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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한미 ‘분산형 연합훈련’ 전환은 당연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현대전의 패러다임도 급격히 변화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한층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한미연합 방위태세의 핵심인 연합훈련의 방식 역시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러시아 파병을 통해 현대의 드론전 등 경험을 쌓고 있는 북한군의 동향에 대응해야 하는 엄혹한 안보 현실에서,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군 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이 제기한 ‘분산형(Decentralized)’ 연합훈련 전환론은 시의적절하며 매우 중대한 전술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브런슨 사령관은 1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AUSA) 연례행사에서 김성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함께 한반도 전역에서 분산형 방식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방안을 긴밀히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전술적 전환 논의의 중심에는 그동안 치러진 연합훈련 방식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현실적 위기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자유의방패(FS) 등 기존 한미 연합훈련이 대부분 대형 지휘소 형태로 치러져 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제는 이러한 고정적이고 대규모적인 관성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위치가 고정된 대형 지휘소나 집결된 대규모 병력이 드론 등 정밀 기습 타격에 극도로 취약하다는 점이 실전에서 명확히 증명된 현상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대규모 고정형 지휘소에 의존하는 지금까지의 관행은 유사시 적(敵)의 정밀 표적화 공격에 노출돼 연합 지휘통제 기능 자체가 일시에 마비될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이라는 혹독한 실전 환경에서 AI 시대의 첨단 기술과 장비를 통한 현대전 기법과 실전 능력을 체득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미연합 전력에 직접적이고도 시급한 안보 위협으로 다가온다. 브런슨 사령관이 지적했듯이 적이 실전이라는 혹독한 환경에서 실전 경험을 쌓는 상황에서 “같은 교훈을 얻고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 스스로를 분산시키는 것”은 현대 전장에서 연합 전력의 생존성과 작전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다. 한반도 전역에 걸쳐 작전과 훈련을 분산 수행함으로써 적의 기습 타격 의도를 사전에 무력화하고, 적에게 예상치 못한 불확실성을 강요하는 유연한 대응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만 한다.
물론 이러한 ‘분산형 연합훈련’ 구상이 실제 현장에서 차질 없이 실행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안보 및 정치적 변수도 공존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대화를 제안하며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한 정세 속에서, 브런슨 사령관의 전술적 혁신 구상이 실제로 구체화돼 적용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그러나 외교적 정세 변화와 별개로, 러시아 파병을 통해 실전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의 엄중한 위협에 맞서 상시 가용한 압도적인 군사 대비태세를 확립하는 것은 국가안보의 타협할 수 없는 기본이자 핵심 책무이다.
한미 군 당국은 ‘분산형 연합훈련’으로의 전면적 패러다임 전환을 지속해서 추진함으로써 적의 표적화 위협을 극복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견고한 안보 보루를 완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