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를 가질 권리: 동남아시아의 민주주의, 이주, 젠더

일시: 2025년 8월18일(월) 10:00-18:00 장소: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영원홀(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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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8일 - 10: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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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8일 - 6: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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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영원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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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영원홀에서 개최된 “권리를 가질 권리: 동남아시아의 민주주의, 이주, 젠더” 국제학술회의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행사 사전 등록을 모집했던 구글 폼을 통해 신청된 신청자의 수는 총 95명이었으며 현장에는 약 60명 이상의 인원이 참여하여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 참여자들의 소속은 서울대학교 뿐만 아니라 이화여대, 전북대, 고려대, 서강대, 선문대, 동아대 등이었으며, 국적 또한 미국, 영국,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페루 등 다양했다는 점에서 본 심포지엄이 목표했던 다학제적이고 글로벌한 교류의 장으로서 심포지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본 행사는 제목에 맞추어 동남아시아의 민주주의, 이주, 젠더의 세 가지 패널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 및 지역과 세 가지 다양한 주제를 넘나든다는 점에서 발표자와 토론자 역시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다채롭게 구성되었다.

민주주의 패널의 첫번째 발표자인 서민철(서울대) 은 다당제이면서 대통령제인 인도네시아에서 정당 간 협력, 연합 형성의 가능성 연구를 발표하면서 대통령 후보자 지명의 진입 조항이 선거 기간동안 정당 간의 연합의 과정을 순조롭게 만들 것이며, 대통령 선거와 총선이 같은 해에 함께 시행되면 연정 형성에 정당들이 적극적일 것이라 주장하였다. 다음으로 조규린(서울대)은 인도네시아에서 시민의 정치 참여와 정부의 책무성 연구로 발표를 진행하였다. 족자카르타에서의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마을 단위에서 시민의 목소리가 지방 정부에 반영되었는가를 관찰하고 분석하였다. 인도네시아에 관련한 두 편의 논문에 대해서는 인도네시아 대사관의 시깃 아리스 쁘라셋요 박사를 초청하였다. 쁘라셋요 박사는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에 관하여 간략하게 개괄적으로 설명하였는데 특히 인도네시아의 정당 정치가 종교의 영향에 따라 다당제적인 성격을 결여하고 있으며, 학자 개인으로서는 정당정치의 다원성 부족이 우려스럽다는 말을 전했다. 이런 의미에서 연정 형성과 시민의 정치 참여를 다룬 두 연구가 의미있음을 강조했다.

