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행사는 서울대 사회학과 김백영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김홍중 교수의 콜로키움입니다. 동북아센터 <동북아시아 청년 모빌리티 연구> 사업단의 학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한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연구자 간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향후 연구 의제를 모색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 별도의 프로그램북 등은 없으며, 다음과 같이 진행 예정입니다.
16:00 강연자 소개 및 인사
16:05 콜로키움 진행
17:30 질의응답 진행 (참석자 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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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는 연구사업단의 주제인 모빌리티를 시대(시간적 평면)에서 고민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시대횡단’이라는 개념으로 읽어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시대횡단자는 예술·문학·철학에서 시대 변동을 증언하며 나타나는 형상을 일컫는 말로, 이들은 극단까지 사고실험을 밀어붙였을 때 등장한다.
시대횡단의 핵심은 시간의 차원을 가로지르는 이동으로, 이는 모빌리티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시대횡단자는 과거와 미래 사이 경계에 위치한다. 이러한 시대횡단자에 비추어봤을 때 『채식주의자』의 인물 영혜는 근대의 경계를 넘어가면서도 미래를 명확하게 정의내리고 있지 않다. 그는, 그 소설은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응시하고 저항하며 대답을 기다리며 질문한다.
이러한 연구는 전통적인 문화사회학적 관점보다는 ‘징후학’적 관점을 택하는 것이 적합하다. 작품은 현실의 비가시적 차원을 드러내는 진단적인 힘을 지닌 특권적 대상이라는 들뢰즈의 관점을 유념할 때, 영혜는 하나의 인물이라기보다 독자들에게 사고를 촉발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영혜는 본인의 존재가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유지됨을 깨닫지만, 이는 곧바로 존재론적 정화로 이어질 수 없다. 인간은 다른 생명을 먹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영혜는 그 이후로 계속 어떠한 몸부림을 보이는데, 그것은 자신의 완전한 사라짐, 케노시스를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더 이상 인간이라는 종에 속하기를 거부하며 자기-소멸로써 저항을 실천한다. 영혜라는 징후는 이미 20년 전에 소설로서 한국 사회에 등장했고, 실제로 한국 사회에는 또다른 시대횡단적 주체들이 등장하였다. 이러한 주체들의 방향은 인류세 생태 파국이라는 현실을 건너가려는 몸부림이다.
발표는 이러한 몸부림을 과연 모빌리티 개념의 확장으로서 설명할 수 있을지 질문하며 마무리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