치조사를 통해 본 아시아의 가치지형」을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아시아대도시 가치조사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발표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본 워크숍은 아시아연구소와 한국리서치가 2022년 아시아 12개 도시와 서구 3개 도시의 시민 10,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시아 대도시 가치조사(Social Value Survey in Asian Cities)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가족형성과 자녀 인식, 주관적 지위와 도덕 감정, 제도 신뢰, 사회갈등 인식, 삶의 의미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아홉 편의 발표가 이어졌으며, 발표자들은 공통된 조사틀 위에서 서울·도쿄·베이징·델리 등 아시아 대도시의 가치지형을 비교하고 그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논의했다.
사사노 미사에(이바라키대학 인문사회과학부 현대사회학과)는 ‘가족형성의 조건은 누가 마련하는가: 아시아 5대 도시 비교로 본 도쿄’를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는 도쿄가 진학·취업을 계기로 전국의 청년을 흡수하면서도 일본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2024년 0.96)을 기록하는 현상을, 개인의 결혼·출산 의향이 아니라 가족형성에 필요한 조건과 부담을 누가 담당하는가라는 관점에서 재조명하였다. 발표자는 2022년 아시아 대도시 가치조사의 도쿄·서울·베이징·타이베이·싱가포르 응답을 결혼 전 조건, 세대 간 지원, 사회환경 인식, 가치의 이상과 현실 격차라는 네 층으로 나누어 비교하고, 이를 ‘가족형성을 둘러싼 규범적 부담배분’이라는 틀로 해석하였다. 분석 결과 도쿄에서 결혼 전에 요구되는 경제·고용·주거 조건은 5개 도시 중 특별히 높지 않았고, 가족지원 규범은 부모의 자녀 교육비 지원에 집중되는 반면 노부모 부양, 결혼비용, 손자녀 양육에서는 약하게 나타났다. 발표자는 개호보험의 도입과 고등교육의 낮은 공공부담이라는 제도적 배경이 이러한 선택적 배치와 맞물려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도쿄의 어려움은 부담의 크기 자체보다 가족이 담당하지 않는 부담을 누가 보완할지 전망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고 결론지었다.
윤종석(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은 ‘안정 속의 분투: 베이징 사람들의 꿈과 현실’을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는 김홍중·김석호 등의 ‘꿈-자본’ 논의를 확장하여, 개인의 꿈꾸는 능력이 사회적으로 생산·배분된다는 전제 아래 베이징의 ‘도시 열망체제’를 탐색하였다. 발표자는 먼저 베이징 표본이 자가 거주 96.7%, 기혼·동거 84.4% 등 도시 제도에 안정적으로 편입된 ‘정착된 도시민’의 단면임을 밝힌 뒤, 삶의 만족·기회이동 신뢰·정부 효능감이 서울·도쿄·타이베이보다 높으면서도 경쟁적 분투 성향과 결혼 진입조건, 가족의무 역시 함께 높다는 ‘첫 번째 역설’을 제시하였다. 이어 베이징의 열망간극이 작은 것은 욕망이 낮기 때문이 아니라 현재 위치와 만족문턱이 모두 높기 때문이며, 그 간극은 직업조건에 따라 불평등하게 배분된다고 분석하였다. 특히 사회적 지위 미충족이 삶의 만족을 낮추는 기울기가 서울·도쿄·타이베이에서는 뚜렷한 반면 베이징에서는 거의 0에 가깝다는 비교사회학적 반전을 제시하고, 가족·부근·국가라는 세 층의 인프라가 만족문턱을 만들고 비용을 배분하며 미충족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정착된 분투자들’을 구성한다고 해석하였다.
김란·남은영(서울대 아시아연구소)은 ‘압축적 근대화와 동아시아 여성 가족가치 비교 연구: 서울, 베이징, 도쿄 거주 청년여성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는 장경섭의 압축적 근대성과 ‘개인주의 없는 개인화’, 맥도널드의 젠더 형평성 이론, 오치아이의 반(半)압축적 근대성, 옌윈샹의 하향적 가족주의 등을 해석 도구로 삼아 한중일 세 도시의 만 18~39세 여성 498명의 결혼관·자녀관·성역할 인식·부모자녀관계를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한국 청년여성은 성별 위계·권위 문항에서 3국 중 단독으로 가장 평등주의적이면서도 자녀를 자유·경제·경력의 비용으로 인식하는 정도는 최고, 자녀의 보상 인식은 최저를 기록해 ‘평등주의의 최전선이자 육아부담의 최전선’이라는 고(高)비동조 사회의 전형을 보였다. 중국 청년여성은 상향 부양과 하향 지원 양방향 모두에서 가장 강한 규범을 보여 옌윈샹의 하향 편중 명제가 도시 청년층에서는 ‘양방향 강화’로 변형됨을 시사했으며, 일본 청년여성은 안정적 직업을 결혼 조건으로 덜 중시하고 성역할 태도에서는 세대 간 정체, 자녀관에서는 오히려 젊은 세대가 더 긍정적인 ‘역행’을 보였다. 발표자들은 한중일의 가족가치가 전통-근대라는 단일 축으로 서열화되지 않으며, 압축의 정도와 국가가 형성한 젠더·모성 규범의 역사에 따라 영역별로 이탈하는 국가가 달라진다고 결론지었다.
