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안보의 핵심 기제는 강대국 동맹에 주로 의존함으로써 국가 생존을 추구하는 것이다. 지난 수 세기 이러한 강대국 편승 안보 정책은 어떤 상황에서도 유용한 우세 전략 또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는 오늘날 한국이 국가 목표에 충실하고, 이익을 극대화하고, 정체성을 분명히 할수록 그 본질적 취약성, 역설, 모순이 현실화하고 있다. 따라서 강대국 편승안보정책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위해 강대국 동맹의 유용성을 검증하는 것은 한국 학계에 주어진 가장 중차대한 시대적 과제다. 본 세미나는 1차로 미국 동맹억지력에 대한 통계분석결과를 보고하고자 한다.
현실적으로, 오늘날 한국은 중국의 군비증강과 북한의 핵무장에 대응해 미국 동맹의 확장억지력에 대한 의존이 절대적이며, 그 의존도는 과거보다 덜하지 않다. 분명 한국 안보의 취약성은 경쟁국들의 끊임없는 군사적 위협뿐만 아니라, 동맹 정치의 본질적 취약성과 미국 동맹 정책의 특수성이 결합하여 발생한다.
강대국 편승 정책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이 결속될수록 한국은 경쟁국들과 더욱 첨예한 군사적 대결에 직면하는 안보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 정책의 문제는 또한 확장억지력의 본질적 취약성에서 기인한다. 특히 최근의 연구는 강대국은 자신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동맹국에게 오히려 억제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한국이 미국과 일본에 대한 안보무임승차를 계속할 경우 북, 중, 러의 집단대항동맹을 불러와 동맹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강대국 편승안보정책이 강화될수록 한국의 국가자율성은 극도로 제약된다. 특히 모든 강대국들은 한반도의 영토와 한국인들에 대한 분할 통치라는, 한국을 희생양으로 삼아 동아시아의 세력균형을 유지하려는 시각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시각은 한국 유일의 동맹국인 미국도 예외는 아니며 미국은 남북한 화해와 통일을 향한 어떤 움직임도 미일동맹관계를 저해하기 때문에 위협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본 세미나는 지난 600년 한국인들의 지적 항쇄가 되어온 강대국 편승 안보정책에 대해 새롭게 고안된 이론과 이를 통계적으로 검증한 연구결과를 보고하고자 한다.
이진명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이며,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교수이다.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전쟁과 식민지 범죄 사례에서의 초국경적 국가 책임에 대한 주제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연구분야는 주로 군사분쟁, 자유주의 평화론, 강대국 동맹 억제력이다. 특히 한미동맹의 한국군사력으로의 대체 가능성과 이를 대체하기 위한 한국 군사력의 수준과 역량을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