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안보 ‘한국 패싱’ 부를 서해 한미훈련 마찰
오피니언 | 칼럼 | 문화논단
문화일보 입력 2026-02-27 11:09
29면
최근 동북아시아의 안보 지형은 단순한 갈등을 넘어 거대한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전방위적 전략 경쟁이 고착화하는 가운데,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고도화를 넘어 실전 배치 단계에 이르렀고, 일본은 ‘반격 능력’ 보유를 선언하며 전례 없는 방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다층적 긴장의 파고 속에서 최근 서해에서 실시된 미·일 연합훈련과 한국의 불참 결정은 단순한 외교적 해프닝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이는 한미동맹의 작동 방식, 한미일 안보 협력의 임계점, 그리고 역내 세력 균형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전략적 신호(Strategic Signaling)로 해석돼야 한다.
서해는 지정학적으로 극도로 민감한 공간이다. 이곳은 북한의 사정권 내에 있음과 동시에 중국 해군의 활동 반경이 급격히 팽창하는 해역이다. 중국에 서해는 수도권 방어의 ‘내해’이자 미 해군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접근차단(A2)과 지역거부(AD) 전략의 핵심 시험장이다. 반면, 한미 연합 전력에 서해는 한반도 유사시 대규모 증원 전력이 전개되는 생명선과도 같은 통로다. 따라서 이곳에서의 미·일 양국 훈련은 상징적 무력시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