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 수명 다해가고 있다
[정재호 교수(미·중관계 프로그램 디렉터) 인터뷰]
한국의 새 외교전략 모색 『생존의 기로』 낸 정재호 교수
“한국이 ‘두 분의 시어머니’를 섬겨야 할지 아니면 ‘두 명의 시누이’만 두게 될지는 우리 하기에 달렸다.” 두 시어머니 또는 두 시누이는 모두 미국과 중국을 가리키는 말이다. 둘 다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미·중 사이에 낀 한국의 쉽지 않은 신세를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렇게 표현했다. 총만 쏘지 않을 뿐 사실상 전쟁 같은 경쟁에 돌입한 미·중은 겉으론 관련 국가들에 줄 세우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속으론 편 가르기와 세 키우기에 안간힘이다. 이런 상황에서 삐끗했다간 자칫 나라의 운명이 어찌 될지 모를 판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은 과연 어디로 가야 하나. 무얼 준거로 삼아 미·중 패권 경쟁이 일으키는 풍랑을 헤쳐나갈 것인가. 40년 가까운 중국 공부와 미·중 관계 연구 끝에 최근 『생존의 기로: 21세기 미·중 관계와 한국』을 출간한 정재호 교수를 지난달 28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