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출간된 한지은 박사의 <도시와 장소 기억: 근대역사경관의 노스탤지어를 이용한 상하이의 도심재생>은 ‘동양의 파리’로 불렸을 정도로 동아시아의 경제적 문화적 중심지였으며 오늘날 여전히 중국의 최대 도시인 상하이에 관한 연구서입니다. 중국의 대도시, 혹은 동아시아의 한 도시가 지난 100여 년간의 역사적 경험 속에 마주하게 된 장소 기억에 관한 것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식민기억과 관련된 상하이의 근대 역사경관이 오늘날 도심 재생의 자원이 된 과정을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거대한 도시에서 부끄러운 과거의 기억이 자랑거리로 바뀐 이유, 나아가 이러한 기억이 도시공간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해 지리연구자로서 궁금증이 폭발”한 결과로 이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히면서, 도심재생의 과정은 정치경제적 과정인 동시에 문화정치적 과정으로 이해되어야한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현실의 많은 도시와 지역에서 부정적 장소 기억과 관련된 역사경관을 관광과 도시개발의 자원으로 이용하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는 지금, 보존을 당연한 것으로 주장할 수 없는 복합적 기억의 장소에 대한 고민과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중국 상하이시의 사례를 통해, 이러한 고민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출판위원회는 아시아 관련 연구 성과를 축적하고 공유하는 작업으로 국문, 영문 총서 시리즈(아시아연구소 총서, 세계속의 아시아연구 시리즈)와 정기 학술지(아시아리뷰)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모노그래프 시리즈는 아시아연구소가 후원하는 신진학자 저술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우수한 박사학위 논문을 단행본으로 출판하여 더 많은 독자와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한 결과물입니다. 앞으로도 모노그래프 시리즈를 통해 신진 연구자들의 우수한 아시아 관련 연구들을 지속적으로 출간할 것입니다.
저자소개: 한지은
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2008년)를 받았다. 주로 중국의 도시 및 공간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저서로는 ‘서울스토리'(2013, 공저), 번역서로는 ‘지리학의 창으로 보는 중국의 근대'(2013) 등이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가천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