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교수 ‘남중국해 화인…’ 논문 당시 편지 분석해 ‘문물 유입’ 밝혀
[서울대학교 HK+메가아시아연구사업단 김종호 교수 제공]
'영국 은화 4개와 초콜릿 141알, 손톱깎이, 비누 한 묶음을 보냅니다.’
1889년 6월 30일 필리핀에서 일하던 화교(華僑)가 중국 본가의 아버지에게 송금하며 보낸 편지다. 19세기 후반 약 1000만 명의 중국인 이민자들이 동남아시아 각국에 정착했다. 당시 동남아는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미국 등 서구 열강에 점령돼 있었다. 학계는 19세기 화교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 문화가 동남아에 전파됐다고 봤다. 하지만 필리핀 화교 편지는 서구 자본과 근대문화가 중국 본토로 역수입된 사실을 보여준다.
김종호 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가 최근 주최한 ‘해양과 메가 아시아’ 학술대회에서 ‘남중국해 화인 네트워크’ 논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9, 20세기 동남아로 이주한 화교들이 고향에 보낸 편지를 분석한 결과 각종 근대 물품을 비롯한 서구문화가 중국으로 유입됐다. 예컨대 1917년 필리핀에 거주한 화교 쉬징만(許經滿)은 어머니에게 장식 거울과 고무 부츠를 보내면서 이를 사용하는 방법을 편지에 썼다. 김 교수는 “동남아로부터 서구 자본과 생활용품이 중국 본토로 흘러들어가 중국인의 구매력과 소비욕구를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기사원문 바로가기 “19세기 동남아 화교 통해 中으로 서구문화 역수입” (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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