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北 드론 과시와 국방드론본부의 한계

[문화일보] 北 드론 과시와 국방드론본부의 한계

북한이 지난달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첫 무인기(드론) 단독 전시회인 ‘무인항공기술발전-2026’을 개최하고 무인기 전력의 급속한 다종화와 고도화를 공개적으로 과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레이더 탐지를 회피하는 가오리 형상의 대형 스텔스 드론을 비롯해 전략정찰기 샛별-4형, 다목적 공격기 샛별-9형, 소형 자폭 드론, 전파 교란(재밍)을 무력화하는 광섬유 드론 등 30여 종의 첨단 무기체계가 선보였다. 북한은 자폭 드론으로 최전방 소초(GP) 모형과 K9 자주포, M1 에이브럼스 전차 모형을 정밀 타격하는 시연까지 진행하며 대남 군사적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특히 김정은은 무인장비의 인공지능(AI)화와 작전 능력 고도화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면서 첨단 드론전 전력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AI와 자율화 기술을 접목한 드론 전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안보 위협을 고조시키는 상황에서, 우리 국방부의 드론 대응 체계 개편은 정책적 우려와 과제를 동시에 던져준다. 국방부는 기존 드론작전사령부를 해체하고 2일 경기 포천에서 ‘국방드론본부’ 창설식을 가졌다. 군의 무인전투체계 발전을 가속화하고 AI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전 영역에서 드론 활용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창설된 국방드론본부의 조직적 성격과 역할을 면밀히 살펴보면 안보 현장의 요구에 부응하기에는 정책적 한계와 개선점이 함께 드러난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국방드론본부의 임무에서 감시·정찰·타격 등 핵심 ‘작전 기능’이 전면 제외됐다는 점이다. 신설 본부의 역할은 전투 발전, 실증·획득 지원, 민군 협력 등 주로 행정 및 획득 지원 업무에 집중돼 있다. 국방부는 작전 기능을 육·해·공군 및 해병대로 분산 배치함으로써 각 군의 드론 작전 역량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각 군의 전술적 특성과 기동 여건을 반영한 드론 운용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고려할 수 있겠으나, 지휘통제 체계의 전반적인 효율성과 신속성 관점에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현대 드론전의 승패는 초(秒)단위로 이뤄지는 실시간 정보 공유와 유기적인 합동 작전 수행 능력에 좌우된다. 통합 작전 지휘권이 각 군으로 파편화할 경우, 유사시 신속한 의사결정과 초기 대응 과정에서 지휘선 혼선이나 대응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아울러, 대드론(Anti-Drone) 방어망 구축과 전군 차원의 드론 작전을 통합적으로 견인할 중심축이 약해질 경우, 각 군 간 중복 투자나 역할 중첩이라는 비효율이 초래될 위험도 있다.

현재 우리 군은 방위사업 절차와 제도의 경직성으로 인해 첨단 드론의 전력화와 빠른 상용화 도입이 다소 지연된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작전 지휘 기능이 제외된 지원 중심의 본부 출범이 북한의 고도화된 AI 드론 위협에 얼마나 실효성 있게 대응할 수 있을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안보는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하는 국가 존망의 실전 영역이다. 정부와 국방부는 국방드론본부 창설에 따른 지휘체계에서 보완해야 할 점을 철저히 점검하고, 실질적인 통합 작전 및 운용이 가능하도록 강력한 드론 컨트롤타워를 조속히 재정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