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자: 이지수 / 한국외국어대학교, 김선우 / 한국외국어대학교
이지수(한국외국어대학교)는 “팔레스타인 문제로 본 범아랍주의: 쿠르드와의 비교를 중심으로”라는 발표에서 팔레스타인 문제와 쿠르드인 문제를 비교한다. 이스라엘과 네 차례 전쟁을 불사할 만큼 아랍국가들은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왔다. 아랍 국가들은 팔레스타인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하고 있으며,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도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촉구해 왔다. 4차 중동전쟁 이후 아랍권에서 범아랍주의가 쇠퇴하고 국가중심주의가 힘을 얻었지만, 팔레스타인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범아랍주의적 시각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팔레스타인 문제가 범아랍주의에 따라 역내 아랍 국가의 지지를 받는 것과 달리 쿠르드인은 역내에서 전혀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주목하고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범아랍주의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고찰하고자 한다.
김선우(한국외국어대학교)는 “지중해 난민 위기-불법 이주 단속과 인도적 딜레마”라는 발표에서 난민들이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도적 위기에 주목하고 불법 이주를 막기 위한 단속 정책이 난민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며 오히려 난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에 지중해 난민 단속 정책 및 지중해 난민 현황과 구조적 문제를 분석해 국제사회가 직면한 난민 문제 대응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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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3일(월), 서아시아센터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의 이지수 박사와 김선우 박사를 초청하여 ‘팔레스타인 문제로 본 범아랍주의-쿠르드와의 비교를 중심으로(이지수), 지중해 난민 위기-불법 이주 단속과 인도적 딜레마(김선우)’라는 제목의 신진학자 콜로키움을 개최하였다.
지난 8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박사 과정을 마친 이지수 박사는 알카에다 지도자와 사이드 꾸틉의 비교에 대한 박사 학위 논문을 작성하였고, 9월 발행된 한국중동학회논총에서 ‘이상 기후와 테러 조직의 확장: IS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작성하였다. 김선우 박사 또한 지난 8월 동 대학원의 박사 과정을 마쳤고, 리비아의 부족주의와 내전에 대한 박사 학위 논문을 작성하였으며, 2022년에는 ‘정부 비신뢰와 레바논 국민의 헤즈볼라 지지도 부상’을 주제로 논문을 작성하였다.
콜로키움의 첫 순서로 진행된 이지수 박사의 ‘팔레스타인 문제로 본 범아랍주의-쿠르드와의 비교를 중심으로’는 팔레스타인과 쿠르드족 각각의 역사 및 정체성 발전 과정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되었다. 팔레스타인과 쿠르드족은 실거주하는 영토에 독립 국가를 건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양자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각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이는 팔레스타인이 UN에 옵서버로 등록되고, 1926년부터 2024년까지 실시된 33회의 아랍 정상 회의 중 26번이나 주요 아젠다로 다뤄지는 등 국제 사회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는 반면, 쿠르드 문제는 단 한 번도 아랍 정상 회의에서 거론된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쿠르드족은 민족의 주 거주지인 터키와 이라크, 시리아, 이란에서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고, 이들의 민족주의를 둔화하고 내부 분열을 도모하기 위해 쿠르드족에 대한 아랍화 전략이 추진되고 있어 문제 해결이 요원한 상황이다. 팔레스타인과 쿠르드족에 대한 비교 분석의 끝으로, 국가 없는 민족이라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은 국제적인 관심과 많은 지지를 받고 쿠르드족에게는 어떠한 연대도 나타나지 않는 사회 현상에 대하여 팔레스타인 문제를 계속 문제 삼고, 지지하며, 아젠다로 제시한 아랍 국가들의 영향, 특히 초국가적인 범아랍주의의 영향력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결론을 지으며 이지수 박사의 발표가 마무리되었다.
이어진 김선우 박사의 ‘지중해 난민 위기-불법 이주 단속과 인도적 딜레마’는 지중해 난민 현황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발표가 진행되었다. 내전과 폭력, 정치적 억압 및 경제적 불안을 이유로 이주를 결정하는 난민들은 1951년 난민 협약에 따라 강제 송환 금지 원칙과 난민 보호의 의무를 지니고, 안정적인 정치-경제 환경과 재정착 기회를 제공하는 유럽으로 이동하고자 한다. 하지만 반대로 유럽 각국은 불법 이주를 막기 위해 난민 단속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리비아나 튀니지 등 비EU 국가들과 맺은 외부화 협정을 통해 난민들의 유럽행을 차단해 폭력과 학대에 노출하고, 난민을 향한 비인도적 대우와 부족한 의료 지원, 거주 및 재정착을 차단하며 결과적으로 난민들이 더 위험한 경로를 선택하게 하고, 그들의 생존 위협을 증가시키는 문제를 낳고 있다. 이는 난민 보호에 대한 국제법적, 인도주의적 책임이 자국의 이익만을 우선하여 불법 이주를 막으려는 국가적 입장과 충돌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여러 난민 정책의 한계가 보이는 현실 속에서 난민 문제의 구조적 원인으로 인해 난민은 계속 발생하지만, 유럽 내에서는 지속적으로 난민 수용 반대하는 여론이 확산하며 난민 보호 의지가 약화되어만 가고 있다. 물론, UNHCR, IOM 등 국제기구의 지원과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 등 국제사회가 손을 모아 대응하고 있으나 미미한 영향력과 미흡한 지원, 협력 부족 등의 한계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끝으로 김선우 박사는 지중해 난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EU와 국제기구의 협력 강화, 인권 중심의 난민 정책을 통한 인도적 접근, 장기적 해결 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발표를 마무리하였다.
현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시의적절한 주제를 다룬 두 박사의 열띤 발표 덕분에 범아랍주의의 실효성과 유럽의 난민 아웃소싱화, 난민 수용과 관련하여 한국이 필요한 자세 등 다양한 질문이 제기되었고, 열렬한 질의응답과 토론 속에서 신진학자 콜로키움이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