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oc. Prof. Annie Pedret (디자인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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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지난 2021년 6월 1일(화), 서울대 디자인학부 Annie Pedret 교수를 모시고 여덟 번째 Asian Future Seminar Series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본 강연의 주제는 “Imagination Matters: Plausible Spatial Futures for a Reconciled Korean Peninsula”였으며, 화상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강연의 핵심 질문은 바로 “2050년 평양은 어떤 모습일까”였다. 상상력이라는 대안적 인식론을 통해 미래를 그려보고, 시나리오 계획(scenario planning), 가상의 내러티브(fictive narrative) 등의 다양한 방법론을 동원하여 미지의 세계인 미래를 조망해보고자 했다. 상상력은 “공간의 이야기(spatial stories)”를 만들어내고, 가보지 않은 미래에 대한 무대를 형성한다. 상상력이란 상황과 물체에 대한 내부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또는 힘을 뜻한다. 인지능력에 있어 상상력은 그 중심에 있으며, 모든 사고와 행동의 근원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미지의 세계에 대해 탐구할 때, 상상력은 가히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인간의 지각 활동(cognitive process)은 다음의 네 가지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인지(perception), 추론(reasoning), 전망(speculation), 그리고 실험(experimentation)이다. 인간은 대상을 직접적으로 관찰할 수도 있고, 문화적 매개(cultural medium)을 통해 간접적으로 관찰 할 수도 있다. 이 때, 물체와 나(我) 사이에 공백이 생기게 되고, 그 공백을 채우는 것이 “상상력”인 것이다. 위의 네 가지 지각활동 과정에서도, 인지와 추론은 넓게 보아, 감각제조(sense making)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전망과 실험의 감각깨기(sense breaking) 과정에서와 같이 일정 부분 상상력을 동원하게 된다.
이처럼, 상상력은 2050년의 평양을 그리는데 필요한 능력이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 설정이 가능한데, 북한과 남한이 양립(reconciliation)하는 가정 속에서 서울과 평양이 철도와 고속도로를 통해 직선적으로 연결되는 상상, 평양 내 거대한 복합쇼핑센터를 건설하는 상상, 도심을 가로지르는 롤러코스터를 건설하는 상상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다. 특히, 모든 건축물은 그 건축물만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독재와 사회주의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는 동상과 대형 건축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또한 돋보인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롤러코스터 상상 또한 건물, 동상, 광장의 역할과 사용을 전환하면서 사람들의 인식 또한 바뀌길 기대하는 노력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글 | 김상훈(연구연수생 14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