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inar Series: “Confucianism’s Past, Present, and Future in East Asia: A Legal Perspective” – Lecture 5
Tackling Gender-Based and Intimate Partner Violence in South Korea
Speaker: Karen Thornber (Harry Tuchman Professor in Literature and Professor of East Asian Languages and Civilizations, Harvard University)
Moderator: Tony D. Qian (SNUAC Visiting Scholar/Fulbright U.S. Scholar)
일시: 2021년 11월 11일(목) 09:00-10:00
Zoom: https://snu-ac-kr.zoom.us/j/96930041282
문의: 최현아 (02-880-2693, snuac_research@snu.ac.kr)
Abstract-and-BioPhoto
Review
지난 11월 11일 (목), 제 5차 Confucianism’s Past, Present, and Future in East Asia 웨비나 시리즈가 진행되었다. 이번 가을 학기 마지막 순서로 열린 본 웨비나에서 Karen Thornber 하버드대학교 동아시아 언어 및 문명학 교수는 “Tackling Gender-Based and Intimate Partner Violence in South Korea (한국에서의 젠더 및 데이트 폭력에 관하여)”를 주제로 발표하였다. 본 웨비나는 화상(Zoom)으로 진행되었으며 Tony Qian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의 사회로 구성되었다. 그는 현재 <Gender Justice and Contemporary Asian Literatures>에 관한 저술 활동을 계획 중에 있는데, 이번 강연에서는 해당 논저에서 다루는 젠더의 정의에 대한 이해와 젠더 및 데이트 폭력의 배경, 특히 그 가운데서도 한국에서 최근 수십 년간 있어왔던 일에 대해 정리하여 발표하였다. 또한 한국 문학을 통한 사례 연구를 통하여 한국과 아시아의 성폭력에 대한 맥락을 설명하였다.
젠더 정의와 관련한 몇 가지 기본적인 사실 중 가장 핵심은 젠더 폭력이 시스템적인 문제라는 점이다. 전세계적으로 여성혐오에 대한 문화적인 수용이 무비판적으로 이루어졌고, 이에 대한 개선이나 진전의 움직임은 매우 드물었다. 실례로 미국 여성 4명 중 1명은 데이트 폭력을 경험하였으며, 3명 중 1명은 직장 내 성적 괴롭힘을 당한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유색인종일수록 더욱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젠더 폭력은 여성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거 안정성, 재정 안정성 등 여성의 삶 대부분의 측면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 심각성을 분명히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여성이 쟁취할 수 있는 학교, 직장, 가정에서의 기회가 젠더 문제로 박탈당하고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평등이 위협받고 있음에도 사회는 이렇게 분명하게 존재하는 성적 학대에 대해 존재하지 않는 것 마냥 무시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젠더 폭력의 실체와 영향을 축소하는 데 급급하였으며, 여성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요한다든가, 여성의 생활양식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잘못된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연구에서 젠더 폭력과 관련한 문제는 국가적 위기에 준해서 다뤄져야 하며, 비단 특정 국가만의 현상이 아닌 전세계적인 문제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젠더 폭력은 우리가 기존에 지지하고 소비해온 문화나 권력구조를 바꾸기 전까지 계속 존재할 것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이에 대해 끊임없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보았다.
여성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젠더 폭력은 직장과 군대 내 성폭행의 문제도 있지만, 가정 혹은 친밀한 파트너 관계에서 이뤄지는 폭력이다. 유엔이 보고한 보고서에서 알 수 있듯 여성에 대한 대부분의 폭력은 현재 또는 이전의 배우자나 친밀한 파트너에 의해 자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데이트 폭력이란 신체적 공격성, 성적 강압, 심리적 학대 및 통제 행동을 포함하여 신체적, 성적, 심리적 피해를 야기하는 현재 혹은 이전의 파트너의 행동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 전세계 여성의 30%가 친밀한 남성 파트너에 의해 신체적, 성적, 정서적 폭력을 당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데이트 폭력을 줄이는 것은 페미니즘의 우선 과제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파트너 관계 속에서의 폭력은 학대받는 이와 사회 모두에게 심각한 사회적, 정신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더욱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인 셈이다.