두베아비세카(서울대 정치외교학부)는 ‘주관적 평균소득 오인식과 제도 신뢰도: 델리 사례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는 심각한 불평등을 겪는 인도가 매우 높은 제도 신뢰도를 보이는 역설에서 출발하여, 소득 분포에 대한 인식이 사회 전체를 조망한 결과가 아니라 응답자가 속한 동질적 준거집단 네트워크를 통해 형성된다고 주장하였다. 발표자는 델리 표본 700명을 대상으로 응답자가 ‘평균 소득자’를 0~10점 사다리 어디에 두는지와 정기노동력조사에서 도출한 실제 중위 위치(6)의 차이를 ‘위치 오인식’으로 측정하고, 이를 정부 효능감 및 종교기관 신뢰도와 연결하였다. 분석 결과 응답자가 인식하는 불평등의 폭은 신뢰도와 무관했으나 위치 오인식은 두 종속변수 모두와 일관되게 연관되었으며, 그 관계는 비대칭적이어서 평균 소득자를 실제보다 높게 보는 과대 추정자에게서만 신뢰도가 뚜렷하게 상승하고 과소 추정자는 정확한 인식자와 차이가 없었다. 이 효과는 응답자 자신의 상대적 소득 위치를 통제한 뒤에도 유지되었다. 발표자는 이러한 결과가 불평등-신뢰 연구를 위치 기반 설명으로 확장하며, 심하게 계층화된 사회에서 네트워크에 제한된 인지가 제도 신뢰를 지속시키는 인식적 경로를 보여준다고 평가하였다.
허정원(서울대 아시아연구소)은 ‘서울은 가족을 만들기에 비싼 도시인가? 아시아의 도시 비교를 통해 본 서울의 자녀 가치, 사회 인식, 그리고 신뢰의 구조’를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는 집값·고용불안·사교육비 같은 익숙한 저출산 설명이 서울만의 특수성을 포착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15개 대도시 비교를 통해 서울 시민이 결혼·자녀·가족부양·공정성·신뢰를 어떻게 묶어 인식하는지 검토하였다. 분석 결과 서울 시민이 결혼의 경제적 조건을 다른 대도시보다 특별히 더 중시한다고 보기는 어려웠으나, 자녀를 ‘인생의 기쁨’으로 보는 비율(약 67%)이 ‘경제적 부담’으로 보는 비율(약 81%)에 역전되고 자유·경제·경력 제약 인식은 모두 최고 수준이며 노후 보탬 기대는 최하위권인, 효용은 낮고 비용은 높은 비대칭 구조가 확인되었다. 성인 자녀의 노부모 부양, 부모의 교육비 지원, 조부모의 손자녀 돌봄에 대한 동의율도 40%대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발표자는 여기에 사회가 행복·통합·공정하다는 평가가 조사도시 중 가장 낮고, 능력주의 규범은 지지하되 현실은 배경이 좌우한다고 믿으며, 낯선 타인에 대한 신뢰가 10% 미만에 머무는 인식이 겹친다고 지적하면서, 서울의 저출산을 인구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공정성·돌봄·미래에 대한 신뢰의 문제로 다시 볼 것을 제안하였다.
박현아(서울대 사회학과)는 ‘무엇이 자녀의 의미를 예측하는가? 머신러닝으로 살펴본 15개 대도시의 자녀 인식’을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는 출산이 성찰적 선택이 된 저출산 시대에 자녀 인식이 도시마다 어떻게 다르며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드는지를, 변수 간 관계에 대한 사전 가정을 최소화한 귀납적 접근으로 탐색하였다. 발표자는 아시아 대도시 가치조사의 거의 모든 문항인 311개 변수를 Gradient Boosting과 Random Forest에 투입하고 SHAP 값으로 예측 기여를 분해하여, 자녀의 기쁨·노후도움·자유제약·경제부담·경력제약 다섯 차원을 도시별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인구사회학적 조건이나 삶에 대한 평가보다 가족·결혼·젠더 규범이 75개 조합 전부에서 예측에 기여하는 압도적 변수군이었으며, 자녀의 정서적 가치는 가족주의가, 비용은 성역할 태도가, 도구적 가치는 세대 간 의무 인식이 각각 예측하는 차원별 구조가 드러났다. 특히 ‘취업모의 미취학 자녀는 고생한다’는 한 문항이 비용 세 차원에서 거의 모든 도시의 상위 10위에 들어 가장 강력한 예측요인이었다. 발표자는 초저출산 도시인 서울·도쿄·타이베이가 예측력이 가장 낮고 공통 구조에서 가장 크게 벗어나며, 서울에서는 교육기회 균등·재산격차 등 불공정 인식이 자녀의 비용을 예측하는 독특한 렌즈로 작동한다고 강조하였다.
