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 (1)벼랑 끝에 선 한국 (2026 시리즈기획 ‘피크코리아’)

[주민자치] (1)벼랑 끝에 선 한국 (2026 시리즈기획 ‘피크코리아’)

미래 창발을 위한 국가·사회 대전환의 길을 묻다

대한민국은 지금,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기를 지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가장 거대한 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압축적으로 달성하며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나라는 이제 세계적 위상과 문화적 영향력, 기술력과 경제력을 동시에 보유한 국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눈부신 성취의 이면에는 인구절벽, 지역 소멸, 사회갈등의 구조화, 정치적 양극화, 삶의 질 정체라는 복합적 위기가 응축되어 있다. ‘정점에 선 듯 보이는 이 순간이 과연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른바 ‘피크 코리아Peak Korea’라는 화두는 한국 사회가 맞닥뜨린 이 역설적 현실을 상징한다.
2026년 시리즈기획 ‘피크 코리아’는 바로 이 물음에서 출발한다. 선진국 문턱을 넘어선 외형적 성취와 달리, 환경·인권·노동·복지·교육·법치·행복지수 등 삶의 질을 가늠하는 지표에서 한국 사회는 여전히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초고속 성장의 그늘 속에서 가족 구조는 급변하고, 지역 공동체는 약화되며, 세대·계층·이념·젠더를 가로지르는 갈등은 일상화되고 있다. 정치는 팬덤화와 진영대립 속에서 합의와 숙의의 기능을 잃어가고, 시민은 피로와 냉소 속에서 공적 영역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이 시리즈는 이러한 위기 징후를 단순한 비관이나 경고로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한국 사회가 스스로를 성찰하고 문명적 전환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결정적 시점임을 환기한다.
총 10회에 걸쳐 연재될 ‘피크 코리아’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다층적으로 진단하고 그 대안을 국가 전략과 시민 실천의 관점에서 함께 모색하는 기획이다. 인구감소와 축소 사회의 도래, 갈등 공화국의 심화, 정치 개혁과 합의제 민주주의의 필요, 자본주의의 재설계와 복지 사회로의 이행, 남북 관계와 국제 질서 속의 한국의 좌표 등 거시적 의제에서부터 주민자치와 시민의회, 지역 공동체의 재구성이라는 생활 정치의 영역까지 폭넓은 논의를 아우른다. 단순한 정책 제언을 넘어 국민 각자가 사회변화의 주체로 서기 위한 ‘정책 문해력’의 제고와 공론장의 회복을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
무엇보다 ‘피크 코리아’가 주목하는 지점은 ‘창발創發’이다. 위기를 관리하는 소극적 대응이 아니라, 위기를 계기로 새로운 질서와 가치를 스스로 생성해 내는 능동적 전환이다. 이는 중앙의 제도 개혁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지역의 생활 세계에서부터 시작되는 주민자치, 숙의와 참여에 기반한 시민 정치, 공동체적 연대의 회복이야말로 한국 사회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가 된다. 이 시리즈는 국가의 존망을 논하는 거시담론과 더불어 마을과 지역, 시민의 일상에서 출발하는 변화의 가능성을 동시에 조명하고자 한다.
정점은 곧 하강의 시작이 될 수도,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피크 코리아’는 그 갈림길에서 한국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묻는 연속적 사유의 장이다. 이 연재가 독자와 함께 한국 사회의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향한 집단적 상상력과 실천 의지를 확장하는 공론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의 진단을 넘어 다음 시대를 설계할 용기와 지혜이기 때문이다[편집자 주].

출처 : 월간 주민자치(http://www.citizenautonom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