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유튜브 뉴스 이용과 확증편향성
본 연구는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유튜브 뉴스 이용이 이용자의 확증편향성을 강화하고, 그 결과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한다는 우려를 개인 수준에서 경험적으로 검증해 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한국인의 유튜브 뉴스 이용률이 낮을 뿐 아니라 일부 이용자들의 확증편향적 뉴스 이용 행태에도 불구하고 이는 진보/보수의 이념스펙트럼 양극단 모두에서 관찰되지는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패널 설문조사를 통한 인식론적 측면은 물론 6개 주요 뉴스 채널의 유튜브 이용 행태에서 역시 일관된 이러한 결과는 한국 사회 내 확증편향적 유튜브 뉴스 이용과 그에 따른 정치적 양극화에 대한 우려는 경험적 근거가 약하다는 것을 함의한다.
들어가며
민주주의에 대한 최소주의적 접근법은 민주주의가 잘 기능하기 위한 중요 요소 가운데 하나로써 대중들이 ‘계몽된 이해(enlightened understanding)’를 지닐 것을 요구한다. 이는 자율성이 보장된 다양한 뉴스 미디어가 대중들에게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권력자들의 책임성을 보증하고 대중들이 공적 사안에 대한 논의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이 글은 민주주의 유지, 발전을 위한 이 같은 미디어의 역할이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겪고 있는 전환의 양태를 검토하고, 그로부터 파생된 정치적 양극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한국 사회 내에서 유튜브를 통한 시사, 정치 뉴스의 이용이 확증편향성(confirmative bias)을 심화하고, 그로 인해 정치적 양극화를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의심을 해소해 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에 답한다. 첫째, 한국 사회 내 유튜브를 통한 뉴스 이용은 어느 정도 진전되었는가? 둘째, 한국 사회 내 유튜브 뉴스 이용의 확증편향성은 존재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그러한 확증편향성은 점차 강화되고 있는 것인가? 이 두 질문은 유튜브 뉴스 이용의 사회적 효과, 특히 정치적 양극화에 대한 효과를 논의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한국인의 유튜브 뉴스 이용률이 매우 저조하다면 그에 따른 사회적 효과에 대한 논의의 타당성은 낮기 때문이다. 또한, 유튜브 뉴스 이용의 확증편향성이 관찰되더라도 그러한 경향이 지속적이며, 진보/보수의 이념스펙트럼 양극단에서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이 검증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 사회 내 점증하는 유튜브 뉴스 이용에 대한 분석에도 불구하고 아직 유튜브 뉴스 이용 현황에 대한 조사에서부터 개인별 뉴스 이용의 확증편향성의 시기적 변화까지를 체계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없다. 이는 개인별 뉴스 이용 행태의 시기적 변화를 검증할 자료가 없다는 한계에서 기인하지만, 정치적 양극화와 같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를 과장할 가능성으로 인해 더욱 심각한 문제다. 이러한 인식 아래 본 연구는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와 필자가 수집한 유튜브 이용 행태에 관한 개인 수준의 자료를 활용하여 한국인의 유튜브 뉴스 이용의 확증편향성에 대한 기초적인 탐색 결과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2020년과 2022년에 이루어진 패널설문조사 자료와 튜브플런저(TubePlunger)라는 온라인 플랫폼 개발을 통해 축적한 6개 주요 유튜브 개인 뉴스 채널의 이용 행태에 관한 자료를 활용한다. 특히 설문조사 과정에서 각 응답자에게 유튜브 아이디를 적도록 하고, 설문 응답자의 아이디와 6개 개인 유튜브 뉴스 채널 시청자의 아이디가 일치한 응답자들을 분석함으로써 설문에 드러난 인식론적 측면과 실제 채널 시청행태에서 드러난 행태론적 측면의 분석 결과를 비교하고자 한다.