지난 수십 년동안 WHO나 공중 보건기관 혹은 페미니스트 단체들이 이에 대한 노력을 안한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들은 특히 일반적인 폭력행위가 파트너 관계 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인식하게 하였으며, 연인이거나 결혼 관계라 하더라도 합의되지 않은 성관계는 강간인 점을 명시적으로 확립하였다. 이러한 노력이 일부 진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는 배우자 학대의 범죄성에 대해 충분한 입증 노력을 하지 않고 있으며, 친밀한 관계 속에 이뤄지는 폭력 행위에 대해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가정 혹은 젠더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개인적 노력 역시도 동반되어야만 한다.
다음으로는 한국 여성 운동의 역사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았다. 1980년대는 한국 내에서 페미니스트 의식이 태동하던 시기였다. 1986년에 33개 단체의 활동가들이 함께 한국여성단체연합을 결성했고, 1987년에는 활동가들이 한국여성노동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성차별에 맞서 지속적으로 투쟁하였지만 여성의 전화를 비롯한 몇 가지 주목할만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줄이는 일은 당시의 시대정신이었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한 투쟁에 부차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다.
발표자는 이 시기의 한국 문학 작품을 통해 한국의 젠더 폭력과 사회문화상을 살펴보고자 했다. 대표적으로 발표자가 연구대상으로 삼은 것은 박완서 작가가 1987년에 출간한 <저문 날의 삽화 2>인데, 박완서 작가는 한국에서 가장 저명한 20세기 여성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한국 전쟁이 남긴 고통스러운 유산, 모든 종류의 불의와 부패, 젠더 관계와 가족의 역동성, 중년여성이 직면하는 어려움, 노동자들의 애환과 곤경에 대한 주제로 많은 창작 활동을 남긴 인물이다. 박완서 작가의 <저문 날의 삽화 2>를 통해 알 수 있던 것은 편파적인 부부 관계와 배우자 폭행의 악랄함, 남편의 위선에 대한 것이었다. 특히 군사정권을 반대하면서 아내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는 군사정권의 폭력성을 빼닮은 모습을 폭로한 것이 주목할만 하다.
이 작품은 1980년대 학생 운동가의 지나친 이상화나 찬사에 반대하는 조언이거나 1980년대 한국의 만연하고 지독한 사회정치적 폭력 문화에 대한 가혹한 고발이라 볼 수 있다. 작가 박완서의 친여성적 입장은 이야기의 끝 부분에서 화자가 주인공 여성에게 재정적 독립과 자립을 진정으로 여성이 해방되어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 있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는 점이 특기할 부분이다.
해당 작품이 발표된 이후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 역시 변한 점이 많다고 발표자는 평가하였다. 1991년 학계를 주축으로 페미니스트 지식과 성평등 사회의 실현을 위해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설립되었으며, 19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여성에 대한 폭력은 한국 여성 단체의 중심 의제로서 다뤄지게 되었다. 또한 가정폭력에 대한 실태조사가 나온 1997년 조사를 기점으로 한국사회에서 공론화 작업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게 되었으며, 여전히 가정폭력 문제를 형사처벌이 아닌 가족 문제로 이해하고 있는 비율이 높긴 하나 이에 대한 인식 개선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이번 강연을 통해 젠더 정의에 대한 이해와 젠더 및 데이트 폭력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정리 및 분석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박완서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국 문학에 대한 사례 연구를 통하여 한국 내 만연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의 맥락과 관련 시대문화상에 대한 언급이 중점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강연 이후 온라인 참여자들의 열띤 질의응답과 함께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글 | 김승교(학술기자단, 연구연수생 15기)