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美드론 오인은 심각한 안보 위기 신호[포럼] [문화일보]美드론 오인은 심각한 안보 위기 신호[포럼]](https://snuac.snu.ac.kr/2015_snuac/wp-content/uploads/2026/08/SNUAC-방문연구원.png)
[문화일보]美드론 오인은 심각한 안보 위기 신호[포럼]
지난 7월 30일, 한미 연합연습(KMEP) 작전 중 국군이 미군 드론을 격추할 뻔했던 상황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격추라는 불상사는 피했지만, 이 사태가 남긴 파장은 절대 작지 않다. 단순히 한 번의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국군의 자산관리와 동맹 간 지휘통제 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음을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파주 최전방 상공에서 국군의 열상감시장비(TOD)와 국지방공레이더에 정체불명의 항적이 포착됐다. 육군 지상작전사령부는 즉각 이를 공중 위협으로 규정하고 방공작전 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했고, 대공포 ‘천호’와 공격헬기가 비상 대기하며 1시간30분 동안 초긴장 상태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 비행체는 북한의 침투용 드론이 아니라, 한미 연합연습의 하나로 인근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병대의 정찰 무인기 ‘스토커(VXE30)’였다.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를 들여다보면 허탈함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미군은 훈련에 앞서 국군 실무자에게 훈련계획을 사전에 통보했고, 공문까지 정식 발송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중차대한 정보는 국군의 실무선에서 멈춰 섰고, 상부 보고와 전방 부대 전파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그 훈련에는 우리 해병대도 함께 참여하고 있었다. 같은 하늘 아래에서 연합훈련을 하면서도 정작 접경지역 방어를 책임지는 육군 1군단 등 핵심 부대와는 정보가 전혀 공유되지 않은 것이다. 육군과 해병대, 나아가 한미 양국 군 간 소통이 ‘먹통’이었던 셈이다.
이를 단순한 ‘실무자의 보고 누락’이나 ‘행정적 실수’로 치부하려는 국방부의 태도는 사태의 본질을 크게 왜곡하는 발상이다. 최전방 방공망은 일 초의 지체나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국가안보의 최후 보루다. 미군의 자산이 적기로 오인돼 우리 군의 포화에 맞을 뻔한 이번 사태는, 한미동맹의 작전 공조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평소 동맹 간의 촘촘한 정보 공유와 긴밀한 신뢰를 강조해 온 국방부의 호언장담이 실로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동맹의 핵심은 상호 신뢰와 원활한 지휘통제다. 실시간으로 전장 상황을 공유하고 우군을 식별하는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과연 유사시 복잡다단한 현대전에서 한미 연합 전력이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겠는가. 이번 한미 간 소통 부재는 작게는 군 내부의 타성적 업무 태도를, 크게는 동맹의 작전적 호환성과 신뢰 관계에 가해진 치명적 균열을 의미한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동맹 간의 소통이나 군의 기강 차원의 문제로 생각되지 않으며, 인지하고 있어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 같지 않다고 했지만 해명에 그칠 일이 아니다. 국방부는 이번 사태를 한 개별 부대의 단순 해프닝으로 어영부영 넘겨서는 안 된다. 실무자 몇 명에게 책임을 묻고 꼬리를 자르는 전형적인 방식으로는 우군을 적군으로 오인하는 아찔한 사태의 재발을 결코 막을 수 없다. 전반적인 방공작전 통제 절차와 연합 자산 공유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구멍 난 안보망을 방치하고 동맹의 신뢰를 스스로 갉아먹은 국방부의 깊은 반성과 엄중한 시스템 개혁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