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근식 칼럼 – 낮은 연단 아래에서
[정근식 교수(동북아시아센터장)]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은 지금까지 우리가 지켜보았던 수많은 국가기념식 중에서 가장 극적인 요소가 많았던 행사였다. 기념식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계엄군 집단발포의 현장인 구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에서 열렸고, 일본의 여류화가 도미야마 다에코가 판화로 표현했던 희생자들의 넋이 전통과 현대가 결합된 예술적 형식 속에서 부활했으며, 대통령은 그해 5월 27일 새벽 공기를 비장하게 갈랐던 “우리를 잊지 말아 주세요”라는 외침에 기념사로 응답했다. 많은 시민들은 낮은 연단에서 이루어진 이 기념식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혔으나 민주주의의 승리를 마음껏 노래할 수는 없었다. 왜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