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공과 과학: 국경을 넘는 미세먼지와 대기화학의 지식정치

일시: 2024년 4월 23일(화) 12:00-13:00 장소: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3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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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3일 - 12: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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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3일 - 1: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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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304호

발표자 : 김성은 / 방문학자 펠로우 / 아시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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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3일 김성은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 펠로우의 아시아연구소 브라운백 세미나에서는 <영공과 과학: 국경을 넘는 미세먼지와 대기화학의 지식정치>를 주제로 한 발표가 아시아연구소 304호에서 진행되었다. 해당 발표는 2010년대 후반 한국에서 미세먼지의 원인을 두고 벌어진 대기화학 지식의 경합과, 국내에서 주류로 자리잡은 ‘위기에 처한 영공’ 담론이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조사(KORUS-AQ)’라는 국제 공동연구에서 도전받은 방식을 분석한다.
김성은 연구원은 2013년 이후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불안이 심화되자 한국 정부가 미세먼지의 원인을 밝히는 대기과학에 대대적으로 투자했는데, 국가가 주도하는 대기 연구는 미세먼지의 건강 영향에 대한 국내 우려를 잠재우는 동시에 중국의 변화를 촉구하겠다는 외교적 목적을 가지고 추진되었다고 설명했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침략받는 공기, 위기에 처한 영공으로서의 공기, 그리고 장거리 이동을 증명하는 대기과학으로서 한반도 대기질의 현황에 대해 해석한 것이다. 이러한 국가 주도의 대기과학은 한국의 대기질이 국외 요인에 심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위기에 처한 영공’ 담론을 재생산했다고 언급했다. 또,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의 NASA가 2016년 함께 수행한 KORUS-AQ를 두고 언론은 이 대규모 공동조사가 중국이 한국 대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해 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국립환경과학원과는 반대로 미국 연구진은 한국의 대기를 외부 영향에서 비교적 분리된 자연 실험실(natural laboratory)로 간주하고 지구 시스템의 일부분으로서의 공기이자 미세먼지의 생성 시작을 규명하는 과학으로서 한반도 대기질을 바라보았으며, 국내 배출원 발견에 집중한 결과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기과학은 한국 영공의 과학적, 정치적 상태에 대한 상이한 공간 담론이 경쟁하는 장이 되었다는 주장이다. 한편 KORUS-AQ는 한국의 대기질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구이다.
해당 발표는 특히 대기에 대한 경합하는 관점이 과학 연구의 설계, 대중을 대상으로 한 보도, 학술적 해석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분석한다. 이를 통해 국가공간에 관한 인식이 지구과학 연구의 방향을 형성하는 데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탐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국제공동연구가 국경을 넘는 환경문제의 이해와 해결에 어떠한 과학적, 정치적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분석하는 것으로 기대된다.
발표에서 소개된 차이점은 총 세 가지로 설명되었다. 첫 번째는 공동연구 설계로, KORUS-AQ의 실행 시기는 공동연구가 한반도 대기의 어떠한 양상을 부각할 것인지 결정하는 중요한 설계 요소였으며, 중국에서 한국 장거리 이동의 영향이 극대화되는 3~4월이었기 때문에 국내 오염원들의 대기 중 화학반응을 관찰 시기를 언급했다. 두 번째는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것에 대한 언급이었다. 연구원은 KORUS-AQ의 함의에 대한 NASA의 홍보자료와 한국 미디어의 보도 경향은 상이한 내러티브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은 캠페인의 함의를 보고하는 것이었다. KORUS-AQ의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보고할 때도 한국 연구진과 미국 연구진은 서로 다른 관점의 연구를 발표했으며, NASA 연구진은 국제 미세먼지 생성 과정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또, 미세먼지의 다중적 존재론을 언급하며, 대기를 측정하는 과학은 자연에 대한 보편적 사실을 생산하기보다는 관찰의 맥락에 따라 오염에 관한 복수의 내러티브들을 도출하는데, – 미세먼지의 위험에 대한 과학적 사실, 윤리적 판단, 정치적 이해관계는 서로를 끊임없이 구성하여 상충하여 ‘공기들’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결국 다양한 배출원, 복잡한 생성기작, 쉽게 파악되지 않는 이동성을 가진 미세먼지의 모호한 물질성은 공기의 다중화를 촉진했다는 해석이다.
필자는 해당 발표를 들으면서 한국과 미국 과학자들은 대기오염의 과학적 원인, 윤리적 책임, 정책적 해결 방법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공동연구에 임했지만, 두 과학자 집단의 정치, 문화적 입장 차이는 대기과학 연구의 설계, 홍보, 보고의 전 과정에 영향을 주고 이러한 영향이 상호작용을 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한반도의 공기는 “위기에 처한 영공”과 “아시아 대기 실험실”이라는 상반된 공간적 심상이 중첩된 장소가 되었다는 연구원의 주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발표였다. 더불어, 미세먼지 정책과 과학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관찰자의 맥락에 따라 상충하는 과학 지식이 존재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할 내용에도 동의한다. 국내 배출원의 심각성을 강조한 KORUS-AQ는 대형점 오염원 및 미세먼지 전구물질에 대한 과학적, 정책적 인식 강화를 끌어냈다는 연구원의 설명에 근거해, 과학지식의 복수성을 포용하는 환경 거버넌스를 통해 우리는 오염 저감에 도달하는 경로를 다양화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환경과학을 오염 문제의 해결책으로 여기기보다 이해관계가 뒤얽히는 담론의 장으로 간주하고 지식의 생산 과정을 세밀하게 관찰해야 한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발표 이후 김성은 연구원에게 아시아연구소 소속으로써의 향후 연구 계획이나 협력 계획에 대해 질문하였다. 김성은 연구원은 KORUS-AQ 후속 연구인 ASIA-AQ(아시아 대기질 공동 조사)를 자세히 분석하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 해당 연구는 NASA 측에서 진행한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의 다양한 국가에서 진행된 대기 연구이다. 김성은 연구원은 해당 NASA 팀을 섀도잉하며 필드워크를 했으며, 이를 통해 대기과학에 대한 각 국가의 지식과 대기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예로 태국의 쓰레기 소각 등)에 대한 분석을 이뤄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성은 연구원은 2024년 2월,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영토과학: 지구과학 지식과 국가공간 질서의 상호 구성>이라는 주제로 학위논문을 작성하였다. 해당 논문은 현대 국가가 수행하는 다양한 환경연구가 영토, 영공, 영해를 규정하고 통치하는 문제와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탐구한다. 또, 지구과학의 역사, 과학기술과 외교, 현장과학의 인류학 등에 관심이 있으며, <호흡공동체> (창비, 2021), <기계비평등> (워크룸프레스, 2019)를 공저하기도 했다.
글, 사진 | 구하린(학술기자단, 연구연수생 19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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