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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혁백 교수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비동시성의 동시성: 한국 근대정치의 다중적 시간
저자: 임혁백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GIST (광주과기원) 석좌교수
주요저서
-『The Possibility of Peace in the Korean Peninsula』 (2017)
-『Mongering North Korean Democracy for Inter-Korean Peace』 (2015),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안보와 평화』(2014)
-『1987년 이후의 한국 민주주의』 (2011)
-『신유목적 민주주의』 (2009; 2010 한국정치학회 학술상 수상작)
-『세계화시대의 민주주의』 (2000)
-『일장, 국가, 민주주의』(1994)
비동시성의 동시성은 근대 한국정치의 특징적 양상이다. 지금도 민주화된 한국의 근대시간에 전근대적 가산주의와 탈근대적 소셜미디어 민주주의라는 비동시성적 시간들이 동시에 공존 하고 있다. 근대 한국정치의 비동시성의 주요 원인은 ‘미완의 근대화’와 ‘압축적 근대화’이다.
첫째, 한국의 근대화는 결손 (defective) 또는 미완의 근대화이다. 한국전쟁이후 적대적 분단이 계속되면서 한국 국민파괴(Korean nation destroying)가 지속되고 있다. 둘째, 근대화 과정의 압축성이다. 근대화 시간을 단축하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전근대적인 ‘어제의 시간’이 사라지기도 전에 근대적인 ‘현재의 시간’에 들어가게 한다. 그 결과 어제(과거)의 시간이 ‘현재의 시간’ 옆에 공존하는 비동시성 현상이 나타난다. 셋째, 서구의 근대화 과정은 일반적으로 단계적이고, 점진적, 연속적으로 진행되었던데 반해, 한국의 근대화는 여러 비동시적 근대화 프로젝트들이 동시에 시도되었을 뿐 아니라, 초기의 근대화 추진자들이 외부세력(일제 식민국가, 미군정 등)이었던 관계로 근대화의 과정이 연속적이지 않고 단절적이었고, 외삽적 근대화에 대해 순응하는 자와 저항하는 자간의 충돌이 있었다. 본 저서는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난 ‘비동시성의동시성’이라는 현상을 통해 서구가 일반적으로 경험한 ‘보편적’ 근대화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근대화의 길이 있다는 다중적 근대화론을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비동시성적 시간들은 반드시 공존과 종합(synthesis)을 통해 지양(Aufheben)되어 높은 단계의 근대로 격상되지 않으며, 많은 변방적 근대화 (peripheral modernism)의 경우 비동시적 시간들이 공존하기 보다는 충돌(collision)하는 경우가 많고 역사적 시간은 연속적이기 보다는 단절적인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