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 : 최성호(SNU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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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16일, 304호에서 최성호 박사의 브라운백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최성호 박사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후 뮌헨대학교에서 불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아시아연구소 남아시아센터 선임연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교수 과제인 <순천 송광사 소장 아비달마잡집론소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불교 교단이 어떻게 학문 수용에 대한 입장을 바꾸고, 그 결과 고대 인도의 다양한 학문이 불교를 통해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갔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초기 불교 교단이 수행자들에게 불교 교리와 수행에만 전념하도록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의학이나 천문학 같은 다양한 학문을 습득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숫다니빠따] 같은 초기 불교 문헌에는 불교도가 해몽, 천문학, 의학을 일삼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고고학적, 문헌학적 자료들은 불교 수행자들이 의학 지식을 익혔음을 보여준다. 이후 인도 불교는 수행자가 다양한 학문을 배워야 한다고 입장을 바꾸었다. 특히 대승불교 유가행파에서는 불교 교리학, 의학, 논리학, 언어학, 기술 및 공예학의 ‘다섯 분야의 학문’을 섭렵하는 것이 진정한 수행자의 필수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엘리트’ 불교 수행자들은 불교 전파에 큰 역할을 했으며, 불교 경전을 번역한 역경승들 중 상당수가 뛰어난 의학 지식으로 명성이 높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불교와 함께 전파된 고대 인도 학문은 각 지역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수용되었다. 티베트는 인도의 학문을 ‘릭내’라는 명칭으로 개념화하고, 다섯 학문으로 나누는 방식을 받아들여 의학서와 문법서 등을 번역하며 학문을 발전시켰다. 중국에서는 ‘다섯 분야의 학문’이라는 용어가 점차 사라졌지만, 인도에서 유래한 지식들이 각 분야에 추가되었다. 조선의 [의방유취]에 ‘용수보살안론’이라는 이름으로 백내장 수술법이 수록된 것이 그 예이다. 이는 이 의학 지식이 인도에서 유래했으며 중국을 거쳐 조선까지 전파되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태국에서도 ‘다섯 학문’ 명칭은 없지만, 불교 전승 시기에 인도 의학인 [아유르베다]가 함께 전해져 태국 전통 의학으로 자리 잡고 오늘날까지 보존되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불교가 단순히 종교적인 교리만 전파한 것이 아니라, 고대 인도의 의학, 천문학 같은 다양한 학문까지 함께 실어 날랐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 이를 통해 불교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문화와 학문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최성호 박사의 발표는 불교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불교와 과학이 교류했던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