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자원의 디지털화 및 아카이브

일시: 2024년 6월 28일(금) 15:00 ~ 17:00 장소: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3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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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28일 - 3: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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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28일 - 5: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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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304호

김동훈(한국문화정보원 디지털플랫폼부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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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중앙아시아센터 이주·난민연구단과 HK+메가아시아연구사업단은 6월 28일 김동훈 한국문화정보원 디지털플랫폼부 수석연구원을 초청하여 “문화자원의 디지털화 및 아카이브”라는 제목으로 전문가 특강을 개최했다.

행사는 사회자 최아영 박사(서울대학교)의 소개로 시작되었다. 김 연구원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문화정보화 관련 정책개발과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한국문화정보원(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서 신기술 기반 문화향유서비스 관련 개발 및 확산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강의는 디지털화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했다. 디지털화 이전의 시기에는 존재론이 강력했다. 볼 수 없어도 믿을 수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화가 되고 나서는 실재론이 등장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없다고 생각하게 되고, 찾을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따라서 연구 분야에서도 좋은 연구성과물을 만드는 것은 일차적인 성과이고 누군가가 그것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파인더빌리티(findability)라는 것은 결국 길찾기(way finding)이며 이는 ‘검색가능성’과 맞닿아있다. 김 연구원은 웹 사이트의 파인더빌리티 수준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페이지 개조를 시도한 미국 국립암연구센터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잰 카프먼과 마이런그랜트의 <방향감각>(2006)에 따르면 길찾기(way finding)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첫째로, 먼저 자신이 어디인지 아는 것, 둘째로, 목적지가 어디인지 아는 것, 셋째로, 최상의 경로를 통해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 넷째로, 목적지를 확인하는 것, 다섯째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길을 알아내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파인더빌리티를 높이기 위하여 인문학자가 활용할 수 있는 위치정보, 시각화, 스토리텔링, DB화와 아카이브화, 네트워크 등 다섯가지 기술을 소개했다.

첫째로, 위치정보인 GPS(Global Positioning System)가 어떻게 파인더빌리티를 높일 수 있는지 설명했다. 우리 생활의 대부분 유, 무형의 자원은 시, 공간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곧 지도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언젠가 한 도시가 사라지면 그 도시를 찾기란 불가능하지만 하나뿐인 위도와 경도값을 안다면 도시가 있었던 위치를 그대로 찾을 수 있다.

인문학자가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중 두 번째는, 사진과 동영상 등을 활용한 시각화 기술이다. PVR은 360도의 모습을 모두 담을 수 있는 프레임 확장을 통해 문맥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로써 사진이 프레임 안에 존재하는 것만을 담을 수밖에 없어서 그 안에 찍힌 모든 것들이 문맥에서 벗어나 있다는 맥락(context) 부재 문제를 해결해준다.

세 번째는, 스토리텔링 기술이다. 시각 영상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싶다면 갈등을 활용할 수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안전함과 조화로움, 균형을 원한다. 따라서 갈등은 좋은 스토리를 이끌어 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영화에서 갈등이 형성되고 해소되는 구성을 보여주듯, 갈등과 해소의 과정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내적 갈등을 활용하기 어렵다면 환경에서 외적 갈등을 도출하고 그것이 해소되는 쪽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도 있다.

네 번째는 DB화와 아카이브화다. 아카이브는 기록이나 문서들의 컬렉션으로, 아카이브화 한다는 것은 의미 부여, 조직화, 체계화의 과정을 거치는 작업이다. 강의실에 있는 모든 것들은 DB화될 수는 있지만 아카이브화 될 수는 없다. 데이터베이스가 객관성을 지닌 자연과학적 설명이라면 아카이브는 해석의 영역이며 주관성을 띠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작업에 인문학자 등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다섯째는 네트워크 기술이다. 이는 문화자원(DB)에 의미(아카이브)를 부여하는 방법이다. 동일한 구성요소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는 네트워크 기술에 달려있다. 그리고 이러한 네트워크는 정체성(Identity)과 연결된다. 사람도 누구와 연결되느냐에 따라 정체성이 달라질 수 있다. 즉, 의미 없는 것처럼 보이는 대상이라고 할지라도 ‘관계’를 통해 대상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아카이브는 보존을 목적으로 했으나 지금은 공유와 활용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단순히 DB화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한 관계 형성을 통해 의미를 만드는 아카이브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김 연구원은 데이터에 대한 데이터 즉, 메타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분산되어 있는 문화자원의 메타데이터를 수집하여 찾고자 하는 데이터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나오고 구조화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가령, 연구자료가 책으로 나올 때 기사제목과 메타데이터(주제, 유형, 시대, 지역 등), 본문 등을 다 분리하여 메타데이터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성과물을 확산할 수 있는 단초는 네트워킹이 아닌 네트워크 구조 자체가 된다.

