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국가의 탄생: 일본이 치른 한국전쟁
저자: 남기정
-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HK 교수
- 최근 연구업적
-『일본정치의 구조변동과 보수화』(편저, 2017)
-『전후 일본의 생활평화주의』(편저, 2014)
-“Similar Conditions, Different Paths?: Japan’s Normalization of Relations with Korea and Vietnam”(2015)
-“The Reality of Military Base State and the Evolution of Pacifism: Japan’s Korean War and Peace” (2014)
일본의 ‘전후체제’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이 질문은 군사적 ‘보통국가’의 완성을 향해 달려가는 일본의 현재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이다. 한국전쟁 시기의 일본을 연구하는 이 책은 이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 전후 일본이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기지국가’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기지국가’란 ‘국방의 병력으로서 군대를 보유하지 않고 동맹국의 안보 요충에서 기지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집단안전보장의 의무를 이행하고, 이로써 안전보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국가’를 말한다. 여기서 ‘국방의 병력’을 보유하지 않는 것은 일본의 전후 국가가 평화헌법이 규정한 제약 하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동맹국의 안보 요충에서 기지의 역할을 다한다’는 것은 미일안보조약의 의무에 충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지국가’라는 용어에는 평화헌법과 미일동맹이라는 모순이 동거하는 일본의 현실이 담겨있다. 일본에서 ‘보통국가’ 논의가 대두된 1990년대는 지구적 수준에서 냉전체제가 붕괴되는 이면에서 ‘한반도 유사사태’로 상징되는 휴전체제가 전면에 부상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이와 동시에 ‘한반도 유사사태’와 연계된 일본의 ‘기지국가’적 속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일본의 개헌 논의와 그 중간단계로서 집단적 자위권 논란은 이러한 ‘불편한 진실’과의 마주 대하기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현실을 드러내어 ‘일본=기지국가’론이 동북아시아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는 데 가지는 함의를 도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