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와 유라시아 지역의 이해

일시: 2025년 10월 29일(수) 15:30 ~ 17:00 장소: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3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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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9일 - 3:3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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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9일 - 5: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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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303호

변화하는 국제 정세와 기후변화로 인한 해빙은 북극항로의 전략적 가치와 유라시아 지역의 경제·정치적 중요성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북극항로를 중심으로 기후변화, 이주, 북극권 경제 양상의 변화 등 다양한 현안을 살펴보고, 새로운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교통·무역 네트워크의 미래를 논의하며,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아울러 한국이 북극항로 시대에 지향해야 할 비전과 역할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김경호 (한국북극항로협회 상임부회장)
전) 대구광역시 의료관광 자문대사, 전) 주러시아 대한민국대사관 정무공사, 전) 주우즈베키스탄 대한민국대사관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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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중앙아시아센터 이주·난민연구단은 10월 1일 목요일, 조영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박사를 초청하여〈우크라이나 전쟁과 북극항로>를 주제로 전문가 특강을 진행했다.

조영관 박사는 먼저 북극항로의 개념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북극항로가 북서항로, 북동항로, 그리고 북극 중앙을 지나는 항로로 구분되며, 카라 해협에서 추코트카 프로비데니야에 이르는 약 5,600km 구간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모비스 등 민간기업과 지자체도 북극항로 활용을 중장기 전략으로 준비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북극을 둘러싼 국제적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후 한국에 미칠 잠재적 영향이 논의되었다. 발표자는 부산–로테르담 구간을 북극항로로 운항할 경우 약 7,000km의 항로가 단축되어 운송 시간과 비용 절감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북극은 단순한 항로 차원을 넘어 에너지 수송로로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석탄·석유·가스·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으며, 야말 LNG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현재 북극항로에서 운송되는 화물의 70~80%가 LNG와 석유라는 점은 이를 잘 보여주는 지표라고 덧붙였다. 발표자는 이러한 운송 증가의 배경에는 기후 온난화로 인한 해빙 가속화가 있다고 설명하며, 북극항로의 전략적 가치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임을 시사했다.

강의의 핵심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극에서 나타난 지정학적 변화에 맞추어졌다. 발표자는 전쟁 발발 이후 북극이 군사화되면서 기존의 거버넌스가 약화되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럽 각국은 나르바(에스토니아), 스발바르 제도(노르웨이), 고틀란드 섬(스웨덴) 등 북극 및 발트해 연안 지역의 안보 위협을 제기했고, 나토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2022년 3월, 북극이사회 회원국 가운데 서방 7개국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한 사건은 오랫동안 유지되던 ‘북극예외주의’가 사실상 폐기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발표자는 러시아가 북극의 전략적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일련의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2022년에는 북방함대에 첨단 무기를 배치하고 해양 독트린을 개정했으며, 같은 해 북극항로 행정조직 개편, 2035 북극항로 개발계획 수립, 2050 조선업 발전전략 발표 등을 통해 장기적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2035 계획에서는 화물 기반, 교통 인프라, 쇄빙선, 항해 안전, 관리체계 등 5대 분야에서 152개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2023년 대외정치개념 발표에서는 북극 인프라 개발을 위해 비북극권 국가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2025년 3월 제6차 국제북극포럼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북극이 러시아 경제와 전략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발표자는 서방의 대러 제재가 북극항로 물류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2023년 11월 러시아 LNG 기업 노바텍이 제재 대상에 포함되었으며, 2025년 9월 유럽연합은 19차 대러 제재를 통해 2027년까지 러시아산 LNG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북극항로 운송에 있어 러시아의 입지를 크게 흔드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의 행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2013년 북극이사회 옵저버 가입 이후 스스로를 ‘근(近)북극 국가’로 규정하고, 2018년 ‘빙상실크로드’를 제시하며 북극 전략을 본격화했다. 중국은 야말 LNG와 북극 LNG-2 지분을 보유하고 러시아와 긴밀히 협력해왔으며, 2024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양국 기업들이 북극 협력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특히 2025년 9월에는 세계 최초로 중국–유럽 간 컨테이너 정기항로를 북극을 통해 개통하며 정기 운항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강연은 한국의 대응으로 마무리되었다. 발표자는 한국 정부가 대통령 직속 ‘북극항로위원회’를 설립하고 해양수산부 산하에 북극항로 추진본부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해운협회가 2026년 북극항로 컨테이너선 시범 운항을 계획하고 있으며, 2027년부터는 정기운항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질의응답 세션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북극항로와 지정학적 변화, 환경 문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질문을 던졌으며, 이에 대해 조영관 박사가 답변을 제공했다. 먼저 박범진(경희대)은 북극항로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정부가 전략적으로 북극항로를 언급하지만 실제 운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에서 접근해야 하는지, 또 운송 기간 단축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시 운항이 불가능하다면 과연 경제성이 있을지 물었다. 이에 발표자는 갑작스러운 국제 정세 변화,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가능성과 유럽 수출 규모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하며, 당장은 가시적 성과가 크지 않더라도 수에즈 운하 대비 약 10일 단축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고정갑희(한신대) 북극의 군사화와 거버넌스 붕괴가 지구적 차원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 나아가 생태 위기와 소수민족 문제와는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발표자는 북극항로 이용 자체가 생태에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러시아 내 시민단체 활동이 존재함을 언급했다.

고일홍(아시아연구소)은 북극항로 관련 한국 내 거점 항구 문제를 제기하며, 부산항 대신 포항항을 전략적으로 고려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대해 발표자는 포항이 오래전부터 북극항로에 관심을 가져온 만큼 타당한 선택지라고 동의했다.

최아영(아시아연구소)은 러시아 제재로 인해 북극항로 활용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향후 전망을 질문했다. 이에 발표자는 당장의 물류·컨테이너망 활성화는 어렵지만, 러시아 항만 인프라 개발 참여나 LNG 선박 수주 같은 다른 기회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또한 한국은 북극이사회 참여를 통해 환경 문제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정은(외교학)은 기후 온난화로 인한 북극해 해빙이 글로벌 사우스에 미칠 영향을 질문했다. 특히 적도 아래 남반구 지역 국가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는데, 이들이 북극항로 정책이나 북극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움직임이 있는지를 질문했다. 이에 발표자는 아직 본격적인 협력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중국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베트남 등 일부 국가들도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협력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신범식(아시아연구소)은 러시아 극동과 동남아 항구가 연결될 경우 새로운 물동량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으며, 이는 복잡한 글로벌 물류망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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