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자 : 이다은 / 아시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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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7일 이다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이주센터 방문연구원의 아시아연구소 브라운백 세미나에서는 <여행과 이주의 경계에서: 한국 임시 체류 외국인의 비자 런>을 주제로 한 발표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 스퀘어(3층)에서 진행되었다. 해당 발표는 특히 연구원이 현지 조사를 통해 발견한 ‘무비자 90일’ 체류자격을 이용해 한국에서 비자런으로 삶을 이어가는 외국인의 임시적인 라이프스타일과 정기적으로 국경을 넘는 이동 경험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비자런이란 체류 기간 연장을 목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국경을 넘었다가 재입국하면서 비자를 갱신하는 행위이다. 이다은 연구원은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비자런을 중심적으로 살펴보면서, 비자런을 통해 한국에 머무는 사람들은 디지털 노마드부터 프리랜서, 워킹홀리데이 메이커에 이어 초국적 K-pop 팬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다은 연구원은 한국에서 비자런을 가능케 하는 다양한 맥락으로 저가항공 산업의 발전, 한류 컨텐츠의 영향, 다양한 비자 카테고리 등장, Airbnb등 새로운 관광 산업, 다양한 스타트업, 독립적인 일 트렌드 등이라 분석하였다.
이다은 연구원이 연구에서 밝힌 중심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에서 비자런을 하는 외국인은 어떠한 배경 속에서 모바일한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하거나 떠밀려왔는가? 이들은 어떤 전략으로 비자 제도의 허점을 우회하는가? 이들의 특수한 하이퍼 모바일 라이프스타일을 가능케 하는 한국의 비자와 산업 시스템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둘째, 정기적으로 국경을 넘는 이들의 모빌리티 리듬과 패턴은 어떠한 새로운 양태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가? 이들의 하이퍼 모빌리티 감각과 장소 감각은 어떠한가? 마지막으로, 비자 러너(visa runner)들의 한국 내외부로의 반복되는 국경 넘기와 이를 통해 이어지는 삶 속에서 우리는 어떤 아시아 지역 내 모빌리티, 네트워크, 장소적 함의를 상상해 낼 수 있을까? 이런 연구 질문에 이다은 연구원의 연구 방법은 무비자 90일 체류자격으로 단기 체류하는 외국인들, 에어비앤비 숙박업소 호스트들, 이민정책연구원이나 법무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 연남동의 “Hoppin House” 참여 관찰, 디지털 에스노그라피 등이라 밝혔다.
연구원은 2024년 법무부가 일부 한정된 조건을 만족하는 외국인에 한하여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시범 발급하기로 한 내용을 추가 언급했다. 이에 국가가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등으로 나눠지던 기존 한국의 외국인에 대한 구분과는 결이 다른 이주에 대한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설명했다. 또, 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다양화되고 있는 외국인의 한국 방문, 체류 경험을 드러내고, 이주 혹은 관광이라는 접근을 넘는 새로운 접근법을 상상해 보고자 함을 밝혔다. 또한 한류 컨텐츠 등의 영향으로 ‘살아볼 만한 나라’, ‘경험하고 싶은 나라’로 인식되고 있는 한국의 위치에 대한 고민도 해보고자 함을 덧붙였다.
연구원은 비자 자격에 얽매이지 않는 초국적 이동과 함께 불법과 합법의 회색지대를 우회하는 모바일한 개인들의 등장이 한국 사회의 기존 외국인과 이주, 그리고 비자 정책 등에 새로운 시각의 도입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즉, 인구 위기 담론의 프레임 속에서 주로 노동력 확보나 정착 인구의 확대(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를 위한 방법으로 모색되어온 한국 사회의 이주에 대한 접근이 좀 더 다양한 삶을 담아낼 수 있도록 넓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표 말미에 이다은 연구원에게 아시아연구소 소속으로서 앞으로의 연구 계획과 목표에 대해 질문하였다. 현재 이다은 연구원은 11월까지 진행될 한국에서의 참여관찰 및 필드워크를 통해 박사논문을 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후에는 한국으로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 청년들의 이동, 이주, 그리고 여행을 중심으로 들여다보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다은 연구원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이주센터 방문연구원으로, 현재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비교아시아학 프로그램에서 박사 수료 후, 한국에서 “Temporary Sojourners in Korea”라는 박사논문 주제로 현지 조사 중이다. 아시아 청년들의 이동과 초국적 연대 정치에 관심이 있으며, 이를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중심으로 풀어보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글, 사진 | 구하린(학술기자단, 연구연수생 19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