유튜브와 확증편향적 정보이용
유튜브 뉴스 이용이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우려는 유튜브 뉴스의 확증편향적 이용에 대한 예측에 기초한다. 이는 개인의 정보 소비는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적으로(selective) 이루어진다는 전통적인 미디어 이론에 기초한다. 자신이 기존에 지닌 신념 또는 이념에 따라 선호하는 정보는 시청하고 싫어하는 정보는 배제하는 선택적 노출(selective exposure)은 개인의 확증편향성을 강화하고, 그 결과 진보/보수의 이념스펙트럼 양극단에서 서로 소통하지 않는 뉴스 시청자 집단이 정치적 양극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경험적 연구는 이러한 경향이 디지털 미디어 환경 아래서도 유의미하다는 것을 검증하고 있다. 특히, 유튜브는 맞춤형(customized) 정보 및 동영상 자동추천 기능을 활용한 반향실(eco-chamber) 효과를 강화하면서 이러한 예측의 타당성을 심화한다. 한편,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 제공하는 양적, 질적으로 풍부해진 정보가 정보 소비의 균형성(balance)을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따르면, 새로운 미디어 환경 아래서 신문, TV, 라디오 등 전통적 매체가 수행했던 의제설정(agenda-setting) 기능은 점차 약화되는 반면,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활용하는 개인은 정보의 소비자임과 동시에 생산자로서 더욱 능동적인 민주적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사회는 양극화된 정당 정치가 만연하면서 그 원인을 개인의 확증편향적 정보 소비에서 찾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특히 유튜브가 문제라는 의견이 다수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정치적 시위 현장을 주도하거나, 시위 현장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극단적인 개인 유튜버들이 양산하는 정보나 그러한 정보의 진위를 구별하지 않은 채 시청에 열중하는 다수의 대중이 존재한다는 믿음이 깔려있다. 과연 이러한 우려는 사실에 가까운 것인가?
한국 사회 내 유튜브 뉴스 이용 현황
매해 이루어지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거시적 수준에서 일단 정치적 양극화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유튜브 뉴스 이용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림 2. 가>에 따르면, 넷플릭스. 티빙, 유튜브 등을 포함한 온라인 동영상 매체를 통해 뉴스를 시청한 한국인은 전 연령대에 걸쳐 최근 5년 동안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온라인 동영상 매체 가운데 95% 이상이 유튜브를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시청하는 한국인의 비율이 전 연령대에 걸쳐 증가하였다.
그러나 <그림 2. 가>에서 더욱 두드러진 특징은 한국인의 유튜브 뉴스 이용률은 일정한 임계점(threshold)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우선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유튜브 뉴스 이용률은 2021년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하고 있다. 또한, 2022년 유튜브 뉴스 시청률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 연령대에 걸쳐 20% 중반에 수렴하고 있다. 이 같은 유튜브 뉴스 시청률의 감소와 수렴의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할지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유튜브가 시사, 정치 뉴스 중심의 동영상 매체라기보다는 생활정보, 오락, 교육 등과 관련된 범주의 동영상이 지배적인 매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유튜브 이용 현황을 제공하는 통계사이트인 스태티스타(statista.com)에 따르면, 2023년 가장 높은 시청률은 음악과 아동 관련 컨텐츠를 제공하는 채널이 기록했다. 결국, 현재 유튜브 뉴스 시청률과 유튜브 내 지배적인 컨텐츠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유튜브 뉴스 시청에 따른 정치적 양극화에 대한 우려나, 그러한 우려가 미래에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의 타당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2022년 한 해 동안 한국인이 뉴스 시청을 위해 이용한 미디어를 연령대별로 구분한 <그림 2. 나> 역시 유사한 함의를 제공한다. TV와 인터넷 포털을 통한 뉴스 이용률과 비교할 때, 유튜브를 포함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낮다. TV는 여전히 50대 이상에서 80%가 넘는 비율의 시청자를 지니고 있으며, 50대 이하의 주요 뉴스 시청원은 인터넷 포털이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TV나 인터넷 포털을 통해 뉴스를 이용하는 집단과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시청하는 집단의 확증편향성의 강도가 심각하게 차이가 나는 경우이다. 유튜브 뉴스 시청률이 20~25%에 머무르더라도 이들이 일정한 이념적 성향에 기초하여 확증편향성을 뚜렷이 강화하는 방식으로 이용한다면 그에 따른 사회, 정치적 영향력도 간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확증편향적 유튜브 뉴스 이용?
