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으로: 이주, 적응, 그리고 공존

일시: 2025년 4월 17일(목) 14:00 ~ 16:00 장소: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3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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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7일 - 2: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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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7일 - 4: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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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303호

전쟁과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한국으로 온 아프가니스탄 이주민들은 어떤 현실을 마주하고 있을까요?
본 강의는 그들의 이주 과정과 정착 경험을 조명하며, 문화적·제도적 장벽 속에서 새롭게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탐구합니다. 또한, 이주배경을 가진 강사의 시각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이들이 겪는 도전과 가능성을 살펴보며, 다문화 사회에서 공존과 포용이 가지는 의미를 함께 고민합니다.


나히드(성균관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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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중앙아시아센터 이주·난민연구단은 4월 17일 나히드 씨(성균관대학교 재학)를 초청하여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으로: 이주, 적응 그리고 공존’이라는 주제로 교육프로그램을 주최했다. 아프가니스탄 북부 지역 마자르이샤리프 출신 나히드 씨는 2012년 가족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이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히드 씨는 먼저 자신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나히드 씨의 아버지는 2008년 급박한 사정으로 먼저 한국으로 피신했고 이후 어머니와 나히드 씨를 포함한 4남매가 2012년에 합류했다. 이후 한국에서 태어난 동생들까지 포함해 총 여섯 남매가 되었다. 그는 한국에서 성장하면서 “아프가니스탄과 한국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데 왜 이렇게 다른가?”라는 질문을 품게 되었고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대학에서 역사학과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이 역사적 아픔을 극복하고 성장한 경험을 아프가니스탄의 미래에 적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밝혔다.

이어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아프가니스탄은 내륙국가로 한국보다 여섯 배 큰 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짧은 평균 수명과 전쟁 등의 이유로 인구는 4천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다민족 국가로서 파슈툰, 타지크, 하자라, 우즈벡, 발루치 등 14개 주요 민족이 공존하며 대부분 수니파 무슬림이지만 시아파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의 현대사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전쟁과 혼란의 긴 역사가 구체적으로 다루어졌다. 1979년 소련 침공과 이에 따른 민간인 학살과 대규모 난민 발생, 1989년 소련 철수 이후 이어진 내부 갈등과 내전, 1996년 탈레반 집권과 여성 자유의 박탈, 그리고 2001년 9·11 테러와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주요 사건들을 짚었다. 특히 2021년 미군 철수와 함께 탈레반이 단 하루 만에 재집권한 상황은 수 천 명의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기 위해 공항으로 몰리고 비행기에 매달렸던 카불 공항의 혼란으로 이어졌다.

나히드 씨는 친척들의 사례를 들며 탈레반 정권을 피해 긴 여정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공공서비스의 부재로 여권 발급이나 비행기 운항조차 이루어지지 않던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야 했던 현실을 전했다.

한국 내 아프가니스탄 이주민들의 현황도 소개했다. 현재 약 908명의 아프간 이주민이 한국에 체류 중이며 이들은 주로 경기도, 인천, 대전, 울산 등에 거주한다. 체류 자격은 주로 거주(F-2), 인도적 체류(G-1), 유학비자(D-2) 등이며 특히 G-1 비자는 체류 안정성이 떨어지고 단순노동만 허용되어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아프간 이주민들은 제조업, 건설업 등에 주로 종사하며 일부는 제3국으로 재정착하거나 귀국하는 사례도 있다. 현재 아프간 대사관이 존재하긴 하지만 대사와 영사가 부재중이며 커뮤니티 차원에서 임시 운영되고 있다. 나히드 씨는 한국 생활에 대해 전쟁과 테러 위협 없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 자녀 교육의 기회, 의료 및 사회 인프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언어 장벽, 경력 단절, 자녀 교육 문제, 임시체류 신분의 불안정성 등 여전히 많은 어려움도 함께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이후에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먼저 고가영 박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해외에 있는 사촌과의 결혼이 흔한 문화임을 언급하며, 나히드 씨의 결혼 계획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나히드 씨는 “부모님은 같은 나라, 같은 민족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지만, 요즘은 같은 언어와 같은 종교 정도면 괜찮다고 말씀하신다”며, 특히 남성에게는 보다 개방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구기연 박사는 아프간 내 민족 구성에 대해 질문하며 하자라족의 비중이 높은 이유를 물었다. 나히드 씨는 “하자라족이 더 많다”고 답하며, 이에 구 박사가 “하지만 특별기여자로 온 하자라족은 적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맞는 지적이다”라며 상황의 복잡성을 인정했다.

김선희 박사는 나히드 씨의 정체성 형성과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어릴 때 한국에 온 만큼 공교육도 모두 한국에서 받았기에, 가정 내 문화와 사회화 과정이 본인의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물었다. 이에 나히드 씨는 “학교에서는 한국 문화에, 가정에서는 아프간 문화에 맞춰야 했고, 그래서 항상 두 가지 얼굴을 갖고 살아왔다”고 답했다. 대학 입학 후 용산구에서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경험을 통해 좀 더 자유로워졌지만, 성균관대에서는 한국 수업에서 유일한 외국인으로서 오히려 더 큰 혼란과 이질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최아영 박사는 나히드 씨의 아버지가 2008년 한국에 오게 된 경위, 동생들의 교육 실태, 특별기여자와 기존 이주민 간 상호작용에 대해 질문했다. 나히드 씨는 아버지가 의약을 공부하던 중 탈레반의 위협을 피해 여러 국가를 거쳐 한국에 오게 되었고, 현재 동생들은 모두 한국 공교육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별기여자들은 정부나 지자체의 프로그램을 통해 상호 교류가 잘 이루어지고 있으나, 기존 이주민들과의 교류는 주로 통역이 필요할 때 제한적으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드(Eid) 행사를 통해 서울 센트럴 이슬람 사원 등에서 교류가 이뤄진 바 있다고 소개했다.

문화적 차이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고가영 박사가 통역 활동 중 문화 차이를 느낀 적이 있는지 묻자, 나히드 씨는 “나는 대중교통에서도 거리낌 없이 앉지만, 특별기여자로 온 분들은 남성이 옆에 있을 경우 서서 가는 경우도 많다”며 개인적 차이를 언급했다.

또한 바딤 박사는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하는 이주 사례에 대해 물었고, 나히드 씨는 “탈레반 집권 이전에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주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현재는 그곳을 떠나 유럽으로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의응답의 마지막에서는 신범식 아시아연구소 부소장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나히드 씨는 “늘 임시적인 존재로 인식되는 것”이라고 답하며, 안정적인 삶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이 우선 마련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최아영 박사는 나히드 씨의 발언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제2, 제3의 나히드들이 한국 사회에서 자신만의 삶을 주체적으로 계획하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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