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 마살라 향기를 맡으며 발리우드에 빠지다
마살라 향기를 맡으며 발리우드에 빠지다
오감(五感)이 즐거운 인도와의 만남
권순희 기자 | way0214@snu.kr
커리의 톡 쏘는 매콤함을 좋아하고 영화 「세 얼간이」의 ‘알 이즈 웰’을 잊지 못하는 당신. 인도는 생각보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다. 지난 19일(화)부터 21일까지 아시아연구소 주관 하에 인도의 문화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인도문화주간’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아시아 문화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관련 연구 기반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된 ?Asian Cultural Awareness Project?의 첫 번째 순서이며 올해 한국과 인도가 수교한 지 40주년을 맞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돋보였다. 행사는 인도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강연들과 전시회, 영화 상영과 인도 문화 체험 프로그램까지 다채롭게 구성됐다.
▲ 사진: 까나 기자 ganaa@snu.kr
행사의 막은 비쉬누 프라카쉬 주한 인도 대사의 특별 초청 강연이 열었다. 비쉬누 프라카쉬 주한 인도 대사는 한국에 대한 진솔한 애정을 표하며 인도와 한국이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20년 가까이 인도에서 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을 알리는 동시에 저술 활동을 통해 한국에 인도를 소개해 온 김도영 교수(인도 델리대 동아시아과)는 ‘인도문화특강’에서 풍부한 사진 자료를 통해 인도의 정치 문화적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인도 사회에선 계급 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기존의 신앙 중심적 사고에서 인간 중심적 사고로의 움직임이 보인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각각 서구식 복장과 전통 의상을 입은 남자 두 명과 여자 두 명의 사진을 제시하며 “서구식 복장을 했을 때 남성은 좋은 대접을 받지만 여성은 비난을 받는다”며 인도에서 서구화가 성별에 따라 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재성 씨(인류학과·08)는 “인도는 신비롭다고만 느껴왔는데 강연을 통해 인도의 현실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주한인도문화원과 공동으로 주관한 ‘인도 커뮤니티 페어’에선 참가자들이 인도 문화를 직접 느껴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행사들이 마련됐다. 이 중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은 곳은 요리 교실이었다. 참가자들은 인도인 요리사의 느릿한 한국어 설명에 집중하며 인도식 만두 ?사모사?를 만들었다. 인도의 전통 무용 까탁과 발리우드 댄스 교실 역시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 특히 빠른 박자의 음악에 맞추어 진행된 발리우드 댄스교실은 참가자들의 어깨가 절로 들썩이게 만들었다. 주한인도문화원에서 까탁과 발리우드 댄스를 가르친다는 마노제 씨는 “이번 행사는 인도 문화의 다양한 측면들 중에 작은 부분을 소개하지만 학생들이 인도를 좀 더 알게 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한편 차분한 분위기 아래 진행된 요가 교실에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유연한 동작 속에 깃든 절도를 느낄 수 있었다. 이현경 씨(심리학과·11)는 “인도인 강사들에게 직접 춤과 요가를 지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체험행사엔 서울대 내 인도 학생들도 참가해 한국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인도문화주간’에선 이 외에도 인도를 발상지로 하는 불교를 소재로 한 임옥상 화백의 작품, 인도 동화 일러스트와 한국전쟁 중 인도군의 사진 전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은 발리우드 영화 및 다큐멘터리 상영 등 다양한 문화 행사도 진행됐다. 아시아연구소는 ?Asian Cultural Awareness Project?의 다음 순서로 중앙아시아와 이슬람 지역과의 문화 교류 행사를 계획 중이다. 이에 대해 아시아연구소 강명구 소장은 “앞으로 있을 행사에도 학내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