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akers
서지영 박사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 한류연구센터
1980~90년대, 록과 블루스부터 발라드와 퓨전재즈까지 다양한 장르의 신선한 음악을 선보이면서 대중들과 직접 만나는 공연을 이어갔던 동아기획의 뮤지션들, 이들은 분명 팝이 득세하던 시대의 끝물에 등장해 한국의 동시대적 감각을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이들은 그저 노래만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자신의 곡을 직접 짓고 노래하고 연주하는 적극적인 창작자로 나섰고, 대중들은 이에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이는 이러한 뮤지션들을 모아 창작의 그라운드를 마련하고 새로운 시도를 펼쳤던 기획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앨범 출시일을 기다렸다가 동아기획의 음반을 사 모으던, 이어폰을 꽂고서 카세트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동아기획의 음반을 들었던, 공연장을 찾아가 목소리를 높여 환호하던 ‘우리’가 있었다. 그러하기에 동아기획의 역사는 곧 한국 대중음악계의 역사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 중 하나일 것이다.
발표: 이소진 (경희대학교)
토론: 원용진 (서강대학교), 이상길 (연세대학교)
사회: 서지영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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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9일,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포스토모던음악학과의 이소진 겸임교수는 한류연구센터 주최 CHS 100분 토크에서 『동아기획 이야기: 그때 그 시절을 함께한 어떤 음악 레이블에 대하여』를 주제로 북토크를 진행하였다. 이 날 행사에는 국내외 연구자 및 학생들 총 35명이 참석하였으며, 이소진 교수는 동아기획의 역사와 음악적 실천을 통해 1980~9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문화적 공동체적 의미를 성찰하고자 했다.
이소진 교수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을 대중서로 발전시킨 이 책에서, 1980~90년대 한국 대중음악사의 중요한 기획사였던 동아기획의 역사와 의의를 조망하였다. 그는 동아기획의 출범 배경으로 1980년대 한국 사회의 정치적 변화(제5공화국, 방송 통폐합, 컬러TV 보급), 경제적 호황(저유가·저금리·소비 확대),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문화적 정체성 형성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동아기획은 PD 메이커 시스템을 통해 독립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제작하며 기존 음반사 체제와 차별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동아기획 설립자인 김영(본명 김효일)은 통기타 학원 운영, 박지영 레코드 경험 등을 통해 대중의 취향을 직접 체득한 인물로, 방송 중심의 홍보에서 벗어나 레코드점·음악다방 네트워크를 통한 홍보 전략을 사용했다. 또한 자기 자본으로 ‘좋은 음악’을 제작한다는 신념을 지녔다.
특히 1985년 들국화 1집 발매는 동아기획의 정체성을 확립한 전환점이었다. 김영 대표는 멤버들에게 파격적 조건을 제시하며 계약했고, 방송 출연 대신 라이브 공연 중심의 활동을 지원했다. 이는 공연 흥행과 음반 판매를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으며, 이후 시인과 촌장, 김현식, 한영애, 장필순, 이소라 등 다양한 아티스트 영입으로 이어졌다.
이소진 교수는 동아기획의 역사적 전개(형성기–약진기–분화기–전환기–쇠퇴기), 주제의식과 가사 분석, 장르적 스펙트럼(포크·록·퓨전재즈·시티팝 등), 그리고 남긴 유산을 검토하며, 동아기획을 단순한 음반사가 아니라 세대적 경험과 음악적 실천을 공유한 문화적 공동체로 규정하였다.
발표 이후 토론에는 원용진 교수(서강대)와 이상길 교수(연세대)가 참여해, 발표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