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서지영 박사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 한류연구센터
이 책은 ‘플랫폼 한류’라는 핵심 개념을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한다. 저자는 플랫폼 한류라는 개념을 본격적으로 제시하며, 한류를 문화적 결과물인 ‘콘텐츠’의 차원을 넘어 문화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과정인 ‘플랫폼’의 차원으로 확장해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한국 없는 한류’, ‘보이지 않는 한류’와 같은 탈경계적 현상에 주목하며, 이러한 현상들이 콘텐츠의 국적성이나 문화적 원산지에 기반한 전통적인 한류 담론의 한계를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이를 통해 플랫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문화적 영향력이 발휘되는 새로운 방식에 주목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나아가 한국의 로컬 플랫폼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양상을 살피며, 로컬 플랫폼의 혁신이 글로벌 문화 흐름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새로운 문화 생태계, 노동의 양상, 이용자 경험이 형성되는지를 분석한다. 『플랫폼 한류』는 이러한 논의를 통해 플랫폼 시대의 문화 변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발표: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토론: 진달용 (Simon Fraser University), 김아영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사회: 서지영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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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4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이성민 교수는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가 주최한 CHS 100분 토크에서 『플랫폼 한류: 로컬 플랫폼의 글로벌화』를 주제로 북토크를 진행하였다. 이 강연은 김규찬, 이소은, 이상규, 강신규, 강혜원 등 공동 연구진이 참여한 출판 프로젝트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였으며, 약 49여 명의 연구자와 학생들이 참석했다. 이 교수는 한국 로컬 플랫폼의 해외 진출이 단순한 산업 확장을 넘어, 새로운 창작 생태계와 문화적 질서를 구성하는 과정임을 설명하며 플랫폼 한류의 개념적 의의와 사회문화적 함의를 성찰하고자 했다.
이성민 교수는 먼저 ‘플랫폼 한류’라는 개념이 기존 콘텐츠 중심의 한류 논의와 어떻게 구별되는지 설명하였다. 그는 플랫폼을 기술적 기반을 넘어서 이용자·창작자·산업의 관계를 조직하고 형성하는 문화적 매개자로 규정하면서, 로컬 플랫폼은 각 지역의 산업적·사회적 맥락 속에서 고유한 특성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특성이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그대로 확장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플랫폼 한류는 개별 작품의 수출이 아니라, 플랫폼이 가진 구조·관계·인프라 자체가 세계로 확장되는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연의 중심은 네이버 웹툰과 제페토 등 한국 로컬 플랫폼의 해외 확장 사례였다. 이성민 교수는 국내에서 독과점·폐쇄성 등의 비판을 받아온 네이버가 해외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창작 생태계를 구성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웹툰 플랫폼은 단순히 한국 콘텐츠의 유통 창구에 그치지 않고, 미국·태국 등지에서 기존에 없던 창작 생태계를 만들어내며 현지 창작자들의 데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는 이를 “네이버는 콘텐츠를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구조를 글로벌화한다”는 말로 설명하며, 플랫폼 글로벌화가 빅테크 중심의 획일화 논의를 전환시키는 중요한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성민 교수는 플랫폼 글로벌화가 문화다양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알고리즘 기반의 편향성과 우세종 확산이라는 부정적 측면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지역에서 새로운 창작자와 서사가 등장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플랫폼 한류는 문화적 다양성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DC·마블 중심의 과점적 구조 바깥에서 새로운 창작자가 성장할 기반이 만들어졌고, 태국에서는 취약했던 스토리 시장이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그는 팬 플랫폼, 메타버스 기반 서사, 웹툰 IP 생태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한국 플랫폼이 지역 맥락에 맞게 새로운 관계·경험을 구성하는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연 이후 토론에는 진달용 교수(Simon Fraser University)와 김아영 연구원(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참여하여 발표 내용을 심화하는 논의를 이어갔다. 사회는 서지영 교수(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가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