그러면, 뉴스를 보기 위해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는 대략 20~25%의 한국인들은 어느 정도의 확증편향성을 보이는가? 그리고 그러한 확증편향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강화되는가?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본 연구는 패널설문조사에 드러난 인식론적 자료와 진보와 보수 성향을 대표하는 각각 3개의 유튜브 뉴스 채널의 이용 행태에 관한 자료를 동시에 검토하였다. 먼저 <그림 3>은 2022년 4월 10일을 기준으로 6개 유튜브 개인 뉴스 채널 이용자의 아이디(ID)를 분석단위로 각 채널 방문의 지속성(duration)을 살펴본 것이다. 채널 이용자의 아이디별 각 채널 방문의 지속성은 6개 채널 이용 행태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2019년 1월 1일부터 2020년 4월 10일까지 각 채널을 방문한 이용자 아이디를 모집단으로 하여 개별 아이디마다 최종 방문일부터 최초 방문일을 뺀 방문 일수로 측정하였다. 예를 들어, 2020년 4월 10일 ‘홍길동’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신의 한수’를 시청한 것을 확인하고 2019년 1월 1일 이후 동일한 아이디의 이용자가 ‘신의 한수’가 제공하는 비디오를 최초로 시청한 시점을 추적한 결과 2020년 4월 1일이었음을 확인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홍길동’이라는 아이디가 ‘신의 한수’를 방문한 지속성은 10일로 측정되는 것이다.
<그림 3>은 채널 방문 지속성과 관련하여 두 가지 확연한 특징을 보여준다. 첫째,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성향과 무관하게 각 채널 이용자의 지속성은 상당히 동질적인 분포를 지닌다. 6개 채널 모두 1,000명 이상 100,000명 이하의 시청자들은 100일 미만 동안 각 채널을 이용하였다. 이는 다수의 한국인은 정치, 시사 뉴스 시청을 위해 특정 유튜브 채널에 집착하기보다 이슈에 따라 채널을 옮겨 다니는 것이 지배적임을 함의한다. 둘째, 1,000명 미만의 시청자들 가운데 일부는 1,000일 이상 장기간 각 채널을 이용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일정 수의 한국인들은 진보 또는 보수적 성향을 확연히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진 유튜브 채널에 충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두 결과를 종합하면, 유튜브 뉴스 이용을 통해 확증편향성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이용자는 상대적으로 소수이지만, 이들의 확증편향적 정보 이용 행태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표 1>은 또한 6개 유튜브 뉴스 채널 시청자 가운데 일부의 확증편향적 뉴스 이용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의 양쪽 모두 관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표 1>의 유형1은 6개 채널 가운데 하나만 시청한 이들이다. 예를 들어, 148,552개의 아이디는 알릴레오라는 채널만을 시청하고 있다. 또한 진보성향의 3개 채널 이용자를 합하면 약 53만 명 정도이며, 보수성향의 3개 채널의 이용자를 합하면 약 43만 명 정도이다. 대략 96만 명의 한국인이 이념적 성향이 강하면서 동시에 대중성이 높은 유튜브 채널로부터 뉴스를 시청하고 있는 것이다. 유형2는 뉴스 시청을 위해 진보의 3개 채널을 모두 이용하는 사람이 12만 명, 보수의 3개 채널을 모두 이용하는 사람이 11만 명 정도임을 보여준다. 이들은 진보성향을 대변하는 3개 채널을 모두 이용하면서 보수성향의 채널은 이용하지 않거나, 보수성향을 대변하는 3개 채널을 모두 이용하면서 진보성향의 채널은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확증편향성이 강한’ 뉴스 시청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치 뉴스를 전달하는 6개 주요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약 96만 명의 유튜브 뉴스 이용자 가운데 약 23만 명(약 24%)이 확증편향적으로 뉴스를 이용하고 있다. 