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신범식의 국제정치 읽기 – 美·中 갈등, 獨·佛 정권교체…러시아 ‘우크라 침공 적기’ 판단했나
[부소장 신범식 교수(중앙아시아센터장)]
작년 말 10만 명에 달하는 러시아 병력이 접경 지역에 집결하면서 러시아의 침공 우려와 함께 우크라이나 위기가 다시 고조됐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 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하면서 돈바스 전쟁이 발발했고, 이듬해 민스크 협정으로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다. 우크라이나를 분쟁지역화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저지하려는 목표가 달성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민스크 협정에 불만을 가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가 지원하는 반군 간의 크고 작은 갈등은 계속됐다. 돈바스의 광범위한 자치안은 실현되지 못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과의 관계 개선이 난망해지고 우크라이나-NATO 관계가 강화되자 민스크 프로세스에 피로감을 느낀 러시아는 새로운 대응을 시작했다. 군사력 및 그에 동반되는 경제적 및 사이버·정보 수단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러시아의 군사적 동원에 서방은 러시아를 비난하며 강력히 경고했고, 러시아는 자국 영토 내 정기 군사훈련에 대한 서방 간섭을 맞비난하며 우크라이나와 NATO가 흑해 연안에서 도발을 지속해왔다고 반박했다. 러시아의 행동이 모험주의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