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자 : 송지예 / 방문학자 펠로우 / 아시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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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6일 송지예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의 아시아연구소 브라운백 세미나에서는 <냉전기 베트남의 외교정책(1976-1990)>을 주제로 한 발표가 아시아연구소 304호에서 진행되었다. 1976년부터 1990년까지 베트남 외교정책의 변화를 베트남공산당 지도부의 시각에서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연구 질문은 베트남의 국제정치 인식이 외교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경제상호원조회의와 비동맹운동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었다.
송지예 연구원은 자유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 사이에서 베트남의 대외정책이 일관적이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향으로 전환되었음에 주목하여, 시기별 외교정책의 변화 요인을 대내외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또, 냉전기 베트남의 외교정책을 내재적 관점에서 접근함으로써 국제환경의 변화와 국내 정치, 경제 상황에 대한 베트남 지도부의 인식이 어떠했으며, 그에 기반하여 어떠한 대내외 정책이 도출되었는지 이해하는 데 연구 목표를 두었다고 밝혔다. 베트남이 경험하고 있던 국제정치 현실을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정책 결정 과정에서 베트남공산당 지도부가 갖고 있었던 내적 논리를 추적하는 것으로 연구를 이어나갔다. 우선, 1차적으로 베트남공산당 전당대회 보고서에 대한 분석을 통해 지도부의 국제정치 인식을 분석하였다. 통일 이후 1991년 전까지 베트남은 총 세 차례의 전당대회를 개최하였다. 1977년의 제4차 공산당 전당대회를 비롯하여, 1982년에 제5차, 1987년에 제6차 전당대회가 개최되었다. 송지예 연구원은 전당대회 보고서에 대한 텍스트 분석을 기반으로 베트남 공산당 지도부의 시각이 외교정책과 5개년계획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검토했다고 전했다. 또한 전당대회보고서에 등장하는 마르크스–레닌주의, 사회주의적 국제주의, 사회주의적 국제분업, 사회주의적 산업화 등의 개념을 중심으로 그 해석이 어떻게 변화했으며 어떠한 대내외 정책을 발현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2차 문헌을 검토하면서 전당대회에서 결의한 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구체화하였는지 검토한 내용을 발표했다.
송지예 연구원은 통일 이후 베트남이 대내적으로 남, 북의 정치, 경제적 통합과 전시 경제로부터 평시 경제로의 전환이라는 과제를,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국교회복 및 국제기구 가입을 통한 외교관계 수립과 외국자본 유치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1970년대 미·중 관계가 개선되고 중소 대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공산권 내에서 외교 노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압력 또한 있었다고 한다.
필자는 해당 발표를 통해 베트남 공산당의 역사적 전당대회를 통해 감지되는 전략적 변화와 정책 조정은 냉전 시대 및 그 이후의 변화하는 글로벌 지정학적 환경에 대한 반응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자세히는 어떻게 지속해서 자신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재평가하고 적응해 왔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국제정치의 인식과 목표에서의 변화와 국내 정책과 경제 전략의 조정이라는 두 가지 주요 차원에서 고찰할 수 있었다. 베트남 공산당은 베트남 전쟁 승리에 따른 자신감과 국제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헌신에 비롯해 사회주의 혁명의 국제적 확산을 주도하고자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특히 중국과의 전쟁 이후, 전당대회는 국제 정세에 대한 더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강조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비동맹운동과 같은 새로운 국제 연대의 모색, 그리고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공산당이 글로벌 정치에서 베트남의 입지를 다변화하고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 베트남 공산당은 초기에 강력한 중앙집권적 사회주의 경제를 목표로 설정했으나, 점차 경제 정책에서 현실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을 취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특히 제6차 대회에서는 세계화와 국제 경제 통합의 추세에 주목하면서 다부문 경제를 유지하려는 수정론적 시각을 채택했는데, 이는 국제 경제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내부 경제 발전을 위한 보다 실용적이고 포용적인 전략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처럼 필자는 국제 관계의 변화하는 동향에 대응하고, 내부 경제 전략을 조정함으로써, 베트남은 자신의 이념적 뿌리를 유지하면서도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해당 발표가 흥미로웠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공산당의 정책 변화는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이고 계획적인 전략 조정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는 국가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한 발전과 국제적 위치 강화를 위한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송지예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에게 아시아연구소 소속으로써의 향후 연구 계획이나 협력 계획에 대해 질문하였다. 연구원은 사회주의적 국제분업에 대해 특히 소련 및 COMECON 회원국들의 협력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포부를 밝혔다. 베트남의 가입은 소련과 접점을 마련해 보고자 가입한 것도 있지만, 그 안에서 베트남은 경제적 이익에 대해 국제분업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베트남의 국제분업에 대한 인식과 도이머이 정책과 어떤 연관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또, 베트남의 비동맹운동참여, 즉, 제3세계 연대에서 베트남이 얼마나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할 계획임을 언급했다. 한편 송지예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는 플로리다 대학교에서 19세기 베트남과 조선의 식민화 과정을 국제법적 시각에서 분석한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동아시아 국제관계사, 비서구 국제정치이론, 식민지 주권개념이다.
글, 사진 | 구하린(학술기자단, 연구연수생 19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