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1930년대 우즈베키스탄과 튀르키예 이슬람 세속화 비교연구

일시: 2025년 10월 20일(월) 11:45-13:15 장소: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304호
       

참석자

고가영 박사
아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 / HK⁺메가아시아연구클러스터, 중앙아시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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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0일 - 11:3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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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0일 - 1:3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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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3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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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람의 세속화”를 통해 본 비교지역연구의 가능성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HK+ 메가아시아연구사업단은 10월 20일, 제3회 「아시아 비교지역연구 방법론 모색」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이번 콜로키움에서는 고가영·황의현 연구원이 공동으로 「1920–1930년대 우즈베키스탄과 튀르키예의 이슬람 세속화 비교 연구」를 발표하며,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를 횡단하는 비교지역연구(Comparative Regional Studies, CRS)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

두 발표자는 공산주의 혁명과 공화국 수립이라는 정치적 격변 속에서 각각 다른 길을 걸었던 두 국가의 세속화 정책을 비교했다. 연구진은 ‘위로부터의 세속화’라는 공통된 양상을 공유하면서도,우즈베키스탄이 볼셰비키 혁명 이후 소비에트의 통제 아래 종교 억압적 세속화를 시행한 반면, 튀르키예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주도 아래 서구화와 근대화를 위한 ‘통제된 세속주의’를 추진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발표자는 우즈베키스탄의 세속화 과정을 중심으로, 혁명 직후의 유화정책과 그 후 급격한 종교 탄압의 전환을 분석했다. 특히 ‘전투적 무신론자 연맹’ 결성(1925)과 ‘무신론 박물관’ 개관(1929) 등 국가 주도의 반종교 운동, 그리고 여성의 히잡 벗기 운동인 후줌(Hujum)캠페인이 지역사회에서 초래한 극심한 저항을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후줌 운동의 절정기(1927~1929)에 약 2천 명의 여성이 희생되었다”는 보고는, 중앙정부 주도의 세속화가 지역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를 드러냈다.

또한 발표자들은 튀르키예의 세속화 정책을 통해, 종교를 배척하기보다 ‘국가의 관리 아래 둠으로써’ 세속화를 제도화한 점을 강조했다. 케말 정부는 1924년 이슬람법원 폐지, 1926년 스위스 민법 도입, 1928년 국교 조항 삭제, 1937년 헌법 내 세속주의 명문화 등 일련의 조치를 통해 종교의 공적 영향력을 축소시키면서도 종교인을 국가 관료로 포섭했다. 발표자는 “튀르키예의 세속화는 종교를 탄압하지 않고 흡수한 형태였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과 달리 폭력적 충돌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두 발표자는 “혁명과 근대화라는 전 세계적 흐름 속에서도, 세속화의 양상은 지역의 역사적 맥락과 권력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의 경우 세속화가 민족주의와 서구화의 이념으로 정당화된 반면, 우즈베키스탄의 세속화는 ‘타자에 의해 주도된 개혁’, 즉 제국적 질서 속에서 추진된 강제적 근대화였다. 이 차이는 세속화의 목표뿐 아니라, 이후 이슬람 부흥의 양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튀르키예에서는 1980년대 이후 중산층 무슬림이 정치적으로 부상하면서 ‘대항 엘리트(counter-elites)’로 성장했고, 2000년대 정의개발당(AKP)의 집권으로 이어졌다. 반면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이슬람이 ‘생활 속의 문화적 이슬람’으로 관리되며, 정치적 세력화는 통제되었다. 두 나라 모두 20세기 후반 이후 이슬람이 재부흥했지만, 그 동력과 주체는 뚜렷이 달랐던 셈이다.

 

이번 세미나는 지역 간 비교를 통해 아시아 근대의 복합성과 비동시성을 드러내려는 메가아시아연구사업단의 지향을 잘 보여주었다. 발표자들은 “동일한 시기, 유사한 제도적 개혁 속에서도 각 지역의 역사적 경로와 정체성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비교를 단순한 유사성 탐색이 아니라 ‘차이의 이해’로 확장했다. 토론 시간에는 세속화의 주체성, 젠더의 정치성, 그리고 이슬람 부흥의 현대적 의미, 양 국가에서의 세속화 자체의 차이점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이번 발표가 단순한 역사 비교를 넘어, ‘비교지역연구’라는 방법론이 아시아 인문학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시도였다는 점에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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