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말라가는 중동, 기후난민 시대

[경향신문] 말라가는 중동, 기후난민 시대

[구기연 HK교수(HK+메가아시아연구사업단, 서아시아센터)]

 

“물, 전기, 생명-우리의 기본 권리!” 올해 5월부터 이란 곳곳에서 터져 나온 절규다.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사흘째 물이 끊긴 채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의 외침이었다. 테헤란의 라트얀 댐은 9%의 물만 남았고, 마슈하드의 아르다크 댐은 3%에 불과했다. 이란 전역 19개 댐이 사실상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 11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비가 오지 않으면 테헤란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비를 기원하는 기우제가 사원에서 열리기도 했다. 또한 이란 전역에서 이 기후위기에 맞선 시위들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국가의 대통령이 1500만명이 사는 수도의 이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위기의 심각성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