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를 받는 국가가 원조를 제공하는 주체에게 원조에 대한 책임을 요구할 수 있을까? 시민사회는 개발원조를 제공하거나 제공받는 주체가 아님에도 제3자로서 원조의 책무성을 요구할 자격이 있는가? 개발원조의 책무성에 관하여 국제적으로 공유된 운영기준이 있음에도 지역별 또는 행위주체별로 책무성 준수에 차별성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책은 한국 학계에서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은 국제기구 개발정책의 입안과 집행이 어떻게 책임 있게 제도화될 수 있는가를 분석한다.

다시 말해, 다자개발은행의 책무성 결핍에 대한 시민사회의 도전과 다자개발은행의 책무성 제고를 위한 대응책을 정치사회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두 행위주체 사이에서 형성되는 관계적 책무성의 제도화 과정을 추적한다. 특히, 다양한 다자개발은행 중 아시아개발은행(Asian Development Bank)의 독특한 위치와 특성에 천착하여 아시아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아시아개발은행 간에 형성된 특수한 관계성을 책무성 기제 중심으로 분석하고, 궁극적으로 글로벌 책무성 개념과 제도가 아시아라는 시공간에서 어떻게 변형되고 재생산되는가를 추적한다.

책임을 질 수 없는 개발프로젝트는 원조를 받는 주체뿐만 아니라 원조를 제공하는 주체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국제개발의 진정한 정당성과 효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원조목표의 효율적인 달성과 함께 원조결과에 대한 책무가 동시에 담보되어야 한다.

세계은행과 유럽연합은 시민사회와 다자개발은행 사이에서 진자의 추가 한쪽으로 치우친 경우를 대변한다면, 아시아개발은행은 일정 정도 중도의 포섭과 타협이라는 정치적 해법을 토대로 제3의 개발책무성 모델인 ‘대항적 공존’을 선보인다. 대항적 공존은 갈등정치에서 부딪히는 아시아개발은행과 시민사회가 대항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상호 공존을 위한 타협과 협의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도록 아시아만의 메커니즘과 관계성을 구성해 왔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음을 이 책은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저자 소개

 

김태균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같은 대학교 국제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고등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각각 사회정책학,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파리4대학(소르본) 방문교수(2009), 일본 와세다대학교 고등연구소 조교수(2008~2011), 이화여자대학교 행정학과 조교수(2011~2012)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저로 The Korean State and Social Policy: How South Korea Lifted Itself from Poverty and Dictatorship to Affluence and Democracy (Oxford University Press, 2011), 『북한의 역량발전을 위한 국제협력 방안』(통일연구원, 2012), 『어서와요 노동존중 CSR: 세계의 공장화 시대, 위태로운 노동시민권을 지켜주는 기업』(해피스토리, 2017) 등 다수가 있고, “Forging Soft Accountability in Unlikely Settings: A Conceptual Analysis of Mutual Accountability in the Context of South-South Cooperation” [Global Governance 23(2), 2017], “Poverty, Inequality, and Democracy: “Mixed Governance” and Welfare in South Korea” [Journal of Democracy 22(3), 2011], “개발원조의 인식론적 전환을 위한 국제사회론: 국익과 인도주의의 이분법을 넘어서”[『한국정치학회보』 50(1), 2016], “반둥이후: 제3세계론의 쇠퇴와 남남협력의 정치세력화”[『국제정치논총』 58(3), 2018]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