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앙아시아 상생 협력 관계 현황과 방향

일시: 2025년 12월 2일(화) 15:00 ~ 17:00 장소: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영원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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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일 - 3:00 pm

End

2025년 12월 2일 - 5: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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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영원홀

기획의도 : 한국-중앙아시아 협력의 전반적 흐름을 폭넓게 조망하며 양측 관계의 의미와 중요성을 재정립하고, 향후 협력의 큰 방향성과 비전을 탐색하고자 한다. 또한 지역별 특성과 국제 정세를 반영해 상생 가능한 협력의 잠재력을 다각적으로 논의하고, 전문가의 통찰을 통해 정책적·전략적 시사점을 도출하여 실제 협력 정책에 참고할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국-중앙아시아 관계의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인 발전 구상을 마련하는 데 기획 의도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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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중앙아시아센터 이주·난민연구단은 2025년 12월 2일 화요일, 하태역 전 주키르기스스탄 대사를 초청해 “한국-중앙아시아 상생 협력 관계의 현황과 방향”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개최했다. 하 대사는 35년에 걸친 외교 경력을 기반으로 중앙아시아의 전략적 위상 변화, 한국의 대중앙아 외교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향후 협력 방향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

하 대사는 최근 중앙아시아가 국제정치의 핵심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전략 경쟁, 핵심 광물 공급망 변화 등으로 인해 주요국이 중앙아시아에 대한 접근을 크게 확대했으며, 이는 C5 정상회의의 정례화와 다자·양자 협력의 급증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중앙아시아 내부에서도 젊은 세대의 부상, 정체성 재편, 시장경제 확대, 언어·문화적 전환 등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며 지역 국가들이 과거의 ‘주변부’에서 벗어나 보다 능동적인 외교 행위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중앙아 정책과 관련해 하 대사는 정상외교의 확대 등 성과에도 불구하고, 5년 단임제에 따른 정책 단절, 기관 간 협력 부족, 현지 가치사슬 참여 미흡 등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장기적 전략 구축, 핵심 산업 협력 확대, 공공외교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강연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중앙아시아의 국제적 역할 변화, 러시아·중국과의 관계, 지역 협력의 동인, 고려인 공동체의 역할, 그리고 중앙아시아 정치체제의 미래 등 폭넓은 주제가 논의되었다.

첫 질문에서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주체성 강화가 러시아·중국의 지역 전략 변화를 어떻게 이끌지에 대한 의견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하 대사는 중앙아시아는 이제 단순히 러시아의 ‘근린 지역’이 아니라, 미·중 경쟁이 펼쳐지는 무대로 변모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이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 구상 이후 중앙아시아를 적극적으로 포섭해 왔으며, 러시아 역시 경제·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해 영향력을 유지하려 노력하지만, 양국 모두 중앙아시아 C5의 결속을 직접적으로 제약하기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조정하며 대응할 것이라고 보았다. 다만 이 지역의 역학은 기존의 러중 경쟁을 넘어 미중 전략 경쟁의 새로운 장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기업·정부가 중앙아시아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도적·법적 어려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하 대사는 중앙아시아 국가들 내부의 거버넌스 문제 역시 여전히 크다고 평가하며, MOU 체결이나 투자 협력 시 보다 정교한 계약 조항, 분쟁 해결 메커니즘, 중재 제도 활용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상 간 합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실무적·법적 안전장치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질문에서는 중앙아시아 5개국의 지역 협력(C5) 동력이 무엇인지, 그리고 국가별 경제·정치적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제기되었다. 하 대사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이 지역 협력의 핵심 추진자로 자리 잡고 있으며, 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도 단독 대응보다 C5 틀 안에서 더 큰 이익을 기대하기 때문에 협력 동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경·물 자원 등 양자 갈등이 남아 있지만, 이를 조정하기 위한 다자 틀의 필요성이 C5 협력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언어·문화 영역에서의 ‘탈러시아화’(de-Russification) 경향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하 대사는 공적 행사에서 자국어 사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젊은 세대의 언어·정체성 변화가 러시아의 영향력을 점차 약화시키고 있다고 보았다. 다만 엘리트 집단과 권력 구조는 여전히 러시아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단기간 내 변화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고려인 공동체의 역할에 관한 질문에서는, 키르기스스탄 내 고려인 인구 구성과 경제 활동을 설명하며 “과거처럼 고려인을 한국-중앙아시아 협력의 ‘가교’로 보는 접근은 이미 유효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려인 정책은 감정적 상징이 아닌, 실제 그들의 교육·생계·이동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문에서는 중앙아시아가 강대국들 사이에서 ‘연대 전략’을 통해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하 대사는 아직까지 C5는 국제적 연대 형성보다는 지역 내부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단계이며, 복잡한 국제 전략 구상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장은 학계의 전략적 계산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며 중앙아시아는 우선적으로 물·국경·안보 등 실질적 문제 해결에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중앙아시아 권위주의 정권의 생존 전략과 지역 민주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었다. 하 대사는 정권 유지의 핵심 변수로 “국민의 생계 문제 해결”을 가장 먼저 꼽으며, 카자흐스탄 2022년 1월 시위처럼 작은 경제 불만이 대규모 정치적 폭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엘리트 간 자원 배분 구조와 러시아와의 관계가 여전히 정권 안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민주화 전망과 관련해서는 젊은 세대의 가치 변화가 장기적으로 변화를 이끌 수 있으나, 아직은 정치 참여와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강연과 질의응답은 중앙아시아 지역이 급격히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어떤 전략적 의미를 갖는지, 한국이 어떤 시각과 접근법을 가져야 하는지를 다층적으로 조명한 자리였다. 하 대사는 한국이 선언적 구호를 넘어 실질적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반복해 강조하며, 앞으로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협력이 보다 성숙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전략, 제도적 기반, 현장 중심의 정책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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