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근식 칼럼 – 화해로 가는 길, 골령골에서
[정근식 교수(동북아시아센터장)]
대전의 낭월동, 많은 사람들이 산내 골령골이라고 부르는 골짜기에도 단풍이 곱게 물들기 시작했다. 이곳은 6·25전쟁이 시작되자마자 발생했던 대전형무소 정치범 학살사건의 현장으로, 현재는 여러 사람이 뜻을 모은 유해발굴사업이 한창이다. 사건 발생 후 반세기 이상 묻혀 있었던 유해들의 일부를 2007년 ‘진실과 화해위원회’에서 발굴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의 발굴은 역사의 꼬인 매듭을 풀고 비탄과 절망의 장소를 평화와 안식의 장소로 바꾸어가는 긴 과정이 다시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