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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2일 - 10:00 am
End
2023년 9월 12일 - 12: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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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303호이 책은 한국의 전통적 공동체에서 인간적 친근함이라는 환경이 어떻게 한국전쟁이라는 정치의 주요 표적이 되었는지, 그리고 이후 긴 냉전시기 동안 어떻게 국가적 규율 행위의 핵심이 되어왔는지를 드러낸다. 한국전쟁은 지금의 세계를 만든 전쟁이기도 하다. 전지구적 냉전체제를 형성한 초기 주요 사건이면서 최근 새롭게 부상한 소위 중국과 미국의 신냉전 구도의 뿌리도 한국전쟁에 있다. 20세기의 대표적 내전이자 가장 폭력적인 내전인 한국전쟁이 세계사의 넓은 지평에서 차지하는 자리를 이해하는 데 이 책이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저자는 전쟁의 감춰진 상흔을 용기 있게 대면하는 지역공동체 주도의 노력에 주목한다. 제주에서 전개된 마을 단위의 노력은 추념식 등의 공식행사로 발전되었고 해외로까지 확장되어 전지구적 시민사회의 특성도 띠게 되었다. 공동체를 사회와 분리하는 근현대 세계의 이념적 경향을 이겨내고 소시에타스와 시비타스가 서로 합심하여 놀라운 정치적 공간을 창출했다고 분석한 이 책을 통해, 식민과 전쟁, 냉전의 상흔을 공유하고 있는 아시아에서 공동체-시민사회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 발표: 권헌익(서울대 아시아연구소 HK교수)
- 토론: 정근식(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전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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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2일, 아시아연구소 303호 국제회의실에서는 『전쟁과 가족』을 저술한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의 권헌익 초빙석좌교수를 초청해 북토크가 진행되었다. 이날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의 김호 HK교수가 사회를 보았고,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前위원장이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인 정근식 교수가 토론을 담당하였다.
권헌익 교수는 『전쟁과 가족』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기에 앞서 피카소의 그림 몇 점을 소개하였다. 특히 프랑스 남동부 도시 발로리의 전쟁과 평화를 상징하는 벽화 중 ‘평화’를 담은 벽화를 소개하며, 감상자의 공동체 내 위치에 따라 오른쪽 구석의 그림의 의미가 달라진다고 하였다. 권헌익 교수는 “한반도의 전쟁은 70년이란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고 말하며, 전쟁의 경험 주체들이 세상을 떠나가는 이 시기에 우리 공동체가 그 전쟁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코리아의 학살’, ‘불온한 공동체’, ‘분쟁 중의 평화’, ‘연좌제’, ‘도덕과 이념’, ‘소리 없는 혁명’ 등 크게 6장으로 구성된 책을 통해 6·25전쟁 전후의 아픈 역사를 독자들에게 심층적으로 전달하는 동시에 가족과 친족의 관계적 관점에서 한국전쟁 이후 남겨진 ‘시민’이라는 존재의 아이덴티티를 설명하였다.
책 소개 이후에는 정근식 명예교수가 사회학자로서의 관심을 바탕으로 『전쟁과 가족』을 첫째, 이론적 통찰이 뛰어나며, 둘째, 한국전쟁에 관한 수많은 연구성과에 대한 충실한 리뷰를 하고 있으며, 셋째, 현장 연구를 통한 통찰이 결합된 인류학적 상상력을 잘 보여주는 책이라며 호평을 하였다. 마지막으로는 현장에 참석한 청중과 자유로운 질문과 토론 시간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