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전면적인 체제경쟁의 상대라고 선언하고 기존의 통상분쟁 수준을 넘어선 방식으로 중국을 전면적으로 견제하고 있다. 이는 이른바 “신냉전 시대”로 연결되고 있다. 이제 장기적인 미중 패권경쟁의 첫 단계가 “신냉전” 이라는 형태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신냉전 시대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변화와 새로운 구조에 직면하게 되었고 각자의 입장에서 이에 대응해야 한다. 그 대응의 출발점은 이 시대가 형성된 배경과 이 시대가 내포하는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 시대가 형성된 배경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는 특히 중국이 시진핑 시대 이후 이른바 “중국의 길”, “중국특색 사회주의의 제도화”를 강조하면서 “시진핑 신시대”를 선언한 것이 가지는 의미(와 충격)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미국 트럼프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근본주의적 對中 시각(“principled realism”) 아래서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중국견제 전선을 확대해 왔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신냉전 시대가 미중 양국의 변화 뿐 아니라, 자유무역 원칙의 변화, 다자통상체제의 약화, (신산업) 글로벌 가치사슬의 단절, 경제-비경제 이슈의 결합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글로벌 경제의 관행과 규칙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즉 미중 경제전쟁에 대한 한국을 포함한 제3국의 대응의 주요 내용은 사실상 미중의 중국견제 과정에서 촉발되는 글로벌 경제질서의 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지만수 박사는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이다. 2000년 중국 국유기업의 성과평가에 관한 연구로 서울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LG경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동아대학교 등에서 중국경제, 한중 경제관계, 국제통상 및 금융 분야를 연구하면서 관찰 보고서와 정책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관련하여, 글로벌 인프라 투자환경 변화와 우리나라에의 시사점(공저, 2019). 중국의 수입대체와 생산기지 이전이 한국의 중간재 대중수출에 미치는 효과의 측정(2017) 등의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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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센터장 정근식)는 8월 18일(화) 오후에 지만수 박사(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를 모시고 “미중 경제전쟁과 한국의 대응”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지만수 박사는 장기적인 미중 패권경쟁의 첫 단계가 ‘신냉전’이라는 형태로 시작된 것으로 보면서, 지금은 게임의 규칙이 변화하는 방식에 주목하여 한국의 대응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을 제기했다.
지만수 박사는 신냉전 시대 속에서 다양한 변화와 새로운 구조에 직면하게 된 배경과 구조를 중국의 변화, 이에 대한 미국의 합리적 선택으로 제시하였다. 우선, 중국이 시진핑 시대 이후 이른바 “중국의 길”, “중국특색 사회주의의 제도화”를 강조하면서, 서구체계로 수렴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시진핑 신시대”가 열렸음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국유기업 및 국가주도/공격적 산업정책이 세계적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다음으로, 미국 정부는 현 상황을 두 체제간의 장기적인 전략적 경쟁으로 규정하고, 중국과 대화와 더불어 끊임없이 이슈를 더 확대해왔음을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스스로의 레토릭, WTO 규칙을 넘어 적극적으로 신냉전구도를 만들고 있다.
강연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성장 둔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등장 등 글로벌 경제의 게임의 규칙이 변화하는 양상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한국은 미중대결보다는, 글로벌 변화 그 자체에 대해 더욱 주목해야 할 필요를 제시했다. 지만수 박사는 공정무역, 양자주의, 블록화 등에 대한 이슈별 대응을 통해서 장기간 지속될 미중 패권경쟁과 글로벌 경제의 구조변화에 적응하고 대응할 필요를 제시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특강 후 미중 경쟁에 따른 한국의 대응에 대해 다양한 질의와 응답이 이어졌다. 미중 세계전쟁 하에서의 정부와 기업의 선택, 시진핑 정부 방한시 경제적 아젠다, 일대일로의 지속가능성, 금융 부문에서의 미중간 긴장 구도 등에 대한 논의와 답변을 통해서, 미중 경제전쟁 하에서 한국의 대응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방향 모색이 이뤄지며 강연은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