한편,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성향의 차이 없이 6개 채널을 모두 이용하는 유형3은 대략 5만 명(약 5%) 정도이다. 이들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가 초래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정치적 편향 없이 균형적으로 뉴스를 이용하고 있다. 결국, 6개 주요 유튜브 뉴스 채널만을 고려했다는 한계와 그에 따른 오차(errors)에도 불구하고, <표 1>의 결과는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시청하는 한국인 가운데 확증편향적으로 이용하는 비율은 균형적으로 이용하는 비율의 대략 5배 정도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표 1> 6개 유튜브 채널 이용 현황, 2022년 10월 기준 | ||||
채널명 | 이념성향 | 유형1 | 유형2 | 유형3 |
알릴레오 | 진보 | 148,552 | 122,336 | 48,961 |
김용민TV | 진보 | 272,008 | ||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진보 | 108,785 | ||
소계 | 529,345 | 122,336 | ||
신의 한수 | 보수 | 171,202 | 107,504 | |
펜앤마이크TV | 보수 | 173,688 | ||
홍카콜라 | 보수 | 85,596 | ||
소계 | 430,486 | 107,504 | ||
총계 | 959,831 | 229,840 | 48,961 | |
출처: 이용자 아이디 기반 각 채널 이용행태 자료 축적 플랫폼, TubePlunger (http://recsys.cau.ac.kr) |
그러면 위와 같은 확증편향적인 뉴스 이용자는 확증편향성을 더욱 강화하는가? 또한, 그렇다면 이러한 강화는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스펙트럼의 양극단 모두에서 관찰되는가? <그림 4>는 6개 채널을 통해 관찰된 확증편향적 뉴스 이용 행태가 보수와 진보의 이념스펙트럼 양극단에서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오히려 보수 채널을 통한 뉴스 이용자에게서만 확증편향성이 강화되고 있다. <그림 4>의 x축을 구성하는 ‘보수확증편향성’ 지표는 6개 채널 전체 이용 강도에서 보수 채널 이용 강도의 비율로 측정한 지표이다. 따라서 ‘보수확증편향성’ 지표가 0.5에 근접할수록 균형적 뉴스 이용 행태를, 0과 1에 근접할수록 각각 진보확증편향적 뉴스 이용과 보수확증편향적 뉴스 이용을 의미한다. 0.61로 나타난 지표의 평균과 오른쪽의 높은 밀도는 6개 유튜브 채널 이용자들에게서 보수확증편향성은 상대적으로 강한 반면, 진보확증편향성은 상대적으로 미비하다는 점을 함의한다. 다시 말해, 2019년부터 2022년 사이 유튜브를 통한 뉴스 이용의 확증편향성은 보수이념성향의 채널 이용자들에게서 주로 관찰된다.
<그림 5>는 6개 유튜브 뉴스 채널의 이용 행태를 통해 드러난 위와 같은 결과가 패널설문조사에서도 유사하게 드러나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설문조사에서 응답한 아이디가 6개 유튜브 뉴스 채널의 이용자 아이디와 동일한 대상만을 분석했음에도 패널설문조사의 결과는 보수확증편향성은 2020년에 비해 2022년 감소했다는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다. 2020년 보수확증편향성 분포를 보여주는 파란색 실선과 2022년 보수확증편향성 분포를 보여주는 빨간색 점선을 비교하면, 균형적 정보이용에 해당하는 0.5를 기준으로 좌측의 진보확증편향적 정보이용의 비율이 약간 상승한 반면, 우측의 보수확증편향적 정보이용의 비율이 약간 감소한 것이다. 또한 2020년과 비교할 때 2022년 보수확증편향성이 변화한 분포를 보여주는 <그림 5. 나>의 시기별 변화 역시 0을 기준으로 좌측에 길게 늘어진 분포는 2020년에 비해 2022년 보수확증편향성이 약해진 이들이 적지 않음을 의미한다.
