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akers
서지영 박사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 한류연구센터
케이팝 및 팬덤, 한국의 음악 문화, 젠더, 섹슈얼리티가 주 연구 관심사인 음악인류학자이다. 학부에서 바이올린과 음악학을 전공하고 무용이론을 부전공하였다. 여성학 전공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마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음악인류학 전공 석사(The University of Pittsburgh)와 박사학위(The 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를 취득했다.
케이팝 한국 여성 팬덤을 연구한 박사학위논문 발표 후 귀국하여 현재까지 연세대학교에서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 대중문화(한류), 케이팝 교과목들을 강의하고 있으며, 2021년 가을부터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 공통필수 과목인 “예술가의 젠더 연습”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대중음악》, 《이화음악논집》, 《문화산업연구》에 케이팝 관련 논문들을 게재하였고, Routledge 출판사에서 Advances in Korean Studies 시리즈로 편찬한 The Candlelight Movement, Democracy, and Communication in Korea(2021)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에서 케이팝 팬들이 실천한 정치, 문화적 활동을 살펴본 논문을 수록하였다. 젠더, 섹슈얼리티, 민족, 인종 등 다양한 정체성들과 케이팝 및 팬덤이 연관되는 지점을 지속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발표: 김정원 (연세대학교)
토론: 양인화 (한국외국어대학교), 이종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사회: 서지영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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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3일, 한류연구센터는 <음악인류학자의 케이팝하기>라는 제목으로 북토크를 진행했다. 국내외 연구자 및 학생 26명이 참가한 가운데 연세대학교 김정원 연구자가 발표자로 나섰다. 김정원 연구자는 케이팝 및 팬덤, 한국의 음악 문화, 젠더, 섹슈얼리티가 주 연구 관심사인 음악인류학자로 이번 북토크는 그의 저서 <음악인류학자의 케이팝하기>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김정원 연구자는 ‘음악인류학자의 케이팝하기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서두로 북토크의 포문을 열었다. 이번 북토크는 그가 케이팝 팬이자 연구자로서 쌓아온 경험과 통찰에 대해 나누는 자리로, 팬덤과 학문적 관점이 교차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냈다. 구체적으로는 김정원 연구자가 팬 활동을 통해 깊은 인상을 받은 네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장이 구성되었다. 이는 공방 및 사녹, 떼창, 소리풍경(soundscape), 그리고 지속가능한 케이팝하기(sustainable k-popping)로, 각 요소를 통해 케이팝 팬덤의 다채로운 면모와 그 안에서의 독특한 경험을 조명했다.
‘공방 및 사녹’ 이란 텔레비전 대중음악 공개방송 사전 녹화를 축약해 지칭하는 표현으로, 팬덤에게는 핵심적인 오프라인 활동 중 하나다. 이는 단순히 사전 녹화에 팬을 관객으로 동원하는 것을 넘어서서, 가수가 팬덤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역조공;이나 미니 팬미팅 등으로 이어지며 케이팝 문화의 주요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떼창’은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다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팬덤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자치적인 이벤트다. 특히 케이팝 팬덤 내에서 이는 응원, 권력, 위계 혹은 무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예컨대 특정 팬이 소속사가 미리 공지한 ‘떼창 가이드’를 제대로 숙지하지 않았을 경우 이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팬으로서의 진정성을 의심받고 공연 실황의 질을 저하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다.
한편 김정원 연구자는 케이팝 팬덤이 떼창을 통해 새로운 소리풍경(soundscape)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사회 및 연예산업을 지배하는 가부장주의에 대항하는 여성주의를 표출하고 실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실천은 실제 공연이 아닌 상황과 장소에서도 확장되어 케이팝을 사회운동의 영역으로 전유하기도 했다. 시위현장에서 케이팝이 집회음악으로 선곡 및 재생되는 것이 그 예다. 촛불 대신 응원봉을 든 젊은 여성들은 이러한 새로운 소리풍경을 잘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케이팝하기(sustainable k-popping) 장은 케이팝이 직면한 두가지 주요 문제인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정동적 지속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음반 선매입이나 굿즈 대량 생산과 같은 소비문화가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면, 팬사인회 등에서의 감정노동과 소통어플 등을 통해 형성되는 유사 관계는 케이팝의 정동적 지속가능성에 대해 심도 깊은 질문을 던진다.
발표에 이어서는 양인화 (한국외국어대학교), 이종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토론에 참여해 자리를 빛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