하상응(서강대 정치외교학과)은 ‘주관적 지위 인식이 죄책감과 부끄러움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는 서양-동양을 개인주의 대 집단주의로 환원하고 동아시아를 단순한 ‘부끄러움 문화’로 획일화해 온 비교문화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고, 개인이 사회적 사다리에서 자신의 위치를 어떻게 인지하는가가 도덕 감정의 부침을 설명하는 심리적 기제일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발표자는 Cohen 등의 GASP 척도로 죄책감(부정적 행동 평가·수습 의도)과 부끄러움(부정적 자기 평가·철회 회피)을 네 하위 차원으로 측정하고, 소득·학력·사회적 지위 각각에 대해 만족 기준과 현재 위치의 차이인 ‘열망 격차’와 평균 대비 ‘우위 격차’를 독립변수로 구성하였다. 분석 결과 서울 응답자는 세 차원 모두에서 열망 격차가 비교 도시 중 가장 크고 우위 격차는 도쿄와 함께 최하위권이었으며, 열망 격차가 클수록 행동 반성·수습 의도·내면적 자기 비하는 유의하게 증가하지만 회피 행동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독특한 정서 구조를 보였다. 반대로 소득과 지위의 평균 대비 우위 인식은 수습 의도와 자아 비하를 함께 완화하는 심리적 완충 장치로 작동하였으나 학력에서는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결핍에는 민감하고 우위에는 둔감한 비대칭적 특성이 확인되었다.
김지혜(서강대 사회학과)는 ‘문화경직성과 사회갈등 인식: 15개 글로벌 대도시 비교 연구’를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는 객관적 사회적 균열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정도의 갈등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출발하여, 사회규범이 얼마나 강하고 명확하게 작동하는지를 나타내는 문화경직성(Gelfand et al. 2011)을 갈등 해석의 문화적 조건으로 주목하였다. 발표자는 강한 규범이 사회적 조정을 통해 갈등 인식을 낮출 가능성과, 규범적 경계가 명확할수록 차이와 대립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져 갈등 인식을 높일 가능성이라는 상반된 두 예측을 제시하고, 10,500명 자료에 대한 OLS 회귀분석으로 이를 검토하였다. 분석 결과 개인 특성과 도시 고정효과를 통제한 뒤에도 지각된 문화경직성이 1표준편차 높을수록 사회갈등 인식은 약 .38표준편차 높았으며, 이 정적 관계는 빈부·노사·젠더·세대·정치성향 등 아홉 개 갈등영역 모두에서, 그리고 베이징을 제외한 14개 도시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발표자는 이 결과가 규범적 질서와 사회적 조화가 동일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사회갈등을 구조적 균열뿐 아니라 그것이 인식·해석되는 문화적 과정의 문제로 볼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임동균(서울대 사회학과)은 ‘국제비교를 통해 살펴본 서울시민의 가치 지향과 삶의 의미’를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는 2021년 퓨 리서치 조사에서 17개 선진국 중 한국만이 삶의 의미로 ‘물질적 풍요’를 1위로 꼽았다는 결과를 출발점으로, 삶의 의미 11개 항목을 표준화된 폐쇄형 문항으로 평점과 순위 두 방식으로 물었을 때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검토하였다. 분석 결과 순위 방식에서는 15개 도시 전부에서 예외 없이 가족이 1위였고 서울도 절반(49.8%)이 가족을 택해, 퓨 리서치의 결과는 측정 방식의 산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응답 양식을 보정하면 도쿄·서울·타이베이·싱가포르·베이징 순으로 동아시아 도시들이 물질적 풍요를 상대적으로 가장 중시하는 뚜렷한 지역 패턴이 드러났으며, 서울의 경우 물질 추구가 압도적으로 높다기보다 취미·학습·경험에서 얻는 비물질적 의미, 관계에 대한 선호, 타인 신뢰, 여가의 양과 질에 대한 만족이 모두 최하위권이어서 ‘물질 추구의 과잉’보다 ‘비물질적 의미의 결핍’으로 특징짓는 것이 정확하다고 보았다. 발표자는 의미 원천의 다양성이 도시 수준 행복도와 +0.87의 상관을 보인다는 점을 들어, 필요한 것은 물질주의 배격의 도덕주의적 담론이 아니라 여가·관계·배움과 경험의 여건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