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자 : 량미화 / 아시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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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4일 량미화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의 아시아연구소 브라운백 세미나에서는 <축전을 통해 본 북한의 대중ꞏ러 연대 (2012-2023)>을 주제로 한 발표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 스퀘어(3층)에서 진행되었다. 해당 발표는 김정은 시기, 북한이 중국 및 러시아와 주고 받은 축전 텍스트 분석을 통해 북중, 북러 간의 연대 관계의 변화 및 북중 및 북러 연대에 대한 북한의 정책적 입장 변화를 추적하는 내용이었다. 또, 축전 내용의 변화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김정은 시대 북한의 대중ꞏ러 연대 태도 변화 및 함의를 논의하였다. 량미화 연구원은 축전 빈도와 텍스트의 의미를 중북 및 러북 관계 변화와 연계하여 분석함으로써 북한의 대중국ꞏ대러시아 전략을 이해하는 데 기초 작업이 될 것이라 밝혔다.
축전은 양국 관계의 현주소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국가들이 자국의 외교 메시지를 전달하고 상대방 국가의 의도를 탐색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원은 북한이 축전의 빈도와 분량, 양국 관계를 표현하는 특정 용어, 그리고 대내외 문제를 언급하는 문구의 변화를 통해 시기별 대 중ꞏ러 연대에 대한 정책적 방향성의 전환을 보여주었다고 주장했다.
량미화 연구원은 기존 연구에서 북한의 대중ꞏ러 연대에 대한 입장 변화를 구체적으로 분석하지 않았으며, 특정 시기에 축전에 집중함으로써 전체적인 변화를 포착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해당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주장한 연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의 대중ꞏ러 축전의 양적 변화는 어떠한 추세를 보여주었으며, 이가 북-중, 북-러 관계 변화와 어떤 상관성이 있는가? 둘째, 축전 문구에서 양국 연대 관계에 대한 북한의 언급은 어떠한 변화가 있었으며, 이는 북한의 대중ꞏ러 연대 입장 변화를 어떻게 반영하였는가? 연구원은 북한식 “연대”와 “축전”을 정의하고, 그 성격이 어떠한지, 축전의 발송 시기가 언제였는지를 반영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고 설명했다. 이 내용을 기반으로 김정은 체제가 공식 출범한 2012년부터 2023년까지를 분석하였으며, 횟수와 분량을 변화 추이고 삼았고, 축전 문구에 인용된 양국 관계에 대한 북한의 표현, 즉 특정 단어의 사용 여부 등을 통해 양국관계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추적하였다.
연구원이 밝혀낸 양국 연대 관계에 대한 북한의 입장 변화는 다음과 같다. 2012년에는 전통적인 조중 친선, 2014년부터 2015년까지는 전통적인 중조 친선(중국 인민 등 키워드가 언급되지 않음), 2016년부터 2017년은 외교 인사만 언급된 정도였다. 뒤이어 북중 연대에 대한 북한의 입장 변화도 공개하였는데, 2018년에는 개인적 차원에서 “나의 친근한 련방” 또는 “특별하고도 친밀한 관계”, 2019년에는 사회주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조중친선”(양국 간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 2020년과 2021년은 개인적 차원의 “동지적 우의”, “전우” 강조, 2022년은 적대세력들의 고립봉쇄책동”에 대응하기 위한 “전통적이며 전략적 관계” 혹은 “불패의 전략적 관계”, 그리고 2023년은 “새로운 력사적 시기에 들어선 조중친선관계”로 보인다고 설명하였다. 반면 북러 연대에 대한 북한의 입장 변화는 조로친선협조관계 (2012-2017년), 전략적이고 전통적인 조로 친선 관계 (2018년), 러시아를 “전우”로 규정(2019년), 피로써 맺어진 조로 친선 관계 (2021년), “적대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및 전통적인 관계(2022년), “제국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전투적 우의 (2023년)였다고 덧붙였다.
이를 근거로 북한이 “전략”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해 추가 설명하였다. 연구원에 의하면 북한에게 “전략”은 “주체적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핵심으로, 일정한 지속성을 지닌 동맹자 연대를 확보하여 혁명을 위한 “투쟁” 형태이며, 전략적 관계 구축은 북한의 정책적 목표를 위해 동맹을 확보하기 위한 행위지만, 자율성은 희생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전략”에 대한 함의에는 세 가지 측면이 포함된다고 주장하였는데, 첫째, 혁명의 매 단계에서 투쟁의 기본 방향, 역량 및 주객관적 조건의 변화에 “동맹”을 확보하는 것, 둘째, 지속성을 지니고 있기에 일정한 “혁명” 단계에서는 변화하지 않았고, 셋째, 북한은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체적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라 전했다.
결론적으로 연구원은 축전의 횟수와 분량은 양국 관계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에 미시적인 차원에서 양국 관계의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축전 횟수, 분량, 게재 위치, 발송일과 게재일 격차 등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 한중 협력 관계는 북중 갈등 관계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김정은 집권 초기, 권력의 안정적인 승계를 위해 북중 양국 협력 관계가 형성되었다는 점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북한에게 연대는 “지지”외 “협조” 두 가지 차원의 함의가 있다는 결론으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는 곳 북한이 정당성 강화 차원에서 북한 전략적 노선이나 정책에 지지하며, 협조는 경제기술, 문화, 군사 등 분야에서 상호 원조 관계로 표현되었다는 점이라 설명하였다. 즉, 북한에게 연대는 정책적 목표가 아닌 수단이며, 연대를 통해 국제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형성하여, 북한 “혁명 위업”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기별로 북한은 “전우”, “국제주의적 위업”, “피로써 맺은 관계” 등 키워드를 통해 대 중,러 연대에 대한 정책적 방향성을 표현하고 있다. 비록 외교적 수사이고 상징적인 의미에 그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양국 연대 관계에 대한 북한의 태도를 반영했다. 연구원은 그러나 북한의 연대는 조건적, 즉 자율성을 희생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주된 결론이라 주장하였다.
발표 이후 량미화 연구원에게 앞으로의 연구 목표에 대해 질문하였다. 량미화 연구원은 동북아 문제 관계에 있는 구조적인 제약과 역동성을 연구하고 싶고, 또, 북한과 같은 약소국들이 어떻게 생존하고 어떻게 편승하는지를 이론적 차원에서 다루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량미화는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이며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펠로우와 서울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했다. 2023년 『북중소 삼각관계와 북한, 1956-1961: 북한의 상대적 자율성 형성』을 주제로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북한의 대중ꞏ러 외교정책, 남방 및 북방 삼각관계, 중소국 외교정책론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1961년 중조ꞏ소조 우호 조약 체결의 재고찰: 양면 동맹의 제도화를 중심으로”, “북한의 상대적 자율성과 북중소 삼각관계: 8월 전원회의 사건의 전후 과정을 중심으로”,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중한 협력” 등이 있다.
글, 사진 | 구하린(학술기자단, 연구연수생 19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