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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3일 - 12: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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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3일 - 1: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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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406호발표자: 이재홍 교수(전기정보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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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사태’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일련의 제재와 이에 대한 화웨이의 대응과 세계 여러 국가들의 대응을 총체적으로 지칭한다. 화웨이 사태의 배경에는 중국 정보통신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화웨이가 세계 정보통신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보안 우려가 발생하고 공격적인 선진기술 획득 과정에서 미국의 위기감이 발생한 데 있다.
화웨이에 관련된 문제는 미국이 화웨이의 불법 행위를 이유로 제재를 시작하면서 사태로 발전하게 되었다. 미국은 화웨이의 여러 가지 불법 혐의를 비난하고 있다. 화웨이 통신장비는 통신사업자 몰래 사용자 정보를 중국으로 전송한다는 혐의 즉 간첩행위의 혐의를 받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 기술이 포함된 제품을 이란에 수출함으로써 미국의 이란에 대한 무역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 및 중국공산당과 공모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제재 이유로 적시되지는 않았지만 비밀리에 북한의 통신망 구축을 지원함으로써 미국산 부품을 사용한 제품의 북한 수출을 금지하는 미국 규제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인권 침해 우려로 비난받는 중국 신장의 재교육수용소의 대규모 구금과 보행자
인식에 화웨이 기술이 사용되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의 본격적인 화웨이 제재는 2019년 발효되었다. 2019년도 국방수권법에 보안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 등의 공급자로부터의 연방정부의 장비 구매를 금지하는 조항이 신규로 포함되었다. 2019년 5월 미국 상무부는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의 면허를 받지 않은 이란으로의 상품 및 기술 수출을 이유로 수출관리규정의 거래제한 명단에 화웨이와 그 계열회사를 추가함으로써 미국 회사들이 정부의 면허 없이 화웨이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였다. 2020년 5월 상무부는 화웨이에 대한 수출 금지를 미국 기술로 제조되고 화웨이에 맞춤화된 반도체까지로 확대함으로써 미국 밖에서 제조된 반도체 칩도 포함시켰다. 같은 해 8월 상무부는 수출 금지를 화웨이에 대한 모든 반도체의 전면 판매 금지로 다시 확대하고 이는 9월 15일
발효되었다. 같은 해 6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화웨이를 국가안보의 위협으로 지정하여 미국에 자회사를 두는 것을 금지하였다. 같은 해 7월 미국 연방조달규정심의회는 모든 연방정부 납품업자가 화웨이 하드웨어를 연방정부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화웨이 하드웨어의 사용을 금하는 연방등록고시를 발표하였다. 같은 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방부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됐다고 지적한 화웨이 등의 기업 주식을 미국 기업이나 개인이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화웨이는 2020년 9월 15일의 수출 금지 발효 전에 주요 칩 공급업체 및 부품 제조업체로부터 5G 칩 등 다량의 칩과 부품을 사재기하였다. 화웨이는 주요 사업인 5G 등 통신사업과 서버 사업에 필요한 1.5~2년치 칩과 부품을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간의 경과에 따라 휴대폰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화웨이가 미국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반도체 제조시설을 상하이에 건설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또한 화웨이는 안드로이드를 대체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OS인 하모니를 공개하였다.
미국은 우방 국가에 대해 화웨이를 5G망에서 배제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각국은 다양한 대응을 하였는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유럽의 다수 국가들이 배제에 동참하였다. 오랜 기간 화웨이에 제품을 판매해온 미국 제조회사들과 화웨이 장비의 저가 공급에 혜택을 본 유럽의 통신사업자들은 처음에 정부의 화웨이 배제 움직임에 반발하였으나 대체로 정부의 정책을 받아들였다. 2020년 영국은 보안 문제를 이유로 화웨이를 배제하고 5G 장비 공급자 다각화를 위해 2억 5천만 파운드의 지출을 결정하고 화웨이를 2027년까지 영국 5G망에서 퇴출하기로 하였다. 중국은 호주의 화웨이 배제 등에 대응하여 호주산 석탄과 철광석의 수입을 크게 축소함으로써 호주 경제에 타격을 주었다.
한국은 이동통신 3개사 중에서 L사만이 LTE 장비의 약 30%와 5G 장비에서 비슷한 비율(추정)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국내 백본망의 20~25% 정도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화웨이 사태 후 미국은 한국에 대해 지속적으로 화웨이 장비 사용에 대한 보안 우려를 제기하고 5G망에서의 배제를 권고 요청하고 있다. 미국은 2020년 말 현재 60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클린 네트워크에 한국이 가입하여 화웨이 배제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화웨이에 대한 제재 정책을 초당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미국은 클린 네크워크를 통하여 참여국의 화웨이 배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은 해당국에 대해 투자 취소를 위협하고 무역을 통해 보복하고 있다. 그동안 화웨이 배제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온 한국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선택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