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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30일 - 3: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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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30일 - 6: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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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ZOOM 진행본서는 과거제도가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擧士와 選官의 분리, 선발자로서의 황제⋅국가권력과 피선발자로서의 士人들 사이의 길항 관계에 주목하여 고찰하였다. 그 결과 얻어진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형태의 과거제도로 확립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였다. 둘째, 이 기간 동안 왕조권력이 추구한 제도와 사인들이 주도한 현실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였다. 셋째, 양자 사이의 미묘한 긴장 관계 속에서 진사과에 응시하거나 급제한 사인들의 주체적 능동성이 두드러지고, 실제로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후의 과거제도가 전개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과거제도의 역사적 의미를 재고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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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지적 가치 프로그램’에서는 5월 30일 하원수 교수(성균관대 사학과)를 초청하여 신간 ?과거제도 형성사?(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21)를 소개하고 토론하는 북토크를 주최하였다. 이날 행사는 김병준 교수(서울대 동양사학과)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최재영 교수(한림대 인문학부)와 김종섭 교수(서울시립대 국사학과)가 지정 토론을 맡았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행사에는 40명에 달하는 청중이 접속하였으며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하원수 교수의 신간 ?과거제도 형성사?는 과거 제도에 대한 통념과 후대의 시선을 걷어내고 근본으로 돌아가 그 형성 과정부터를 철저하게 재구축하였다. 그리하여 일반적 통념의 과거제도가 확립되기까지는 종래 생각해왔던 것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하였음을 밝혀낼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문헌 사료의 서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당대의 1차 자료를 풍부하게 활용해 용례를 검증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는 비단 과거제도라는 하나의 주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역사 연구를 수행하든지 필요한 태도일 것이다.
저자는 다음으로 왕조 권력이 추구한 제도와 사인들이 주도한 현실 사이에는 괴리와 긴장 관계가 존재한다면서, 그 안에서 사인들의 주체적 능동성이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더 나아가, 과거 제도를 황제와 사인들의 길항 관계 속에서 빚어진 합작품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망하고, 남북조 시기 축적된 사인 문화의 연속이라는 차원에서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전통 시대의 역사를 황제 또는 제국이라고 하는 국가권력의 측면에만 초점을 두고 설명해서는 안 되며 사인으로 대표되는 중간층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는 이러한 시각의 전환은, 중국사에서만이 아니라 한국의 전통 사회를 설명할 때에도 유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