김 연구원은 한국학중앙연구원 김현 교수의 표현을 빌려 시각적 인문학이란 인문지식을 전달하는 텍스트가 문자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미디어를 통해 표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각적 인문학의 목표는 전통적 문자 텍스트와 뉴미디어상의 시각적 자료가 적정한 문맥으로 엮여 감성적인 멀티미디어 텍스트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이야기란 단편적인 사실의 조각들이 맥락을 형성하면서 이어지는 것이다. 영상 자료들도 의미있는 연결고리를 갖고 맺어지면 컷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볼 때는 드러나지 않던 이야기가 드러난다. 하이퍼미디어는 그러한 유의미한 맺어짐을 이루어내는 조합의 기술이다. 따라서 문맥 구현자는 다른 미디어에 담긴 콘텐츠들이 서로 어떠한 관계에 있는지를 보이는 역할을 해야한다. 강의는 데이터가 삶에 들어오는 것이 곧 네트워크이며 그것이 우리 삶의 영향을 미치는 것이 IT 기술의 핵심이라는 말로 마무리됐다.

사회자 최아영은 “지식을 만들어내는 연구자들에게 이 지식을 어떻게 유통하고 삶 안으로 들여올지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이어 질의응답과 토론 시간을 진행했다. 고가영(아시아연구소)은 타지키스탄에 가서 난민 인터뷰를 한다고 하면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강의자가 상세히 답변했다. 국제기구가 제시하는 표준화된 항목들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그중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더블린코어이다. 더블린코어는 다양한 정보 자원을 설명하기 위한 메타데이터 표준으로, 난민 인터뷰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항목들을 포함하고 있다. 강의자는 이 표준을 바탕으로 하되, 타지키스탄의 문화적 요소를 고려하여 ISBM 등과 같이 필요에 따라 항목을 추가하거나 제외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위치, 이동 경로, 그리고 난민 지위의 확보 여부 등의 정보를 포함하여 인터뷰를 구조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황의현(아시아연구소)는 실제 자료를 수집한 후 이를 이동 경로와 소득 수준 등으로 분류하면서 난민들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첨언 했다. 그러나 그는 샘플 사이즈가 작을 경우 경향성을 나타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샘플이 작다면 분석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딤(아시아연구소)은 GPS 기계를 핸드폰 기능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강의자는 데이터의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GPS 기계는 높은 정확성을 제공하지만, 핸드폰은 오차율이 높아 신뢰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가영 선생님은 연해주에서 GPS를 빼앗겼던 경험을 공유하면서, 특정 지역에서는 GPS 기계의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첨언했다.

최문희(아시아연구소)는 빅데이터와 연구자의 경쟁 속에서, 아카이브의 가치가 감소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발표자는 아카이브와 네트워킹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고 답변했다. 그는 AI의 신뢰성, 데이터 비용 문제, 그리고 전문성의 부족 등을 언급하며 그 한계를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의 신뢰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며, 데이터의 비용 문제는 유료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시간 학습 시스템인 Gemini가 있지만, 의미를 깊이 전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유나(아시아연구소)는 데이터와 데이터가 네트워크를 구성할 때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발표자는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가치를 형성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허정원은 연구소 데이터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첨언했다. 구축된 데이터는 전문적이지만 시간과 주제가 다양하게 분포해 있어, 그 관계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수준의 활용이 어려우며, 법적인 여러 문제가 존재하고, 그러한 데이터에 대한 수요도 부족하다. 발표자는 이러한 어려움에 대해 정부기관도 동일한 문제를 겪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전문가가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연구자들이 데이터를 만들 필요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이후 각 분야에서의 데이터 구축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최문희는 DBP와 같은 학술 형태로 데이터화 했을 때 연구자가 없어도 메타 데이터를 만들 수 있어야 하며, 이런 절차를 포함하는 법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정언은 인문학 연구자와 사회과학 연구자의 차이를 지적했다. 사회과학은 연구자가 사용한 자료를 다른 연구자들이 분석했을 때 같은 결과가 나와야 신뢰할 수 있는 연구이며, 이를 위해 데이터를 기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문학은 동일한 데이터에서도ㅅ로운 지식과 인사이트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데이터를 전산화하는 과정은 다른 연구자들도 동일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접근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인문학자들이 공감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작업이 매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자금 지원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결국 연구자들이 자신에게 의미 있는 정보만 취합하게 되는 상황을 설명했다. 인문학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이러한 현실적인 논의를 마무리하고, 사회자는 발표자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며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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