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언론인들의 디스토피아
5월3일은 세계 언론자유의 날이었다. 세계적으로 언론 자유 수준이 하향 평준화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 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언론탄압의 양상들은 심각하다. 아시아 언론인들은 갇히거나, 탈출하거나, 또는 죽는다. 이는 대체로 민주주의 제도가 허약한 독재국가에서 빈번하게 벌어진다. 아시아 언론인들의 현실을 각종 지표와 사례로 살펴보고, 우리 언론이 외신으로서 아시아 언론과 민주주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제안해 본다.
신년 특집: 2024 아시아의 회고와 전망(4)
동남아·아세안 지역의 2023년 회고와 2024년 전망
2023년 동남아시아에서 개별 국가의 국내, 그리고 역사 상황은 민주주의의 후퇴로 요약된다. 미얀마 군부통치의 지속과 캄보디아 훈센 부자의 2대 세습이 이를 대표한다. 대외적으로 동남아는 약화된 강대국의 관여를 경험했다. 문제는 이런 약화된 관여가 강대국 전략 경쟁이 줄어든 탓이 아니라 동남아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재평가 때문이라는 점은 동남아 국가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2024년 동남아에서 강대국 경쟁은 지속될 것이다.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는 동남아뿐만 아니라 지역 전반의 전략적 상황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미국의 동남아 관여가 약화된다면 그 빈 공간은 한국, 호주, 일본 등 지역 중견국이 채울 가능성이 높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한국의 대 아세안, 동남아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2024년 예정된 한-아세안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 수립을 관계 발전의 중요한 도약대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특별기획: 아시아 대도시 가치조사(3)
집단적 자기애와 민주주의
최근 심리학계를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퇴보, 포퓰리즘의 득세, 권위주의로의 회귀와 같은 거시적인 정치 구조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집단적 자기애(collective narcissism)라는 개념을 활용하고 있다. 집단적 자기애는 자신이 소속감을 느끼는 집단이 폄하되거나 무시당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심리기제를 의미한다. 집단적 자기애 정도가 높은 사회에서는 갈등의 정도가 심각하고, 폭력과 테러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할 수 있다. 15개국 주요 도시 시민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 결과, 집단적 자기애 정도가 높은 도시들이 최근 민주주의가 쇠퇴한 나라 혹은 권위주의 국가에 집중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집단적 자기애와 민주주의 정도 간의 상관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규명하는 작업은 최근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는 권위주의적 민주주의와 포퓰리즘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특집: 2023년 아시아 정세전망(10)
밀크티동맹(#MilkTeaAlliance): 아시아의 MZ세대, 인권과 민주주의로 연대하다
2020년 전후로 아시아의 민주화 시위는 MZ 세대가 주축이 되어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자신의 문법으로 저항하고 연대하였다.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은 태국, 홍콩, 미얀마, 대만 등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패권주의에 대항하여 시작되었으나, 점차 아시아 전역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연대로 진화하였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젊은 시위대는 소셜미디어에서 상호 참조와 연대를 강화하였으나, 현실에서 자국의 민주화를 쟁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가상 세계의 초국적 연대는 언제라도 다시 불타오를 수 있다. 메가아시아의 인권과 민주화를 위한 시민들의 연대를 위해 메가아시아 시민사회연대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기획특집: 아시아 MZ세대와 사회변화(3)
정의와 다양성, 두 마리 코끼리 사이에서: 미얀마 MZ 세대 청년운동의 도전과 과제
2021년 2월 미얀마 땃마도의 쿠데타 이후, 군부의 재집권에 반대하는 미얀마 시민들 저항의 결정적 순간마다 미얀마 MZ 세대의 활약이 국제사회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20년대 미얀마 MZ 세대의 사회운동은 미얀마 근현대사의 중요한 변곡점마다 미얀마 청년들이 리스크를 감수(risk-taking)하는 정치적 저항 주체로 앞장서 왔다는 점, 민족, 종교, 대학별 정체성이 교차하는 접점에서 공동체적 정체성을 반영해 온 점, 8888 항쟁이후 축적해온 인적, 물적 네트워크의 초국가적 연계성(trans-connectivity)의 장점을 활용한 점에서 미얀마 청년운동만의‘전통적인’특징이 발현되었다. 반면, 다양한 미디어 및 디지털 형식과 방법을 적용한 사회문화운동(novelty-seeking)을 추구하는 특징, 상징적 퍼포먼스와 함께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 대사관에 반군부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뛰어난 어드보커시와 같은 새로운 역량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MZ 세대 리더들은 정의와 완전한 민주주의 실현과 함께, 기존의 정치세력이 논의하기를 극도로 꺼려해 온 로힝자족을 포함하는 연방제 구축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권위주의 확산 및 기존의 정치‧경제세력에 대한 MZ 세대의 불만이 축적되어 가고 있는 아시아에서, 지금 미얀마 청년운동이 가지는 보편성과 독특성에 대해 국제사회와 NUG 및 NLD 리더들의 심도 깊은 이해와 동시에 현실적 연대와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