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내일신문] 임현진 칼럼 - 미래 한국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2022-03-03 16:02
작성자 Level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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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소장 임현진 교수(시민사회프로그램 디렉터)]


올해 우리는 20년 만에 중앙과 지방 리더십을 동시에 교체한다. 돌아보면 1980년 초반 민주화 이후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10년을 주기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져왔다. 전국선거에서 4연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 한번 더 기회를 가질지 관심거리다. 그러나 촛불정신을 살리지 못한 탓에 국민의힘이 보수의 귀환을 앞당길 수 있다.

한국의 정치는 변화보다 윤회(輪回)를 하는 것 같다. 민주화 40년이면 강산도 4번은 바뀌었을 터인데, 여전히 정부는 국민 위에 있고 통치가 협치를 누른다. 복수정당제에 의한 선거가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법의 지배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무소불위의 대통령 아래 청와대는 '그림자 정부'(deep state)로서 입법 사법 행정을 장악하고 있다.

수평적 정권교체 와중에서 보수는 자유주의를 지키지 않았고, 진보는 공화주의를 살리지 못했다. 해방 이후 11명의 대통령이 오갔지만 소통과 포용보다 독선과 기만으로 얼룩진 분들이 많았다. 망명 타살 징역 극단적선택 탄핵이란 비극을 보았다. 성공보다 실패로 얼룩졌다. 장기집권 부정부패 헌법유린 국가폭력 국정농단 때문이다.

분단국가의 대통령으로서 모두가 부국강병과 민생복리를 외쳤다. 그러나 이들은 거의 모두 정치라는 이른바 '악마와의 싸움'에서 자신만이 선하고 옳다는 논리 아래 거짓과 자만에 빠졌다. 타인에게 가혹했지만 자신을 성찰하지 못했다. 대통령이란 최고 권력자의 자리는 최소의 사심(私心)과 최고의 공심(公心)을 요한다.

비전과 통찰력 있는 리더십 요구되는데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국민이 주인으로서 권력자를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선거의 정점인 대선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대통령이 제왕적 권한을 갖는 정치풍토에서 훌륭한 지도자의 선택은 국가의 명운과 떼어놓을 수 없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는 표류하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면서 세계화는 삐걱거리고 아시아지역은 미국의 오커스(AUKUS), 쿼드플러스(QUAD+)와 중국의 일대일로 사이에서 갈라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치솟는다. 중국이 러시아편을 들면서 미국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 미중의 협력없이 북핵위기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 세계대전급 전쟁상황 아래 공급망 대란은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4차산업혁명을 통한 디지털 변혁도 더디고,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전환도 버겁다.

요즘 우리는 복합적 사회갈등 아래 최악의 진영대립을 마주하고 있다. 신냉전이라 할 세계정치경제 환경 아래 대선 이후 세대 이념 계층 지역 고용 젠더의 균열을 넘어 상생과 화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역사의 변곡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거시적·총합적 비전과 예언자적 통찰력을 갖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대다수 국민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 냉소적이다. 지금까지 대선 중 최고의 비호감 선거다. 주요 여야 후보인 이재명과 윤석열의 흠결이 너무 많다. 가족의 비리와 추문도 그치지 않는다. 최선의 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후보를 피해야 할 상황이다. 중도층에 샤이 진보과 샤이 보수가 적지 않다. 합리적 진보나 건전한 보수가 갈 곳이 마땅치 않다.

대선 투표일은 1주일도 안남았는데 비방과 모함이 오가며 상대를 악마화시키는 네거티브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 내로남불의 극치다. 시대정신을 고민하기보다 '하이킥'과 '어퍼컷'을 교환한다. 국민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지구인류적 대전환의 도전 아래 국민의 생존과 안녕을 위한 새로운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공약을 보면 표심만 의식한 선심성 퍼주기로 가득 차 있다. 현실적합성은 물론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

재난지원부터 복지개편에 걸쳐 이재명 후보는 1200조원, 윤석열 후보는 300조원 사업을 약속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이 600조원임을 고려하면 엄청난 액수다. 막대한 재정소요에 대해 세수증가와 지출조정에 의해 해결하겠다는 공허한 얘기만 있다. 증세와 감세에 대해 논쟁도 없고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조세정책에 대한 숙고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지저분한 공방전을 보면 대선 이후 두 후보가 박빙으로 승패가 갈릴 경우 진영간에 부정선거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 지방선거까지 국민을 편가르는 치졸한 싸움이 나타날 수 있다.

문명전환 선도국 되게 국민 나서야

집권당의 통합정부에 대한 제안도 득표를 위한 선거용이다. 다당제에 입각한 비례대표제 개헌도 정략적이다. 그 국민에 그 대통령이란 말이 안 나올 수 있도록 미래 한국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 중요하다.

살아있는 민심을 보여주자. 대선 이후 인사의 균형과 정책의 실용을 통해 한세기를 대비하는 문명전환의 선도국을 설계할 수 있도록 국민이 다시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