보수확증편향성과 관련된 패널설문조사 결과와 6개 유튜브 뉴스 채널 이용 행태 간 이와 같은 상반된 결과는 6개 채널을 이용하면서 쓰는 아이디와 설문에 응답한 아이디가 동일한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나타난 오류일 수 있다. 이 외에도 패널설문조사의 응답자들이 실제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용에 대한 기억이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오류도 가능하다. 유튜브 뉴스를 순간적으로 여러 루트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설문 응답자의 기억이 실제 본인의 이용 행태에 대한 정확한 기억이 아닐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두 자료의 분석 결과가 보여주는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질문과 관련하여 더욱 중요한 점은 6개 채널 실제 이용 행태 뿐만 아니라 패널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확증편향적 정보 이용 행태는 보수와 진보 이념성향의 양극단 모두에서 관찰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유튜브 뉴스 이용에 따라 한국 사회가 정치적으로 양극화되고 있다는 의심은 확증편향적 정보 이용 행태가 이념성향의 양극단에서 강화되는 양봉형 분포를 예상하는 반면, 행태적 자료나 인식론적 자료 모두 이러한 양극단에서의 확증편향성의 강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나가며
본 연구는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유튜브 뉴스 이용이 이용자의 확증편향성을 강화하고, 그 결과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한다는 우려를 경험적으로 검증해 보고자 하였다. 특히 그동안 개인 수준에서 체계적인 검증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현실을 유튜브 이용 행태적 자료와 설문에 드러난 인식론적 자료를 통해 해소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세 가지 점에서 한국 사회 내 확증편향적 유튜브 뉴스 이용과 그에 따른 정치적 양극화에 대한 우려는 경험적 근거가 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첫째, 한국인의 유튜브 뉴스 이용률은 전 연령대에 걸쳐 20~25% 수준으로 한국 사회 내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할 수준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둘째, 95만 명에 달하는 6개 주요 뉴스 채널의 유튜브 이용자 가운데 약 24% 정도인 23만 명만이 확증편향적 뉴스 이용 행태를 보였다. 이는 5% 수준이었던 균형적 이용 행태에 비해 대략 5배나 많지만 유튜브 뉴스 이용자의 일반적 이용 행태로 간주하기는 어렵다. 셋째, 유튜브 이용 행태에 관한 자료는 물론 패널 설문조사를 통한 인식론적 자료에서 역시 이념적으로 보수/진보의 양극단에서 확증편향성이 강화되는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기껏해야 행태적으로는 보수확증편향성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났으며, 인식론적으로는 미미하게 진보확증편향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인의 유튜브 뉴스 이용이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일부 이용자 행태에 근거한 성급한 선택적 일반화일 수 있음을 함의한다.
글을 마치며 한 가지 추가할 언급은 본 연구 결과는 추후 분석대상을 늘리는 자료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3년이라는 장기의 시간에 걸친 패널설문조사는 최초 응답자 가운데 일부가 결측(missing)되는 결과로 이어졌고, 그 결과 패널설문 응답자와 6개 채널 이용자를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364명이었다. 더구나 이들 가운데 일부는 6개 채널 이용과 관련된 일부 설문 문항에 답하지 않음으로써 최종 분석은 128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유튜브 이용 아이디를 중심으로 패널설문조사에 드러난 인식론적 측면과 6개 유튜브 개인 뉴스 채널의 실제 이용 행태를 비교하려는 독창적인 연구방법을 고안했음에도 분석대상 수가 유튜브 뉴스 시청 인구에 비해 매우 빈약한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시도해보지 못했던 개인 수준의 유튜브 이용 행태와 사회적 효과에 대해 체계적인 분석을 최초로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 이 글의 내용은 아시아연구소나 서울대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Tag:한국인,유튜브,뉴스,확증편향성,TubePlu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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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승진·한정훈 (2021). “유튜브는 사용자들을 정치적으로 양극화시키는가? 주요 정치 및 시사관련 유튜브 채널 구독자에 대한 설문조사 분석.” 『현대정치연구』 14(2), 5-23.
- 한정훈 (2021). “유튜브 정치채널 시청의 결정요인과 표본선택편향.” 『한국정치학회보』 55(5), 93-118.
- Han, JeongHun (2022). “Who Consumes Political News Through YouTube? An Applicatgion of the OMA Framework to YouTube Use in South Korea.” Korea Observer 53.
- Pearson, G. D. H., and Knobloch-Westerwick, S. (2019). “Is the Confirmation Bias Bubble Larger Online? Pre-election Confirmation Bias in Selective Exposure to Online versus Print Political Information.” Mass Communication and Society, 22.
- Tran, Giang T. C., Nguyen, L. V., Jung, Jason J., and Han, JeongHun. (2022). “Understanding Political Polarization Based on User Activity: A Case Study in Korean Political YouTube Channels.” SAGE Open 12.
저자소개
저자 소개
한정훈(gurus72@snu.ac.kr)
현)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및 EU센터 소장, 한국정치학회 연구이사.
주요 저서와 논문
The Oxford Handbook of South Korean Politics (eds.), (Oxford University Press, 2023).
『거대전환: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사회변동』 (공저), (대통령직속정책기획위원회, 2021).
“Voting Green in European Parliament Elections: Issue Voting in an Electoral Context.” (with Daniel Finke), Journal of European Public Policy. 2022.
“한국 청년층의 보수화? 2012년부터 2022년 대통령 선거의 이념적, 정책적 태도와 투표행태를 중심으로.” 『국제지역연구』 31(2),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