인도네시아에 관한 두 편 발표 이후에는 태국에 관한 논문 두 편 발표를 진행하였다. 파껀 팔라퐁(대만 국립정치대학)은 밀크티 동맹의 최근 동향 연구를 통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X(트위터)의 정보를 수집하고 그 특성을 분석하였다. 이정우(고려대)는 태국 왕실개혁운동가들이 왕실모독죄를 비롯한 법을 활용한 탄압에 어떻게 적응하고 저항을 이어가는가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이후 토론에는 서지원 서울대학교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를 초청하였는데, 서 교수는 전자의 논문에 대해서는 1990년대 이후 밀크티 동맹의 궤적이 어떻게 되는지, 차이가 있다면 차이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최근 이슈에는 어떤 대응을 보이는가, 방법론이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되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하였다. 후자의 논문에 대해서는 왕실개혁운동가들의 은닉대본이란 무엇인지, 기존 친탁신의 레드셔츠와의 관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2021년 이후 전환은 은닉대본의 틀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이론을 활용하여 작성하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아시아 이주 연구의 대가인 싱가폴 국립대의 브렌다 여(Brenda Yeoh) 교수의 기조강연은 본 동남아시아의 민주주의, 이주, 젠더를 횡단하는 본 행사의 취지를 적절하게 짚어내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싱가포르의 미얀마 가사/돌봄노동자의 음식 실천(food work)에 초점을 맞춘 본 기조강연은 이들의 음식 실천이 단순한 가사노동의 영역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생존, 자율성, 가족 부양을 위한 전략적인 행위이자 불평등한 임시 이주 체제(temporary migration regime) 속에서 이루어지는 폭력과 저항의 현장임을 강조한다. 국가의 제도적 보호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주여성들은 주어진 일이자 동시에 자발적인 일로서 음식 실천을 통해 역량 강화와 권리의 획득을 경험하며, 시민사회 단체들은 감시, 연구, 문화적 대화 촉진 등을 통해 이주 가산노동자의 식량권을 옹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기조강연의 내용은 현재 돌봄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 매우 중요한 정책적, 사회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또한, 여 교수는 전지구적이고 비대칭적인 식량 위기의 상황에서 아시아의 맥락에서 음식과 돌봄의 문제를 짚어내면서 권리의 문제를 이주 노동자의 관점으로부터 생각해 볼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이주 패널에서는 세 명의 발표자가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이주의 젠더적·사회적 함의를 주제로 발표했다. 첫 번째 발표에서 Camikara Yuwono(FORUM-ASIA)는 인도네시아 여성 가사노동자의 구조적 착취를 분석했다. 여성의 가사노동이 ‘글로벌 케어 체인(Global Care Chain)’ 속에서 저평가되고, 국가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의 제도적 취약성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초국가적 연대와 제도 개혁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두 번째 발표에서 박준영(서울대학교)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한인사회의 젠더화된 이주 경험을 분석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서로 다른 위치와 경험에 따라 상이하게 구성되는 권리 경험을 보여주었다. 세 번째 발표에서 강민주(고려대학교)는 한국 내 베트남 불교 사찰 ‘원오사(Chùa Viên Ngộ)’를 사례로, 종교 공동체가 단순한 신앙 공간을 넘어 권리 실현의 장으로 기능함을 보여주었다. 원오사는 ‘병렬적 사회 인프라(parallel social infrastructure’이자 비공식적 제도 설계자 역할을 함으로써 한국 이주 거버넌스에 대한 대안적 상상의 토대가 된다. 토론에서 정현주(서울대학교) 교수는 세 발표 모두 젠더·종교·권리 개념을 결합해 새로운 분석적 통찰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첫 번째 발표에 대해서는 구조주의 페미니즘의 서구 중심성에 대한 우려와 인도네시아 사례의 차별성과 기여를 드러낼 것이 제안되었다. 두 번째 발표에 대해서는 젠더를 여성 대 남성으로 단순화하지 말고, 분석 개념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피드백이 주어졌다. 마지막 발표에 대해서는 ‘병렬 사회 인프라’와 ‘권리를 가질 권리’ 개념의 접목이 흥미롭지만, 이를 분석적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 또한 ‘엔클레이브’라는 용어 사용의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세번째 젠더 패널에서는 총 세 명의 발표자가 베트남의 젠더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경민(서울대학교)은 베트남 하노이의 꽃시장에서 여성 상인들이 비공식적 실천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방식에 대해 조명하였다. 비공식 시장에서 뇌물을 뜻하는 법 만들기(making law) 실천은 국가-사회(개인)을 사회적, 도덕적으로 이어주는 실천이면서 여성 상인들이 젠더화된 시장에서 일과 공간에 대해 권리를 주장하는 기반이 된다. 두 번째 발표자인 김종학(싱가포르국립대)은 베트남의 비공식 퀴어 공간에 주목하면서 베트남의 국가-사회 관계를 탐구한다. 이 때 비공식성은 국가의 의도적인 통치 전술(governing tactic)로서, 아래로부터의 실천과 맞물리며 퀴어 공간을 공동으로 구성해 나가는 공동의 축으로 작용한다. 박송이, 이지영은 국내의 베트남 한부모 여성이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차별받고 소외되어 있는 현실에 주목하며 이들이 복지권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한다. 조지 래딕스(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공통적으로 모든 발표에 더욱 구체적인 현장 데이터를 요구했고 첫번째 발표에 대해서는 젠더와 현재 베트남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을, 두번째 발표에 대해서는 국가가 사회(개인)에 기회를 제공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와 베트남의 맥락(연령, 퀴어에 대한 정의)에 대한 설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 발표에 대해서는 한국의 법/제도의 역사와 형성 배경과 대안적 정책 제안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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